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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06 17: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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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장경 [續藏經][고려-1090년]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은 고려 현종 때 부처의 힘으로 거란의 침입을 격퇴하고자 송나라 관판대장경(官版大藏經)의 내용과 체제를 토대로 간행했다. 이를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이라고 하는데, 그뒤 초조대장경이 의천의 주도하에 보완된 것이 속장경이다.
의천은 1085년(선종 2) 송나라로 가서 14개월 동안 정통 경장(經藏)·율장(律藏)뿐 아니라 당시 유통되던 권위있는 논서 3,000여 권에 달하는 불교장서를 수집했다. 귀국 직후 의천은 흥왕사에 교장도감을 설치하고 이들 경서를 간행했으며, 간행목록으로 〈신편제종교장총록 新編諸宗敎藏總錄〉 3권을 편집했다. 이 목록집 상권에는 경에 관한 장소(章疏) 561부 2,586권, 중권에는 율에 대한 장소 142부 467권, 하권에는 논에 관한 장소 307부 1,687권이 각각 수록되어 있다. 이 목록에 의거한 속장경 조조사업은 1092년부터 시작하여 그때까지 수집한 1,010부, 4,740여 권의 고서를 9년 동안에 경판으로 새겼다. 이 속장경은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재조대장경)을 만들 때까지 그 판각의 중요한 자료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 속장경은 전란 때 타버렸으며, 어디에 봉안되었는지도 알 수 없다. 다만 남아 있는 〈신편제종교장총록〉 3권을 통해서 대략적으로 그 내용을 알 수 있을 뿐이다. 현재 속장경 판본의 일부는 전라남도 송광사(松廣寺)와 일본 도다이 사[東大寺]에 남아 있다. 이 속장경의 특징은 첫째, 여러 나라의 장소를 모아 간행했기 때문에 초조대장경의 부족한 점 및 그밖에 빠진 부분을 보충했다. 특히 당시 사회사정 때문에 호국경전 및 밀교경전을 많이 추가했다. 둘째, 경·논보다는 주소(註疏) 부분에 중점을 두어 신라 및 거란 고승들의 저술을 수록했다. 이것은 당시 분파가 심해 서로간의 반목이 극심해진 불교계에 대해서 그 대립과 반목을 해소하기 위한 이론적 근거를 마련해주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