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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3 09: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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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종사하는 분야에 한정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비공 생각하고 좀 작성해보겠습니다.
지적 관련 분야인데,
일제강점초기, 일본에서 우리나라 전 국토를 대상으로 대삼각망, 소삼각망을 측량해서 지적도를 작성했습죠
일반적으로 측량기준점이라고 알려진게 삼각망을 이루는 근간이고, 고도화된 측량기술이 필요합니다.
일본은 그 당시 최신의 측량기술을 우리나라에 적용해서 아주 정교한 지적도를 작성할 수 있었고,
그 지적도와 기타 지질도 지형도 등을 토대로 수탈을 해갑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이 침략하고 식민화 했던 다른 나라도 다 마찬가지고,
일본뿐만 아니라 영국, 포르투, 프랑스 등등 정복전쟁을 많이 일으킨 나라들은
측량병과가 따로 있을정도로 측량 및 지도제작을 중요하게 생각했구요
그래서 하고싶은 이야기가 뭐냐?
나라(정부)의 과세항목중 제일 큰 근간이 되는게 토지입니다.
보유세도 걷고, 농지인 경우엔 면적 및 기후조건등을 따져봐서 수확량(혹은수확예측량)에 따른 세금도 걷고, 토지 용도별로 또 세금 부과하고
일제시대 직전만 해도 조선시대는 토지문제가 매우 많았어요.
흔히 말하는 땅문서만 있고, 이땅이 어디에 있는지, 또 얼만큼인지 정확히 모르니
토지분쟁이 끊이질 않았죠
일제강점기 시절에 국토 전체가 정확하게 측량된 덕(덕이라고 하긴 어렵지만)에 적어도 토지분쟁은 줄어들었죠
또 일본이 패망하면서 남기고간 기준점 및 지적,지형도가 빠른 산업화 및 국토개발에 도움이 된건 사실이구요
심지어 일본은 우리나라엔 그당시 최신기술 해준 이유가 '야 일본에선 이래해보니 좀 안좋은데 좋은기술 한번 도입해보자'
하고 우리나라에 시범적용한건데(이게 잘될줄 몰랐지?), 자기네는 개 그지같은 시스템 아직도 쓰고있어서
지금 현재는 우리나라 지적시스템이 더 발달되어있다는 아이러니함도 있어요
최근에 미얀마쪽과 지적측량관련해서 한국의 지적도 및 시스템을 구경시켜주는데,
미얀마 사람이
'한국은 매우 운이 좋다. 일본덕분에 매우 좋은 지적측량시스템을 가질 수 있었다.'
라고 말하는데 그순간 모두가 표정이 굳었지만, 반박할 수가 없는 사실이었고(함께 그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다 지적공무원이었음)
심지어 미얀마는 영국의 200년전 식민통치때 영국이 제작한 종이지적도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고,
기준점 정보도 제대로 없어서 눈대중으로만 지도랑 실제 지형을 비교하는 수준밖에 안되다보니,
얘들이 더 불쌍해서(식민지배라는 관점에서) 뭐라할 수가 없더군요..
암튼 제가 굳이 이런 댓글을 쓴 이유는 일본식민지배 다이스끼! 이런 개거지같은 생각은 아니구요
광복 후 미군의 군정기를 거치며 좋은 일 나쁜일, 좋은 문화 나쁜문화 다 나타난것 처럼,
박정희를 비롯한 군부독재시기를 거치며 나쁜일, 나쁜일, 나쁜일, 그래도 민주화항쟁이라는 국민대단결 이라는 좋은점이 나타난 것처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우리땅에 남겨진 좋은 부스러기(?)도 있다는 걸 알려드리려고...
종사분야지만 저도 선배들 이야기 주섬주섬 들은게 있다보니, 틀린점은 태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