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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8 02: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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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마지막으로 '남성 외모 평가를 자제 요구하지 않은 너희는 여성 외모 평등 자제를 외칠 수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은 엠마 왓슨의 연설문을 인용해 빅엿을 맥이는 말로밖엔 읽히지 않습니다.
저 하나가 어느 순간부터 칼날여왕이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예쁜 걸 예쁘다는 말 자체로만 받아들이라ㅡ 는 말은 지나치게 단순해석하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떤 인간도 사물도 사회도 집단도 단일화되지 못하고 입체적으로 움직이는데,
하물며 말처럼 개개인의 표현이 자유로운 도구가 한 가지로만 읽히는 사례가 흔할까요?
제가 당신의 말에 어떤 말을 한다면, 예를 들어 "의견을 명료하게 반으로 나누는 표현이군요."라고 말한다면
온전히 한 가지 의미만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하실 수 있으신가요?
"강력한 주장으로 자신의 세력에게 지지를 얻고자 하는 표현이군요."라고 표현한다면요?
제가 해당 발언을 맨 윗 댓글에 작성한 이유는 1. 이퀄리즘 연설문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아서 2. 'ㅡ데다가'의 오용
이 두 가지 때문이었습니다. 최소한 이유 없이 그냥 무의식 중에 불편해서 작성한 댓글은 아닙니다.
최소한 여러가지 맥락을 생각하고 말하고는 있습니다.
불편종자도 수만가지 종류가 있는데 불편종자=성평등 해치는 잡것이라는 공통성은 어디서 또 오는 겁니까.
용산상가에서 헬체험 하고 돌아온 사람들과 그 사람들도 먹고 살아야지 같은 불편종자 속에도 성평등 해치는 잡것 있는 겁니까?
마찬가지로 그러면 불편한 남성 외모 평가글에선 제대로 문제제기 하고 오셨습니까?
불평등한 남성 외모 평가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으셨다면 여기서 여성 외모 평가에 대한 댓글을 남길 수 없는데,
인증 좀 해주실 수 있을런지요…… 라고 말하면 뭔가 불합리하다는 것 느껴지십니까?
성역할은 어느 한 쪽만, 어느 부정적 부분만 지고 있는 게 아닙니다.
예쁜 여자는 강요받는 역할 속에서 좀 더 자유롭긴 합니다만 넓은 새장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돈많은 남자 역시 좀 여유롭긴 합니다만 돈을 내줘야 하는 역할은 아니죠.
쪼잔하게 남자가 돈을 안 내고ㅡ 만이 성역할을 강요당하는 게 아니라,
역시 남자답게 쏠 땐 화끈하게 쏘네!ㅡ 이것 역시 강요된 성역할로 얻어낸 칭찬이라 여겼다는 겁니다. 저는요.
↑이 발언 속 화자도 결코 부정의 의미로 한 건 아니겠죠. 얻어마셨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그 발언 속에 성별이 들어가 있다면, 그건 성별에 따라 움직이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좀 더 응용해서, 그 성별이기에 얻어낼 수 있는 칭찬이라면 그것 역시 성차별이라 생각합니다.
여자라서 그런가 안전하게 운전하네, 남자라서 그런가 대범하게 운전하네.
↑이 칭찬을 들었을 때 느꼈던 기분처럼 말이죠 ㅎㅎ…… 그 사람의 기질일 뿐, 그 성별이라 얻는 재능은 아니지 않습니까?
뭐 세상 복잡하게 살 것 없이 단순하게 살면 좋았겠지만요.
남성외모평가글에서 좀 더 요란하게 떠들 걸 그랬군요. 그렇다면 제 첫 댓글도 온전히 양성평등을 위한 댓글로만 느껴졌을 테니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