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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30 16: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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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치토스"를 사면,
안에 동전으로 복권같이 긁는 추첨권같은게 있었음.
잘나와야 "한봉지 더."
99%의 확률로 "꽝"이었는데,
어느날 치토스성애자. 내 동생이
(엄마가 돈주면 치토스만 사먹음...)
무려 "자연농원 자유이용권"을 뽑아버렸음.(레알)
나 그때 도보 20분 거리 속셈학원에 있었는데
수업중에 문 박차고 들어와서
"형아!!! 자연농원가자!!!!"
라며 패기를 내뿜은 애임.
ㅆㅂ놀래라.
동생은 그거 들고 온동네방네자랑하며 다녔고,
그날밤...우리 어머니는 온 동네를 쏘다니느라 더러워진 동생의 바지를 빨아버리셨음.
하필, 그걸 주머니에서 안뺏고,
오마니도 애들 바지주머니에 뭐 있겄나 싶어, 주머니 확인안하고 세탁기 돌려버리셨음ㅋㅋㅋㅋㅋ
다음 날, 동생은 온 동네가 떠나가라 울었지만,
엄마가 미안하다고 사준 멕시카나양념치킨에 자연농원따위 잊어버림.
지금 제수씨랑 연애할때 에버랜드가서
"20년 전에 올 수 있었는데 이제야 오네."하고 졸라 분위기잡았다고 함.
언제 한번 내가 사촌동생꼬맹이들 데리고 거기 다녀왔다니까
제수씨가 그 이야기 하길래,
20년 전 그 날 양념통닭 배달 오기 전까지,
이 놈이 어떻게 울며불며 엄마한테 패악질을 했는지 재연배우 빙의해서 보여줌.
오마니랑 제수씨는 빵터지고,
동생이랑 20년만에 주먹다짐 할뻔했음.
추억돋네요.
추석이후로 (무소식이 희소식)연락조차 안하는 동생한테 오랫만에 전화해서
오유에 자연농원댓글로 니 이불킥역사 적었놨다고 시비걸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