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수년간 눈팅만하다가 이제서야 오유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해서 송구스럽지만 몇 자 올려봅니다.</div> <div><br></div> 여자친구를 소개를 통해 1년을 조금 넘게 만나왔습니다. <div><br><div> 처음에는 알뜰하지 않고, 덜렁대는 성격이 맘에 들지 않아서 그냥저냥한 마음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 몇 번 더 만나고 보니 집안 사정상 집안일도 많이 해야하고, 힘든 처지에 있는 듯 하여, </div> <div>제가 도울 수 있는 일들을 도와주기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 그러다보니 차츰 가까워져 사귀게 되었고, 저도 나이가 있는지라 최선을 다해보자고 생각하고, </div> <div>저의 능력껏 도왔습니다.</div> <div><br></div> <div> 출퇴근을 힘들어해서 중고차도 같이 알아보고, 운전연수도 하고, 이사한 집의 도배, 페인트, 하수관 수리 등의 </div> <div>내부공사도 하고, 자기소개서나 레포트 작성 등등 <span style="font-size:9pt;">시간이 꽤 지나다보니 열거할 것들이 많아 생략하겠습니다.</span></div> <div><br></div> <div>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하는 일이 얼마나 수고스럽겠습니까? </div> <div><br></div> <div> 내 능력안에서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 기쁜것이지요.</div> <div><br></div> <div> 남자의 몸으로도 헤쳐나가기 힘든 사회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면, </div> <div>'저 사람의 인생에 내가 필요한 사람이 되었구나' 하는 마음을 갖게 되길 바랄뿐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 그런 모습을 보면서 여자친구가 '아~ 나의 인생의 반쪽을 서로 나누어 질 수 있겠구나' 생각해주길 바랐습니다.</div> <div><br></div> <div> 그러면서 좀 더 가까워지게 되어 양가의 부모님들도 뵙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 상견례를 한 것은 아니고, 서로의 부모님을 뵙고 교제하고 있고, 올해에는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죠.</div> <div><br></div> <div><br></div> <div> 저의 오만한 생각 때문이었을까요?</div> <div><br></div> <div> 서로 부모님도 뵌 상태라 나만 조심하고 처음처럼 변함없다면, 당연히 결혼이라는 결실을 맺을줄로만 알았습니다.</div> <div><br></div> <div> 물론 저의 집이 보잘것없고, 저역시 젊어서 집안의 빚을 갚느라 20대와 30대 초반을 허비해버려서 많은 돈은 모으지 못해서</div> <div>꽤 걱정되는 부분은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 하지만, 여친은 수중에 한푼도 없는 상태라 오히려 다행이라 느꼈습니다.</div> <div><br></div> <div> 아재라고 불릴 나이이긴 하나 그래도 몸건강하고 성실하니-1~2년 정도는 쉬지 않고 일한 적도 많습니다-, 금방 돈도 모으고,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하지 않고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div> <div><br></div> <div> 하지만, 1년을 지나는 시점에서 뭔지 모르게 느껴지는 이질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 그것이 조금씩 커져 냉랭한 카톡, 줄어드는 통화로 바뀌더군요.</div> <div><br></div> <div> 저 냉랭한 태도는 정말이지 문자 그대로 저의 피를 말렸습니다.</div> <div><br></div> <div> 그래도 서로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때라 일이 힘들어서이겠거니 하고, 다독이며 지내다 차라리 일을 쉬면서 새로운 일을 구하는게 나을 거라고</div> <div>조언을 했습니다. </div> <div><br></div> <div> 적은 돈이나마 조력해줄 수 있으니까요.</div> <div> </div> <div> 하지만,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할 때 차가운 기운이 제 뒤통수를 훑고 가더군요.</div> <div><br></div> <div> 다음날 '미래를 생각하니 생각이 많아진다, 시간을 좀 갖자' 고 했습니다. </div> <div><br></div> <div> 이쯤에서 앞으로의 수순이 어떻게 될 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 저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래도 우리가 같이 보낸 시간이 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카톡하나로 정리할리는 없겠지' 라는 헛된 희망이 자리잡고 있었지요.</div> <div><br></div> <div> 그 헛된 희망이 사라지는 것은 불과 이틀 밖에 걸리지 않더군요.</div> <div><br></div> <div> 1년이 넘는 시간, 그 속에서 함께한 추억들을 칼처럼 자르고 가는데 단지 이틀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 여친의 마지막 문자를 받고, 답장을 보냈는데 최소한 마지막 문자는 받아줄거라 생각했지만, 10분도 안되는 시간에 차단했더군요.</div> <div><br></div> <div> 평소 여친이 우리 어머니께는 연락을 안해도, 저는 여친 아버님께 종종 연락을 드렸던터라, 마지막으로 '제가 능력이 없어 죄송하다' 고 카톡을 드렸습니다만, 묵묵부답이시고, '혹시 알고 계셨냐' 고 여쭤봐도 묵묵부답이시더군요. 평소에는 답장을 꼭 주셨는데...</div> <div><br></div> <div> 맞습니다.</div> <div><br></div> <div> 제가 능력이 부족해서 밀어내어진 것은 맞습니다.</div> <div><br></div> <div> 그래도 지나온 시간이 있는데, 조금 미리 알려줬더라면. 저도 마음을 정리할 여유를 줬더라면, 사위라며 친구분들에게 사진을 보여주셨다며 기뻐하시던 그때를 조금만이라도 기억해주셨다면 조금은 지금보다 나았겠지요.</div> <div><br></div> <div> 새로 이직해서 일하기 시작한지 1주일도 안되는 시점에서 꼭 그래야만 했는지.</div> <div><br></div> <div> 저의 시계가 멈춰 버렸습니다.</div> <div><br></div> <div> 제 생애 결혼을 생각하며 만난 여자가 처음이었기에 그런것인지, 이토록 치욕스러운 이별을 맞이해서 그런것인지.</div> <div><br></div> <div> 아무런 의욕도 없고, 목표도 사라져버렸습니다.</div> <div><br></div> <div> 결혼을 대비해서 휴일이 많아서 쉬는 날 일당 알바를 뛸 수 있는 교대직을 구했습니다만, 이제 그것도 의미가 없어져 그만둬 버렸습니다.</div> <div><br></div> <div> 지금은 오유의 글들을 읽으며 딴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 그러다 문득 뭔가 마음이 불안해져 방안을 서성이다, 미쳐 버리지 못한 전 여친의 물건을 보면 제 마음속에 종이 울립니다.</div> <div><br></div> <div> 그 종의 파장이 저의 심장과 가슴을 헤집어 놓습니다. </div> <div><br></div> <div> 이러한 이별을 경험하신 선배님들, 얼마나 가야 잊혀지나요?</div> <div><br></div> <div> 어떻게 하면 생각하지 않을 수 있나요?</div> <div><br></div> <div> 동네를 돌아다녀도 온통 같이 다녔던 곳들 뿐이라 밖에 나서기가 무섭습니다.</div> <div><br></div> <div> 그녀가 집에 놀러올때면 항상 내려서 준비해두었던 아이스커피 포트도, 어디 놀러나갈 때 커피와 생수를 마시지 않는 그녀를 위해 준비했던 차를 담는 텀블러까지도 저의 마음속에 종을 쳐 댑니다. </div> <div><br></div> <div> 차라리 짜증내고 싸우고 헤어져 줬으면 좋았을 것을 하며, 괜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div> <div><br></div> <div> 나이도 먹었고, 힘들게 살아온 시간만큼 굳건한 마음을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너무 아프네요.</div> <div><br></div> <div> 방안을 서성대며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 남들처럼 시원하게 울고 잊어버리고 싶은데 눈물도 안나오네요.</div> <div><br></div> <div> 여러분, 여러분께는 재미없는 이야기 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조금의 여유를 내셔서 위로의 말씀, 충고의 말씀 부탁드립니다.</div> <div><br></div> <div> 인터넷에 처음 글을 올려 보는데 이런 얘기가 될 줄을 몰랐습니다. </div> <div><br></div> <div> 비슷한 글들을 읽으며 '왜 저걸 못알아채지?' 라고 생각했던 저의 생각에 벌이 내린것만 같습니다.</div> <div><br></div> <div> 길기만한 잡문을 읽어주셔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div> <div><br></div> <div> 고맙습니다.<br><div><br></div></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