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후보 A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대통령이 되면 이런저런 일들을 하겠다고 하고, 이와 관련하여 정책 가, 나, 다 등을 기획하고, 공약 1,2,3 등을 약속했습니다.
이 사람에게 이렇게 물어봅시다. 또 다른 대권 후보 B가 등장했는데, 당신이 하고자 하는 것과 동일한 일을 하고자 하며, 당신의 정책 및 공약을 그대로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사람의 정책 수행의지와 추진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당신은 흔쾌히 대권 도전을 포기하고 B의 당선을 도울 수 있습니까?
이 질문에 노라고 대답한다면, A에게는 개인의 욕심이 대권 의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우리가 대선 후보를 선택하는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되돌아 보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입니다. 즉, 우리는 누군가가 좋아서 그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고 싶어해서는 안되며, 그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가, 그 사람이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어떠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가, 또한 그 정책을 현실화하기 위해 어떠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가, 최종적으로 그러한 가치 실현에 대해 얼만큼 진정성이 있는가를 판단하여 대선 후보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이래저래 대권 후보들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누군가가 시작한 비방으로 상호 비방이 난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고, 열세 후보가 당선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정치공학적인 행태를 보이며 유권자를 무시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진실이 무엇인지 판가름하는 것은 조금 어려운 일이며, 또 생각해보면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후보가 자신의 가치를 선명하게 표명했는가, 또 그의 언행 및 살아온 과정이 그 가치와 합치하는가, 그리고 그 가치를 위한 비전을 구체적인 정책과 공약의 형태로 내세우고 있는가를 각자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선택하는 것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