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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7 23: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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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분들이 너무 자세하게 설명해주셨지만, 저도 의견개진을 좀 해보자면
친구분은 자유경쟁시장에 대한 원인모를 환상을 갖고 있으신 것 같네요.
이른바 평등한 시장이 존재하려면(물론 평등한 자유경쟁시장이라는게 현실에는 결코 존재할 수 없는 판타지이지만) 공정한 게임의 룰의 설정과 이를 지키려는 역사적인 노력, 감독할 수 있는 초시장적 권력이 필요한데 강화도 조약은 이런 것과는 하등 관계가 없는 것이지요.
애당초 국제적인 관계는 초국적인 사법단체나 관리기관이 없기 때문에 결국 힘의 논리가 강하게 지배하게 되는데, 이상적인 경쟁의 원리를 재정한 것이 아니라 운요호 사건을 통해 무력으로 조약을 맺은 일본의 행태가 이런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죠.
그런데 그렇게 불공평한 룰에서 벌어진 일을, '그래도 룰 안에서 벌어진 일이니 어쩌겠어?'라는 식으로 문제를 회피하려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겠죠.
한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첨언하자면, 중국과 영국 사이에서 벌어졌던 아편전쟁을 생각해보라는 겁니다.
영국은 면공업을 바탕으로 세계 식민지 시장에서 엄청난 부를 쌓아가게 되었고,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시장인 중국을 공략하게 되는데 오히려 중국의 비단 및 차에 적자를 보고 은을 유출당하게 됩니다.
그러면 영국은 어떻게 했을까요? 어쨋든 시장의 룰에 의해 지게된 것이니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했을까요? 리카르도에 의해 주창된 상대우위의 논리에 의해 면공업을 포기하더라도 다른 제품에서 이득을 보면 그만이다라고 생각했을까요?
모두 아닙니다. 인도에서 막대한 아편을 생산해여 중국에 팔아치우고 종국에는 그 아편을 불태웠다고 하여 전쟁을 걸었지요.
그게 자본주의의 참 무서운 일면이죠. 시장경제의 한 역사적 단편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