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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9 00: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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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고작 15만 원에 10년 우정을 잃었던 경험이 있는지라 참 대단하게 보이네요.
"저는 원래 가족 간에도 돈거래는 하는 거 아니다." 라는 주의입니다.
하지만 그 동생은 10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였고 애아빠이기도해서 15만 원으로 구질구질하게 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죠.
특히 요즘은 가정 내에 불화가 좀 있는지라 워낙 절박하게 살아가는 것 같아서 2차례에 걸쳐 15만 원을 빌려줬습니다.
솔직히 받지 않을 생각으로 빌려주긴 했습니다만... 몇 번이나 월급날이 오면 꼭 갚겠다고 강조하니 믿고 빌려준 것도 있습니다.
한데... 정작 월급날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입금은 되지 않았고 처음에는 월급날이 주말이랑 겹쳐서 늦게 들어오나보다 싶어 평일이 될 때까지 기다렸죠. 하지만 평일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입금은 안 됐고 그 동생은 별 일 없다는 듯 단톡방에서 떠들더군요.
일에도 우선 처리 순서가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떤 사정을 말하거나 해명은 하지 않고 태연하게 단톡에서 떠드는 모습을 보니까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단톡방에서 그 내용을 공개하기엔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치욕을 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개인톡으로 연락했지요. "약속한 날짜가 됐는데, 어째서 소식이 없느냐?" 라고요.
한데 이 동생은 그제서야 월급이 안 들어와서 못 줬다고 합니다. 의심이 가긴 했지만 통장 잔고까지 캡처해서 보내주는데 안 믿을 수가 없었죠.
일단은 알았다고 말하곤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으면 미리 사정을 얘기해줄 수는 있지 않느냐? 난 돈의 유무보다 내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대거나 이유 한 마디 없이 약속을 안 지키는 것이 더 싫다." 라고 대답했죠.
그리고 미안하다며 내일이라도 월급이 들어오면 꼭 보내주겠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결과는? 예, 여전히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혹시 일이 늦게 끝나는 건가 싶어 밤이면 들어올까 기다렸지만 들어오지 않았고...
이유 또한 당연히 없죠. 그냥 무시 그 자체였습니다.
너무 괘씸해서 안 받으려던 돈도 철저하게 되돌려 받았습니다.
10년의 우정이 너무나도 허무하게 끝나는 것 같아 기분도 씁쓸한데, 제가 생돈 손해볼 필요까진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