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보통 특별한 훈련이나 방문이 없는 날의 위병소는 매우 한산한 편이다. 단 예외가 있다면 그것은 주말이었다. </font></div> <div><font size="2">주말이 되면 전국 방방곡지에서 가족을 찾아 혹은 사랑하는 애인을 찾아 부대를 찾는 사람들이 </font></div> <div><font size="2">무리를 벗어난 톰슨가젤을 발견한 하이에나떼 처럼 부대로 몰려들곤 했다. 덕분에 토요일 일요일은 아침부터 정신없이 </font></div> <div><font size="2">바쁠때가 많았고 장소는 협소한데 사람들이 몰려들다보니 주말 위병소는 언제나 돗데기 시장처럼 북적거렸다. </font></div> <div><font size="2"></font></div><font size="2">바쁘기도 하거니와 다들 쉬는 주말에 혼자 나와서 하루종일 근무를 선다는 것 자체도 짜증나는 일이었다. 그래도 유일한 </font> <div></div> <div><font size="2">위안거리라면 면회객들이 싸가지고 온 사제음식이라도 한입 얻어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font></div> <div><font size="2">하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을 때는 빈손으로 터덜터덜 복귀해야 했고 내무실 안에서 사제음식에 대한 기대에 가득차 </font></div> <div><font size="2">어미새를 기다리는 아기새의 마음으로 날 기다리던 후임들의 실망어린 눈빛을 볼때면 난 흥부가 되어 면회객들에게 닭다리로 </font></div> <div><font size="2">뺨따귀라도 얻어 맞고 묻은 튀김옷이라도 가져가고 싶은 심정이 들게끔 만들었다. </font></div> <div> </div> <div><font size="2">주말만 되면 다양한 사람들이 위병소를 찾았고 특히 애인을 군대로 보낸 고무신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font></div> <div><font size="2">칙칙한 위병소 분위기도 주말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사해졌고 오랜만에 보는 애인의 얼굴에 연애초기의 풋풋함이 </font></div> <div><font size="2">되살아 났는지 여기저기서 싱그러운 봄내음 같은 사랑의 기운들이 부담스럽게 뿜어져 나왔다. 다들 누가 더 행복한지 </font></div> <div><font size="2">경쟁이라도 서로의 애정을 뽐내기 시작했고 다들 행복에 겨워 보였다. 한사람만 제외한다면. </font></div> <div><font size="2">난 순수하게 남들의 행복을 축하해 줄 수 있는 대인배가 못되었다. </font><font size="2"> 여기저기 보이는 과도항 애정표현들과 왜인지 수줍은 얼굴로</font></div> <div><font size="2">으슥하고 후미진 장소를 찾아 헤매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어떻게 하면 이 부담스러운 분위기에서 평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font></div> <div><font size="2">고민해 봤지만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들이 그렇게 감성적으로 변해갈수록 난 더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font></div> <div><font size="2">저들의 저런행동 모두 단순한 화학작용에 불과하며 단지 전투력 손실에 불과하다고 스스로 되뇌이며 누군가 주고간 치킨에</font></div> <div><font size="2">손을 가져갔다. 이 모든 잡념을 떨쳐버리고 나에게 평화를 가져다 줄수 있는건 치느님 밖에 없었다. </font></div> <div><font size="2">치킨만이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기에.. 하지만 치킨이 평소보다 짜게 느껴지는건 치킨과 함께 씹어삼킨 내 눈물때문 이었는지도</font></div> <div><font size="2">모른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 <div style="text-align: left"><img style="border-bottom: medium none; border-left: medium none; width: 440px; height: 522px; border-top: medium none; border-right: medium none" id="image_0.6160178812629987" alt="AWZIE33F157BY76GNV1G.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08/1375667725hS5iBe5NNXKuHX1tHUdwOWM.jpg" /></div> <div style="text-align: left"><주말 위병소 근무를 설 때의 나의 모습></div></font></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한가지 위안이 되는건 면회중에 싸우는 커플들이 꽤나 많았다는 것이었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고 했던가. 무슨 잘못을 한건지 </font></div> <div><font size="2">면회도중에 투닥투닥거리는 커플들이 제법 있었고 그런 모습을 넌지시 지켜보며 그들의 사랑싸움이 주먹싸움으로 번지길 </font></div> <div><font size="2">기대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장면까지는 목격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쩔줄 몰라 쩔쩔몰라 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왠지모를 </font></div> <div><font size="2">편안함이 느껴졌고 오빤 내가 왜 화났는지도 모르지 라고 일갈하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며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기도 했다. </font></div> <div><font size="2">결국은 면회시간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뜨는 여자들도 있었고 왜 벌써가냐는 남자들의 말에 안알랴줌을 외치며 위병소 문을 </font></div> <div><font size="2">나서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작은 목소리로 브라보를 외쳤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가장 기억에 남는 면회객 중 한 명 역시 남자친구를 보러오는 여자였는데 면회실에서 초조하게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그녀는 </font></div> <div><font size="2">남자친구의 얼굴을 보자마자 갑자기 대성통곡 하기 시작했다. 이산가족이라도 만난것 처럼 눈물을 펑펑 쏟던 그녀의 모습을 </font></div> <div><font size="2">보자 왠지모를 애틋함과 안쓰러움이 더해져 괜히 나까지 짠해질 정도였다. 그렇게 몇시간 동안 눈이 퉁퉁 부울정도로 눈물을 </font></div> <div><font size="2">쏟고 면회시간이 끝나자 아쉬움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듯 한참을 서성거리던 그녀의 모습을 보며 아 정말 사랑하는구나라는 </font></div> <div><font size="2">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그녀는 또 부대를 찾아왔다. 그리고 또 대성통곡 하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세번정도 </font></div> <div><font size="2">반복했을 때 이제는 애틋함보단 짜증스러움이 느껴졌다. 안면인식 장애가 있는것도 아니고 얼마전에 얼굴 보고 저여자는 왜 </font></div> <div><font size="2">또 저러는가... 라는 생각이 앞섰고 그 후로도 몇번 더 같은일이 반복되고 나서 나는 속으로 이건 시벌 메멘토여 뭐여.. 라고 </font></div> <div><font size="2">생각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그리고 그들은 얼마 못가 헤어졌다. 헤어진 원인은 여자친구가 군인과 바람이 났다고 한다. 그녀는 아마 지금도 어느 부대에서</font></div> <div><font size="2">눈물을 흘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font></div> <div><font size="2"></font>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