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p><div>때는 2001년 8월 중순.</div><div>그날의 매미는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해 </div><div>부뢀의 영혼을 담아 그렇게 우렁차게 울고 있었어.</div><div>아침에 눈을 떠 온 몸에 비누칠을 하고 어제 깎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거울을 봤지.</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br></div><div><p style="text-align: left;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211/c52e9c8907358f01bce035c987c5f54b.JPG" class="txc-image" style="clear:none;float:none;"></p><p><br></p><br></div><div>늠름하지?</div><div><br></div><div><br></div><div>미안해.....ㅠㅠ</div><div><br></div><div>눈 버리게 해서. 그래 나 비누야.가루비누.</div><div><br></div><div>다시 그날로 돌아가서.</div><div><br></div><div>아침드라마를 시청하고 계시던 어머니께 다가가서 </div><div>그동안 모은 돈이 든 통장과 도장을 드리며 말 했지.</div><div>"나 지금 군대 가야되요"</div><div>순간 어머니는 청천 날벼락이라도 맞으신 것처럼 놀라진 않았고</div><div>단지 내 싸대기를 풀 스윙으로 때리셨어.</div><div>"ㅅㅂㄹㅁ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div><div>.</div><div>.</div><div>"어...엄마 다녀올게요"</div><div>.</div><div>.</div><div><br></div><div><br></div><div>그렇게 우여곡절 끝네 퉁퉁 부은 왼쪽 뺨을 가지고 홀로 훈련소로 향했지.</div><div><br></div><div><br></div><p>참 번개같이 몇일이 지났어.</p><p>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모였고 나이도 제각각이었어.</p><p>참 재밌는 녀석들이 많았지.</p><p>물론 힘들었지만 </p><p>동기들과 친해지고난 후로는 힘든걸 몰랐어.</p><p>그렇게 열흘 정도를 보냈는데</p><p>유독 한녀석이 눈에 띄는거야.</p><p><br></p><p>정X만 이라는 녀석이었는데</p><p>키는 나보다 좀 작고 몸무게는 나보다 무거운데 귀엽게 생겼었어.</p><p>선천적으로 몸이 안좋은지 훈련에서 열외되는 경우가 많았고</p><p>항상 창백한 얼굴이었어.</p><p>항상 힘들어보였고...........</p><p>특히 말을 섞는 동기도 몇 없는 것 같았어.</p><p>왠지 측은해지더라고...</p><p><br></p><p>그래서 녀석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했지.</p><p>잠잘 때 내 옆으로 불러서 팔베게도 해주고.</p><p>훈련 받을 때 꼭 옆에 붙들고 다니고</p><p>산에 오를 때도 꼭 데리고 다니고</p><p>특히 행군할 때는 내가 녀석의 군장을 대신 들어줬어.</p><p>낙오되지 않게 말야....</p><p>그냥 좀 친해지고 싶었을 뿐인데..........</p><p>그걸 누군가가 중대장님에게 일러바친거야.</p><p><br></p><p>"야 223번 훈련병!"</p><p>조교가 아침 일찍 나를 부르더라고?</p><p>그래서 "223번 훈련병 김!X!진!" 하고 잦이가 떨어져라 뛰어갔는데</p><p>그 조교섹히가 나를 보는 눈이 마치 </p><p>벌레?</p><p>바퀴벌레?</p><p>개의 설사가 묻은 군화? 보는 듯 하더라고.</p><p>"따라와"</p><p>한마디만 남기고 뒤 돌아 걷는데 중대장실로 들어가네?</p><p><br></p><p>중대장실은 던전 최상층의 보스방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꺼야.</p><p>근데 거기를 한방에 그냥 들어간거야</p><p>생각해봐</p><p>여기서 군필중에 훈련소 시절 중대장실에 불려간적 있는 사람 있어?</p><p>대부분이 없잖아.</p><p>긴장되겠지?</p><p>난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중대장실로 들어갔어.</p><p>거기엔 보스몹이 등을 보인채 앉아있었어.</p><p>"앉아."</p><p>앉았지.</p><p>의자에..... </p><p>엉덩이를 송곳으로 찌르는 기분을 느끼면서 앉아있었어.</p><p>중대장이 의자를 빙글 돌아 나에게 다가오면서 한마디 하더라고</p><p>"나 멋있나? 반했나?"</p><p>.................</p><p>....................</p><p>이섹히가 돌은거야. 이딴걸 묻다니.</p><p>"잘 이해를 못했습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p><p>라고 물었지.</p><p>"나한테 반했냐고. 나 멋있잖아"</p><p>.....................</p><p>........................</p><p>우리 사이엔 정적이 흘렀어.</p><p><br></p><p>한참의 정적을 깬건 중대장님이었는데 </p><p>나보고 대뜸.</p><p>"너 동성애자지?"</p><p>하고 묻는거야.</p><p>순간 '뭐 이런 sd;klj fns;lfks;foeia'fsl;kamdf'asf" 기분이었어.</p><p>"너 동성애자 맞지? 표정 봐 맞잖아!"</p><p>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또박또박 떨지 않으려 애쓰며 말을 했지.</p><p>"저 이성애자입니다. 여자친구랑 쎅쓰도 많이 했습니다."</p><p>"장난치지마 이새끼야! 너 동성애자 맞잖아!"</p><p>중대장 그 개 ㅅ ㅂ ㅅ 끼 는 나를 아예 그쪽으로 단정을 지었나보더라고.</p><p><br></p><p>한참을 욕설과 항변이 난무하는 전쟁터에서 </p><p>나의 섹슈얼리티를 어필하기 위해 노력했어 </p><p>그러나 그는 나는 놓아주지 않았어.</p><p>급기야 좋은 말로 타이르기 시작하는거야.</p><p><br></p><p>"야. 생각해봐 지금이야 니가 졸병이니까 상관없지만</p><p>니가 자대배치를 받고 상병/ 병장이 됐을 때 후임중에 맘에 드는 녀석이 들어올수도 있어</p><p>그때 니가 그 후임을 겁탈하지 말라는 법이 없잖아?</p><p>잘 생각해봐 거짓말 한다고 좋은게 아니야.</p><p>군생활 하고싶은 맘은 이해하겠는데 이건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인거야</p><p>그렇다고 널 의가사 시킬 생각도 아니니까 사실대로 말 해봐."</p><p><br></p><p>이런 말을 장장 30분동안 들었어.</p><p>근데 아닌걸 어떡해?</p><p>아니라고 계속 얘기 하는데도 들어먹질 않는거야.</p><p>그래도 어떡해?</p><p>아니라고 계속 우겼지.</p><p>급기야</p><p>중대장이 밖에다 대고 소리쳤어</p><p>"걔 들어오라그래"</p><p>읭?</p><p><br></p><p>잠시후 누군가 들어왔는데 </p><p>우리 내무반에 있던 동기중 한명이었고</p><p>중대장이 그 동기를 보며 다그쳤어.</p><p>"본걸 그대로 얘기해봐"</p><p>녀석은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지.</p><p>"김X진 훈련병이 정X만 훈련병을 껴안고 자고, 항상 챙기고 행군때 군장까지 들어줬습니다."</p><p>.................</p><p>아.... 그게 이렇게 오해를 살수도 있는거구나.</p><p>중대장은 녀석을 내보내고 다시 나에게 물었어</p><p>"동성애자 맞잖아!"</p><p>내가 뭐라겠어?</p><p>계속 아니라고 우겼지. 사실이니까.</p><p><br></p><p>우린 하루종일 싸웠어</p><p>4시간동안 중대장실에서 무릎 꿇고 손들고 있다가</p><p>중대장이 돌아오면 다시 면담을 했지.</p><p><br></p><p>결국 중대장이 두손 두발 다 들고 내린 결론은</p><p>'정신과 외진'</p><p>뙇!!!!!!!</p><p><br></p><p>나 그 다음날 외진 나가서 정신과 전문의 군의관 만났는데</p><p>장장 7시간동안 면담한 끝에 </p><p>그 호로쉑........'판정 불가' .............-_-</p><p><br></p><p>훈련소로 복귀 해서 나는 다시 하루종일 중대장과 면담을 했어.</p><p>그게 일상이 되버렸지.</p><p>4일째 그 일상이 반복되자 나도 지치더라고.</p><p>그래서 그냥 "예 맞습니다" 라고 말 할까.......도 했었어.</p><p>근데 억울하잖아.</p><p>동성애자라는 오해를 받아서 억울한게 아니야.</p><p>진실이 아닌걸 진실로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이 억울하잖아.</p><p>그래서 제안을 했어.</p><p>"제가 사겼던 여자친구를 데리고 와야 믿으시겠습니까?"</p><p>"남자친구가 아니고?"</p><p>"여자 맞습니다."</p><p>"있긴 있었냐?"</p><p>"예 확실히 있었습니다."</p><p>"쎽쓰는?"</p><p>"당연히 했지요."</p><p>"근데 어떻게 나갈래?"</p><p>"아......"</p><p><br></p><p>결국 그 여자친구 집에 군용 짚차를 타고 갔어.</p><p>가기 전에 중대장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지.</p><p>"XX야 내가 군대 왔는데 이런 오해를 받았어. 지금 이걸 해명해줄수 있는 사람이 너밖에 없어.</p><p>만나서 간단하게 몇가지만 물어봐도 될까?"</p><p>헤어진게 좀 어중간하게 헤어진... 그러니까 그냥 서로에게 소홀해지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진....</p><p>그런 사이라 무덤덤하게 허락 하더라고.</p><p>일사천리였지.</p><p>갔고</p><p>만났고</p><p>물었어</p><p>"했냐"</p><p>"했다"</p><p>"몇번?"</p><p>"그런거까지 말해야 하나요? 헤어진 사인데 그런거까지 묻는거 보면 군인도 할일 드럽게 없네요"</p><p><br></p><p>정말 토시 하나 안빼고 저렇게 말했어 그친구가.</p><p>암튼 중대장은 협조 감사하다면서 문상을 내밀었지만</p><p>보는 앞에서 찢어버리고</p><p>뒤돌아 가는 너의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p><p><br></p><p>다시 훈련소로 돌아와</p><p>중대장실에서 마주한 우리는 아무 말이 없었어.</p><p>불편했지.</p><p>한참동안 커피를(훈련소에서 커피 먹은놈 나밖에 없음)몇잔이나 마시고있는데.</p><p>"미안하다." 그러더라고.</p><p>"아닙니다. 그녀석이 워낙 약해보여서 제가 챙겨준다는게 그만 이런 오해를 불렀습니다."</p><p><br></p><p>변하는건 없었어.</p><p>나는 변함없이 녀석을 챙겨줬고</p><p>훈련은 무사히 마칠수 있었어.</p><p>사단장표창과 포상휴가와 함께....</p><p><br></p><p>그녀석 어디서 뭐하고 있을지 궁금하네...</p><p>택만....정택만...</p><p>찾을려고 해도 찾지도 못하겠고.</p><p>택만아. 혹시 너 오유 하면 우리 연락좀 하자.</p><p><br></p><p>P.s 음슴체를 뛰어넘은 '다정다감체' </p><p>요즘 밀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반말이 기분나쁘신분들께 죄송합니다.(_ _ )</p><p>오해하실 분이 계실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p><p>저는 동성애를 나쁘다 생각해본적 없습니다.</p><p>본문에서도 오해가 기분나빴던 거지, 그게 동성애여서 기분나빴던데 아닙니다.(_ _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