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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7 01: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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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은 '나'다. 담담한 필체로 유려하게 유년시절을 그려나간 화자는 화장실의 '응가귀신'을 타자화 함으로써 현실의 고통을 실체화해서 보여주고 있다. 화자는 '응가귀신'과의 갈등으로 '변비'라는 방황과 고난을 겪게된다. 그러나 책, 데미안, 에서 아기 새가 알을 깨고 나와 성장하듯 '어머니'의 도움으로 화자는 '마법의 요강'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마침내 자아실현을 이루게 된다. 여기서 어머니는 흡사 싱클레어의 성장을 도왔던 데미안의 오마쥬가 아닌가 생각된다. 갈등을 통해 성장한 화자는 명확하지 않은 세상에서 똥오줌을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근래에 보기 드믄 필체로서 나는 이 작가를 앞으로도 응원하고 싶다. 그러나 과연 베스트, 베오베를 갈 수 있을까? 이 지옥같은 똥게를 벗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