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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0 00: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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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왔다
닭을 시켰지
밥을 먹고 왔대서
나도 밥을 먹어서
모가지빼고
양심적으로
형님 다리 하나 나 하나
아우 날개 하나 나 하나
이렇게 먹자꾸나하고 닭을 한마리만 시킨다
잘사느냐
잘지내오
장가안드오
그입다물라
엄마가 늙소 어서가시오
내속도 탄다 그만갈궈라
돌도 안지난 내첫조카
혹시 깰까봐 방문닫고
두 형제 닭을 입에 문다
한마리론 부족하오
일인읽닭 말했잖냐
소주맥주 부족하오
손님대접 이게뭐요
배부르면 처먹지마
장가가니 형도없네
상투틀면 어른이오
가는데는 순서없소
투덜투덜 입내밀며
열걸음길 찬장에서
요즘대세 과일소주
아껴먹던 파울라너
양손가득 끼고가니
아니이게 무엇인고
남겨뒀던 내닭다리
흔적조차 간곳없네
세상에 믿을 놈 하나없고
검은머리 짐승 거두는게 아니라더니
이게 정녕 니 짓이렸다!!!
억울하오 억울하오
이래뵈도 학교선생
윤리교육 부전공에
반평균이 학년꼴등
착하게만 자라다오
우리반의 교육이념
숨안쉬고 처먹더니
먹어놓고 왜이러오
맛있는건 맨나중에
삼십평생 인생철학
고기고기 맨나중에
소시지도 맨나중에
그런내가 닭다리를
날개두고 먹을쏘냐
그럼 조카가 먹었나보네
거참 사람이 쪼잔해졌소
닭다리에 상한우애
엄마한테 이르자니
현재시각 밤열두시
전화통화 불효막심
빈속소주 열불난다
다음날에 일어나니
동생조카 간데없고
식탁위에 쪽지하나
닭다리는 역시두개
어이폭발 전화하니
고객전화 꺼져있어
하지만은 나의승리
동생조카 잤던방에
주인잃은 지갑하나
열어보니 현금부자
인생지사 새옹지마
닭다리가 십이만원
잘쓰겠다 네이놈아
지갑택배 착불배송
기다려라 가베뉴웰
입금하고 접속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