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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0 01: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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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말씀 잘 해주셨어요.
저는 왜일까요? 오히려 더 명쾌한데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대인관계가 어려워졌고, 그를 극복하기엔 충분한 장애물이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 때문에 대인관계를 필요로 하는지.
스스로의 처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신 거에요.
문제는 그렇게 스스로 분석한 자료를 끼워맞추는 과정과 결과가 다소 의아한 거에요.
내가 대인관계에 어려워진 이유는 '경직된 성장 과정' 때문인데, 그 해답으로 내놓은 인간관계가 또 다시 '경직된 관계' 라는 거죠.
지금 작성자님은 모임을 먼저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모임엔 반드시 정해진 규칙이나 흐름, 성향이 존재하고 멤버가 여럿 교체되지 않는 한 이것이 바뀌지 않아요.
그래서 구성원이 누구건 기본적으로 경직된 분위기가 존재할 수 밖에 없거든요.
이 과정에서 작성자님과 같은 성장과정을 겪은 분은 필연적으로 무언가 눈에 나타나는 결과를 내기 위해 지독하게 매달리게 되는 거죠.
잘 될리가 없어요. 대인관계라는 건 사실 관계 그 자체로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는 게 먼저인데, 그 과정을 한참 건너뛰고 있잖아요.
제가 '좋은 이웃'을 말씀 드린 이유가 바로 이거에요.
작성자님에게는 조금 더 가볍고 의미가 흐릿한, 관계도나 매개성이 모호한 인간관계가 필요해요.
큰 수술 후의 환자에게는 죽이 제격인 것 처럼요.
필수 영양소가 어쩌고 열량이 어쩌고, 단백질이 어쩌고...그거 환자가 먹으면 줄줄이 토하거나 설사하거든요.
제 말씀대로 한 번 해보세요.
작성자님 생각보다 이 상황을 더 쉽게 벗어나실 수 있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