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키웠으면 아프기도 아팠을 거고 정말 온 마음을 다 바쳐 가족처럼 자식처럼 키웠을 겁니다. 20년이라고요. 동물이라고 후려치지 마세요. 20년 같이 산 내 가족이었는데 그앨 잃고 고작 두 달 힘들어한다고 근데 상대 위한답시고 그 기억을, 유골을, 추억을 제멋대로 내다 버려? 씨발 미쳤나.
도쿄바빌론이라고 CLAMP 아지매들의 BL요소 있는 작품이긴 한데 그런 내용이 나와요ㅠ 어린 딸을 납치강간으로 살해당한 엄마가 심신미약으로 무죄판결 받은 범인을 주술로 살해하려다 주인공에게 우연히 발각당하죠. 영능력자인 주인공은 그 저주는 시전자에게 더 크게 돌아오기 때문에 아주머니 따님은 결코 엄마가 불행해지는걸 원치 않는다고 복수하지 말라고 말리다가 결국 그 딸의 영혼을 불러서 직접(!!) 의사를 묻게 되는데 딸이 불려나오자마자 '엄마 나 아파 괴로워 그 아저씨 혼내줘 그 아저씨 죽여줘' 하고 울부짖는ㅠㅠㅠ
복수는 허무한 것- 이런 걸 공식처럼 믿고 살다가 처음으로 그 개념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내용을 보게 돼서 어린마음에도 상당히 충격이고 복잡한 심경이 됐던...ㅠ
살면서 부모 어느 쪽과 더 두터운 공감대를 형성했는지가 중요하더군요. 엄마와 아빠 중 누구와 더 속내를 터놓는 대화를 많이 했는지, 단둘이 있을 때 아무 말 없이 침묵해도 편안한 쪽이 누군지. 굳이 부모자식 간이 아니라도, 친한 쪽으로 팔이 굽는 게 보통의 인간관계니까요. 드라마라 과장이 됐을 뿐 어느 정도는 다 저렇게 된다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