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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7 07: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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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솔직히 말하자면... 예, 뭐 이해합니다. 한데 이해는 하지만, 굳이 용서하려고 들진 않습니다.
제가 기억력이 다소 남다른 면도 있지만, 그걸 떠나서 강렬하게 남은 기억이자 상처인지라 잊혀지지 않고 계속 괴롭히고 있다보니 "나는 여전히 이렇게 괴로운데 왜 당신들은 기억 못해?" 라는 원망지심이 약간이나마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사실 저도 인간인데 원망이 없을 수 없지요.
일반인 신분으로는 꽤나 깊게 성직에 종사하면서 그를 통해 원망을 떨쳐보려고도 했지만 제 믿음이 부족해서인지 쉬운 일도 아니었거니와 결국 떨쳐지진 않더라구요. 그나마 나아진 것이 현재와 같은 상태입니다. "지나간 일이니 체념하고 받아는 들이되 용서는 하지 말라." 행동에 대한 평가는 부모가 추후 받을 몫이지, 제가 나서서 어떻게 할 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반면교사를 삼기 위해서라도 이 지긋지긋한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