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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3 1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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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을 한 입장에서 본
'휴가'에 대한 관점과 경험에 대해서 써보려고 해요
현역군인에게 제일 민감한 것을 꼽으라면 바로 '휴가' 라고 생각해요
현역군인들은 휴가스케쥴을 짜는데요
전투력유지를 위해 최대한 분산해서 휴가를 나가도록 권장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짬순으로 황금스케쥴을 짜서 나갑니다
말년휴가 같이 극단적인 경우에는 월~금(휴가) 토일(복귀)식으로 거진 한달을 나가기도 합니다
나머지는 짬순으로 휴가 안겹치게 피해서 휴가를 짜다보면
이등병은 주말에 휴가를 나갔다가 돌아오는 경우가 보통이였습니다
왜 이런상황이 나오냐면
병장들은 짬밥의 경험으로 최대한의 '휴가'를 얻어내면서 후임에게 편하게 업무를 맞기고 황금스케쥴을 짤수있는반면
이등병의 경우 내부규정때문에 휴가는 나가야하지만 선호하지않는 주말에 나가게 되는거죠
더욱이 그 당시 분위기는 이등병이 평일에 휴가를 쓰면 평일에 업무가 선임에게 몰리기 때문에
2박3일 휴가를 쓴다고하면 금토일 또는 토일월 을 쓰는게 암묵적인 룰이였습니다
암묵적인 룰이라고 말했지만 어쩔수없는게 위에서부터 휴가스케쥴을 짜고 이등병까지 내려오면
사실 이등병은 주말끼고 나갈수밖에 없는상황이였습니다
(덧붙히자면 병장은 대체근무자에게 업무 맡기고 편하게 휴가 나갔다가 돌아오면 후임이 일을 다 해놓지만
이등병은 선임에게 대체근무자를 정해놓고 복귀하면 일이 그대로거나 더 쌓여있는게 분위기였음)
이런 상황에서 본문의 사단장처럼 휴가제한의 지시가 내려온다면
병장들은 소위 휴가 원기옥을 못모으게 됩니다
이등병때 주말밖에 못나가다가 말년되서 좀 편하게 나가보려는데 2년내내 '억울한 휴가'를 나간다는 느낌이 들겠죠
극단적인경우에는 휴가 원기옥을 모았다가 제한된 병사들도 있겟죠
휴가 1일 잘리면 느낌이 어떻나면
그당시 포상휴가의 경우 1시간 근무외 사역을 하면 1점이 쌓이고 30점이 쌓이면 1일 휴가를 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최대로 쌓을수있는 휴가일수가 정해져있긴했습니다만
30시간 사역=30점(1일 휴가)가 아니고
순수 사역시간만 체크하기 때문에 사역에 필요한 준비시간+사역 후 정리+ 1시간30분사역이면 1점으로 절하하여 적립 + 기타 이유로
30시간 사역=30점(1일휴가)가 아니고 현실적으론 60~90시간 사역=1일휴가 였습니다
이러다보니 현실적으론 15~30일 사역해야 1일 휴가 적립입니다
(덧붙히자면 병장은 포상 최대치를 쌓으면 사역을 최대한 뺑이치면서 빼지만 이등병은 최대치를 쌓아도 사역에 계속 참여합니다)
근데 1일 휴가가 잘린다?
그 심정이 이해가 되기때문에 이렇게 글을 쓰고 조금이나마 여러분과 공감하고 싶어서 글을 쓰고있습니다
현역군인은 동기가 없습니다
조국을 지켜야 한다는 숭고한 정신이라는 명목으로 강제징병되어
몇푼안되는 월급만으로 지내야하는 군인들이 너무 불쌍합니다
적어도 저의 현역시절 유일한 동기는 '휴가'였습니다
헌데 이마저도 상급자의 진급을 위해 수많은 장병들이 휴가제한을 받는다는게 너무 안타까워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휴가에 대한 불합리한 서로의 상황이 있었습니다
자세한 상황은 모르지만 이런점을 바로하고자 휴가제한을 했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휴가제한으로 사기를 꺽는것보단
현실을 반영하여 납득할수있는 휴가제도를 정립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