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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8 15: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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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조국 일본에 바친 한 남자가 있었다.
식민지인으로 태어나 자랑스런 일본군 장교가 될 수 없었던 그에게
만주국의 설립은 절호의 기회였다. 일본인 만주인 조선인 가리지 않고 오족화합의 상징 만주군 장교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문제였다. 그는 혈서를 써보이며 충성심을 보였고, 신문지상에까지 오르며 나이제한에 상관없이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우수한 성적으로 일본사관학교에 유학까지 다녀온 그는, 조선놈은 조선인이 잡으라고 창설된 간도특설대에 배속되었다.
요싯!!토벌이다!!! 출동명령만 떨어지면 그는 이렇게 외치며 뛰쳐나가 감히 대일본제국에 반항하는 독립군을 토벌하고 조선인촌락을 불태웠다.
그러나, 좋은 시절도 잠시. 소련이 불가침조약을 깨고 소만국경을 넘어 쳐들어왔다.
소만국경 근처의 일본관동군도 와르르 무너지는 판에 약소 만주국의 군대라고 다를바 없었다.
황망히 남으로 남으로 후퇴하는데, 덴노헤이카께서 옥음방송을 통해 무조건 항복한다고 하시었다.
그러자, 일본인들의 태도가 확 바뀌었다.
너가 조센징이지 어찌 일본인이냐며 일본귀국동행을 허락치않은거다. 청춘을 다 바쳐 충성을 다했건만...
이 강을 건너면 일제에 부역한 놈이라고 맞아죽을것이다. 여기에 남으면 소련군에 잡혀 시베리아로 끌려갈것이다.
등 뒤에서 조선말과 노래가 들려온다. 급히 몸을 숨기려다 들키고 말았다.
조선사람이 여기서 뭐하시오. 나라가 해방되었소. 우리는 만주에서 독립운동하던 독립군인데 이제 마음껏 이 강을 건너들어갈수 있소. 같이 갑시다.
해방에 들뜬 그들은 불과 얼마전까지 총부리를 겨누던 간도특설대 장교인 나를 못알아보는듯하다. 다행이다.
이제 이렇게 독립군이랑 같이 귀국했다고, 일제에 충성한 양반도 독립유공자로 적히는 교과서를 뵙게 될겁니다.
물론 남로당간첩이었던 그는 어떻게 반공투사가 되었나. 미국은 그를 왜 스네이크박이라 부르며 경계했나...
이 남자의 가장 드라마틱한 반전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이 나올 근현대사는 대거 삭제해서 나온답니다.
이렇게 계속 하다보면 국민의례때 덴노가 계신 동쪽을 향해 절을 할지도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