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권 인터넷엔 TL,DR이라는 말이 있다. <div><br></div> <div>Too Long, Didn't Read. 의 약자로, 우리말로 바꾸면 "세줄요약좀" 쯤 될듯하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 그것이 140자의 펀치라인만 담을수 있는 매체의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했다는 걸 사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140자라는 기준을 누가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아주 많은 연구와 실험을 통해 만들었을것이란 생각이 든다.</div> <div><br></div> <div>인간이 가장 빠르게 읽을 수 있으며, 문맥의 자주 바뀌지 않으면서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만으로도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는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가장 효율적인 문단의 길이.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 아주 편한 도구가 들어오면 인간은 정말 빠르게 그에 적응한다. (이젠 외울 수 있는 전화번호가 몇개나 되는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그렇게 적응하고 나니 140자의 역설이 우리를 옥죄어오고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그렇게 느끼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적었다.</div> <div><br></div> <div>문장가들은 1,2,3,4,5,6 같은 식으로 140자의 압박을 느끼면서도 나름의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었고</div> <div><br></div> <div>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펀치라인의 홍수에 몸을 맡기고 너도나도 실질적인 메시지 보다는 "캬~" 또는 "올~" 한번을 노리기 위해 140자를 할애했다.</div> <div><br></div> <div>잘못된 정보가 있다고 한들, 140자 안에는 증명도, 반박도 거의 불가능하다.</div> <div><br></div> <div>잘못된 정보는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가지만, 140자의 틀에 갖힌 반박은 몸이 너무 무겁다.</div> <div><br></div> <div>그렇게 우리는 이 상황이 올 것이 자명했음을 미리 깨달았어야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140자 안에서 홍보를 하는 일은 정말 쉬운 일이다.</div> <div><br></div> <div>좋은 점은 부각시켜 사람만 많이 투입하면 가능한 일이다.</div> <div><br></div> <div>나쁜점을 부각시키려 해도, 사람이 더 많으면 문제가 없다.</div> <div><br></div> <div>싸움이 일어난다 해도 140자의 싸움은 서로 펀치라인만 반복할 뿐, 실질적인 논증과 반박과는 거리가 멀 테니까.</div> <div><br></div> <div>그래서 메갈리아는 140자짜리 페미니즘의 가면을 쓰고 널리널리 퍼져갔다.</div> <div><br></div> <div>다들 140자를 보고 "올~"과 "캬~"를 외치며 지지를 표명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140자의 덫은 점점 옥죄여만 올 뿐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사실 140자의 공간은 홍보의 목적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div> <div><br></div> <div>네거티브는 140자로 부족하다. 단순한 욕이나 비방이 아닌, 논리로 1+1 = 3이 참이 아님을 증명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div> <div><br></div> <div>결국 그곳은 "나는 착하고 똑똑해요"를 어필하는 140자짜리 가면을 쓰는 공간일 뿐이다.</div> <div><br></div> <div>특히나 이미지가 수익을 창출하는 직업은 그것이 더 심했다.</div> <div><br></div> <div>진보적 컨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특히 그랬다. 어차피 140자의 매체 자체도 꽤나 진보적인 매체였으니</div> <div><br></div> <div>웹툰 작가들은 평소에 "착하고 똑똑한" 이미지를 자신의 웹툰에 얹어서 홍보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140자로 들어오는 수많은 홍보물 중에 펀치라인이 좋은것을 리트윗하면, 자신이 그 펀치라인에 얹혀 인정을 받을 수 있는.</div> <div><br></div> <div>좋은 홍보방식이다. 그러다가 정말 공부와 경험이 필요한 사안이 등장했다.</div> <div><br></div> <div>그러나 그들은 공부와 경험으로 지금까지 홍보해온 적이 없다. 그들이 직접 만든 펀치라인은 없었다</div> <div><br></div> <div>그래서 그들은 실수했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 140자의 찌라시 홍보물 속에서 살아온 그들에게 통렬한 비난을 하고싶은 마음도 없다.</div> <div><br></div> <div>그러나 그들은 오만해져있었다</div> <div><br></div> <div>140자는 오냐오냐와 욕설만 허용하는 길이다.</div> <div><br></div> <div>욕설은 거르고 오냐오냐만 들어온 그들은 적응하지 못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140자의 역설은 결국 논리없이 감성으로 접근하는 펀치라인의 시대를 만들어놓았다.</div> <div><br></div> <div>홍보전단지에 누가 더 자극적이고 확 와닿는 글을 적느냐의 싸움일 뿐이다.</div> <div><br></div> <div>사실이냐 아니냐는 신경쓰는 사람이 없다. 내가 그것을 사실로 믿느냐 마느냐의 문제일 뿐.</div> <div><br></div> <div>내 믿음이 깨어지는 걸 경험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140자라는 가면의 공간에 모여 서로서로 오냐오냐 해왔을 뿐인거다</div> <div><br></div> <div>그곳은 앞으로도 그럴거다. 140자가 주는 자유는 딱 그만큼이다.</div> <div><br></div> <div>TLDR이 결국 우리에게 남겨준 유산이 그것이다.</div> <div><br></div> <div>난독은 결국 자기확신을 강화시켜준다는 매우 신기한 관찰결과다. 실제로 뜻하는 바와는 전혀 관련없이 내가 믿고싶은대로만 믿는것.</div> <div><br></div> <div>실제 의미를 읽어낼 수 없으니 당연한건지도 모르겠다.</div> <div><br></div> <div><br></div> <div>인간 고유의 특성이 140자를 만나 미쳐날뛰고 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