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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1 17: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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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view.do?ncd=3289099&ref=D
<리포트>
지난 4월, 경남 창녕군에 있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상행선입니다.
앞서 달리던 차량들이 연달아 부딪힙니다.
총 다섯 대의 차들이 충돌하면서 순식간에 고속도로는 아비규환이 돼버렸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예상치 못한 사고.
피해는 컸습니다.
<인터뷰> 서병수(조사관/순천경찰서) : “총 9명이 다쳤고요. 차량 한 대는 폐차, 나머지 차 4대는 수리해서 850만 원 정도의 물적 피해가 있었습니다.”
앞에서 달리던 SUV 차량이 갑자기 차선을 바꾸면서 옆에서 달리던 트럭과 충돌했고, 뒤이어 차들이 연달아 부딪힌 겁니다.
차선을 바꾼 SUV 차량 운전자 A씨는 사고 원인을 제공한 교통사고 가해자로 지목됩니다.
얼핏 보면 흔하게 일어나는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차선 변경 사고.
하지만 A씨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SUV 운전자 : “1차선으로 쭉 오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앞차가 정지되는 거 같더라고요. 그러면서 ‘아차 사고다’ 하는 순간에 2차선으로 무의식중에 피한 거죠. 빠져나가서 ‘아 살았다’ 하는 순간에 뒤에서 꽝, 화물차에 받히고. 이삿짐센터 차 2.5톤짜리 큰 차 있잖아요. 그 차에 뒤를 받혔어요.“
자신보다 앞서 달리던 차들이 갑자기 급정거했고, 추돌을 피하려고 차선을 바꾸다 사고가 났다는 겁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4중 추돌 사고가 나기 불과 5분 전 상황입니다.
은색 승용차가 화가 난 듯 경적을 울리며 앞서 달리는 검은색 차량을 따라갑니다.
그리고 얼마 뒤, 승용차는 검은색 차를 추월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급정거를 하는 검은색 차량.
차가 흔들릴 정도로 급하게 멈춥니다.
조금 전 경적을 울리며 검은색 차량을 추월했던 은색 승용차가 검은색 차량 앞에서 난데없이 급정거한 겁니다.
은색 승용차 운전자는 대체 왜 고속도로에서 위험천만하게 급정거한 걸까.
고속도로에 멈춘 은색 승용차에서 한 여성이 내려 뒤차로 다가와 문을 두드립니다.
그리곤 언성을 높이며 뒤차 운전자에게 항의하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서병수(조사관/순천경찰서) : “피의자는 고속도로 1차선에서 너무 느리게 가는 거 아니냐, 따지려고 했다고 그래요. 1차선을 전세 냈냐 이런 식으로.”
42살 여성 김 모 씨가 운전하다 1차로에서 앞서 달리던 검은색 차량이 너무 느리게 가면서 차선을 비켜주지도 않는 게 화가 나 급정거까지 했다는 겁니다.
검은색 차량 운전자 역시 35살 여성 운전자였습니다.
김 씨는 고속도로에 차를 세운 뒤 30초 넘게 거칠게 항의했고, 그러는 사이 뒤쪽에서 4중 추돌사고가 난 겁니다.
김 씨는 뒤에서 사고가 난 것을 보고 항의를 멈춘 채 그대로 자리를 떠났습니다.
<인터뷰> SUV 운전자 : “개인적으로 화가 치밀었겠지만 위험하다는 걸 분명히 인식하고 있을 텐데 고속도로에선 그런 걸 생각 못 했다는 건 이성을 잃었다고 생각해요.”
사고 초기 단순한 차선 변경 사고로 보였지만 한 운전자가 김 씨의 급정거 모습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국민신문고에 올리면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고속도로에서 급제동과 함께 상대방 차량 운전자를 협박한 혐의 등으로 김 씨를 구속했습니다.
김 씨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미용 관련 일을 하는 40대 주부였습니다.
결국, 한때의 화를 참지 못한 김 씨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됐습니다.
<녹취> 서병수(조사관/순천경찰서) : “(피의자가) 지금 합의하려고 시도하고 있고 울고 그래요. 반성하고 있어요.”
지난달 15일엔 70대 노인이 보복운전을 하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