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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1 11: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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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생물학과 출신인데요.....곤충이나 벌레(얪말고...)겁나 좋아하고 동아리도 열심히 했는데.....
곤충이나 벌레 이야기를 당시 여자친구에게 하면 막 얼굴이 구겨지고.....징그럽다고 하고....ㅅ
심지어는 자기보다 벌레가 더 좋냐고......그게 아닌데.....아.....ㅠㅠ그럴리가없잖아요? ㅠㅠ
아무튼......아......그때 여자친구의 심정이 어땠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가네요......
동아리 친구들, 선후배들끼리는 그런 이야기하면 막 서로 귀기울이고 서로 이야기하려고 우당탕탕거리는데.....
그때는 그런거 이해못해주는 여자친구가 조금은 섭섭했는데........
그런 상황을 제가 가장 싫어하는 수학의 예로 접하니 이해가 단박에 가네요.....
아무리 재미있게, 쉽게 풀어 이야기한다해도 전공이 다르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것을......ㅠㅠ
하긴 지금도 주위사람들중에 다리많은 것들 안좋아하는 사람들보면 살짝 이해가 안가기도 해요.....
"보라고! 제 몸보다 긴 더듬이를 낭창낭창 휘둘러대는 하늘소를!"
"사마귀의 진짜 아름다움은 앞다리 낫에 있는게 아니라 길고 묵직한 몸을 저 가느다랗고 여린 다리로 지탱하고 있는 모습이지!"
"국내 최대종인 이질바퀴는 윤기흐르는 갈색가죽롱코트를 입고 장발과도 같은 더듬이를 휘날리며 거칠고 터프한 가시가 마구 돋아나있는 늘씬한 다리로 최대시속 250km의 속도로 질주하지. 상상해봐 멋지지 않아?"
"한번은 폭탄먼지벌레를 핀셋으로 잡아서 톡톡 건드려봤는데 건드릴때마다 하이드로 퀴논으로 된 수증기 폭탄을 분사하는거야. 그게 순간 섭씨100도까지 올라간다고. 무시무시하지 않니?(초롱초롱)"
"우리나라 가주성 바퀴중에 하나인 먹바퀴를 길러보면 그 냄새가 아주 지독해. 난 어렸을때 그 냄새를 맡아본적이 있었지. 어딘지 알아? 바로 외가댁에 있던 돼지축사에서 나는 냄새였어...."
"영화 연가시 봤지? 연가시는 사마귀에서만 발견되는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꼭 그렇지도 않아. 다른 곤충을 잡아먹고 사는 식충성 곤충이라면 어느녀석이든지 걸릴수있지. 특히 잠자리와 하루살이, 강도래, 날도래와 같이 애벌레시절을 물속에서 보내는 곤충을 잡아먹고 사는 곤충이라면 걸릴수있는 기생충이야."
"나비의 종류 중에 '네발나비목'이라는 카테고리가 있어. 곤충은 다리가 6개잖아? 그런데 거기에 속한 나비들은 다리가 4개로 보여. 보인다고. 나머지 두개는 어쨌냐면 바로 앞다리인데 가슴쪽 털속에 고이 파묻어두고 있지.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꽃에 앉을때도 그 다리는 안써. 숨겨져있어. 그럼 뭐하는데 쓰냐고? 맛볼때 써. 걔네는 미각이 앞다리에 있대. 신기하지?"
.....
이런식으로 얘기했는데.....이제와서 생각해보면.....싫어할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