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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7 16: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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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제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요.
저는 누구보다 사실적으로 잘 그릴 자신이 있었죠. 특히 그림을 모작하는건 누구보다 잘했어요.
그치만 다른 친구들처럼 순간순간의 영감을 떠올리는건 참 신기할 뿐이고 전 손가락만 빨고 있었죠.
제 작품은 없어요... 뭐 생각이 나야 하죠. 결국 남이 만든 생각 짜집기...
이짓도 자주 하다보니 어떻게 짜집기 해야 독창적인 것처럼 보이는지 요령이 생기더라구요. 그럼 뭐해요? 어쨌든 짜집기인데...
저는 원하는 미대에 입학하고서도 선배님들에게 조언까지 줄만큼 기술적으로는 뛰어난 놈이다 생각했는데,
정작 무언가를 생각해서 보여주는건 1학년 수준 이하에요.
그리고 전 지금 다 포기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고 있어요. 저는 분석하는게 특기인데 여기에 잘 들어 맞더라구요.
이쪽 분야도 나름 창의성이 중요하지만, 2류로 살아가는데는 분석력만 있으면 됐어요. 근데 그림이 더 즐거웠는데 후회되기도 해요.
사실 미술보단 돈 많이주니까 이거 하는거지... 작성자님은 뭐땜에 살고 계신가요? 전 몇년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제가 정말 좋아하는걸 하고 싶어요.
제 그림이 아니지만 그래도 제 손으로 그렸으니 제 그림이었다는걸 좀 늦게 안 것 같아요.
작성자님도 하고싶은걸 하셨으면 좋겠어요. 계속 할 방법 있을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