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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13725
    작성자 : 일제빌
    추천 : 4
    조회수 : 3799
    IP : 119.65.***.251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4/06/28 15:30:21
    http://todayhumor.com/?readers_13725 모바일
    내가 읽은 그래픽 노블들 - 1. 역사

    안녕하세요. 책게에는 글 처음 써보네요. 글을 쓰기 전에도 책게인지 애니게인지 헷갈렸지만,

    제가 읽어보았던 그래픽 노블들 중에 (저의 까탈스러운 취향에) 와닿았던 괜찮은 작품들을 추천해드리고자 합니다. 상당히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천천히 나열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시작하기에 앞서서, 그래픽 노블이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은 만화책의 한 형태로, 보통 소설만큼 길고 복잡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단편 만화의 앤솔로지를 그래픽 노블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래픽 노블은 대체로 보통의 만화 잡지보다 튼튼하게 제본되어 있으며, 인쇄 도서와 같은 재료와 방법으로 만들고, 가판대보다는 서점이나 만화 가게 등지에서 찾을 수 있다. (위키백과 - 출처)


    1.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

    2. 미국과 유럽의 문학 형식의 문장이 많고 강렬한 예술적 성향을 강하게 표현한 작가주의(인디) 만화. 컬러와 흑백 두가지 형식이 있으며, 특별히 흑백 형식을 ‘블랙 앤 화이트’라고 한다. 슈퍼 히어로물이 범람하던 미국 만화계에 문학성과 예술성이 강한 형식과 양식을 갖추고 나타난 만화를 가리킨다. ‘Graphic Novel’이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한 것은 윌 아이즈너(Will Eisner)의 처녀작 ‘A Contract with God’과 ‘Other Tenement Stories’(1978년 10월)의 표지에 이 용어를 쓰면서부터이다. 프랭크 밀러 ‘300’, ‘신 시티’ 등의 작품을 예로 들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 출처)


    간단히 줄여서 말씀드리자면, 만화는 만화인데 상당히 예술적인(!) 만화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실제 소설을 그래픽 노블로 만들거나 (데이비드 마주켈리 作 - <유리의 도시>는 폴 오스터의 소설을 만화화한 작품입니다) 아니면 웬만한 소설보다 더 복잡한 서사(Narrative)를 지닌 만화(앨런 무어 作 - <왓치맨>은 기본 서사인 히어로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동시에 만화속 신문에서 연재되는 소설의 서사, 1970년대 미국에 대한 서사 등 다양한 서사가 존재하는 작품이기에, '영화로 만들 수 없다'는 평을 받기도 했었습니다)를 '그래픽 노블'이라고 정의지을 수 있습니다. 

    상당히 다양한 소재를 다룬 그래픽 노블들이 있지만 제가 이번에 다루고자 하는 것은 역사를 소재로 했거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그래픽 노블들입니다. 제가 읽은 작품들을 중심으로 소개하려고 했기에, 유명한 작품들이지만 누락되어 있는 것들이 많을 겁니다. 그 점을 양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댓글로 추천 작품 달아주시면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가 작품마다 달아놓은 평들이 상당히 '뜬구름잡기'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최대한 스포일러를 빼기 위해 두루뭉술하게 쓴 점 역시 양해 부탁드립니다.




    1. 왓치맨(Watchmen) 

    1980년대 베트남 전쟁 이후 냉전이 정점에 달하던 의 미국 사회-물론 실제 역사적 배경과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에서 자경단(Watchmen)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영화로 이미 잘 알려진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미 <브이 포 벤데타>로 잘 알려진 앨런 무어의 작품입니다. (이 분의 작품은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 많습니다. <젠틀맨 리그>나 <프롬 헬> 등. 하지만 영화로는 이 분의 역량을 말할 수 없습니다. 설명은 뒤에 있습니다) 전 영화와 만화 전부 봤는데, 왜 만화가 역작인지 알겠더군요. 물론 영화도 나름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오프닝 시퀀스가 좋더라구요)
    1950년대, 외부의 적에 대한 공포를 만들어가던 미국 사회에 '자경단'이 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1980년대, 핵전쟁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하던 냉전시기에 이 자경단의 영광과 몰락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한 슈퍼히어로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 만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정의의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두려움을 만들어내는 사회에 대한 비판에 가깝거든요.
    하지만 제가 말한 주제는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이 만화를 읽으면서 괴물이 되어 가는 괴물을 볼 수도 있고, 누군가는 '미국'에 대한 비판으로도 볼 수 있고... 쉬운 만화는 절대 아닙니다. 게다가, 시공사 특유의 엉망진창 번역도 있기에 더 안 읽힐 수도 있습니다.

    영화를 앞에서 꺼내서 지금 언급을 드리자면, 앨런 무어의 서사는(이 분은 만화를 그리는 게 아니라 쓰십니다. 작품마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다르지요)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왓치맨에서도 로리(실크 스펙터)가 나왔다가 닥터 맨해튼이 나왔다가 또 작품 속의 작품이 등장하질 않나... 어떻게 보면 중구난방일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한 작품 안에 수많은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그 목소리들마다 겹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앨런 무어는 정말 대단한 작가입니다. 이게 왜 대단한 거냐고요? 소설을 써본다고 깝쳐본 사람(물론 저같은 사람을 말합니다)이면 이게 왜 어려운 일인지 아실 겁니다.

    앨런 무어의 원작보다 영화가 못 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아마 이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많은 목소리를 담아낼 수가 없거든요. 그냥 단순한 슈퍼히어로 물이 되고, <브이 포 벤데타>의 경우 정의의 용사 V(만화를 보신 분은 왜 이 평이 나오는지 아실겁니다;)로 전락한다는 점에서 영화가 비판을 받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쉽게 이해하려는 점에서 영화도 나쁘진 않습니다. 

    1980년대 냉전에 대한 공포, 더 나아가 사회가 만들어낸 공포를 알고 싶으시면 좋은 작품이 될 것입니다.


    2. 프롬 헬(From Hell)

    이 작품 역시도 앨런 무어의 작품입니다. <왓치맨>도 최고의 작품이라지만 이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 참고로 한국에서는 '19세 미만 구독금지'입니다. 미성년자들은 멘탈이 약하고 어리니 나중에 읽으세요. 정말입니다. 어리다고 비아냥거리는 농담이 아니라 멘탈 약한 성인들한테도 이 만화는 안 좋습니다. <왓치맨>이 복잡다단한 서사와 현대 미국 사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서 독자로 하여금 머리 아프게 한다면, <프롬 헬>은 표현과 그 기법, 주제에 대한 도출 과정으로 멘붕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 만화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영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근대 최초의 미제 해결 사건의 주인공, 연쇄살인범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가 사실은 정신착란에 걸린 의사였다면? 하는 가설을 토대로 하는 만화입니다. 하지만, 이 만화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잭 더 리퍼가 누구고 왜 범죄를 저질렀나'가 아닌 '왜 이런 괴물이 나왔는가'에 가깝습니다. (실제 잭 더 리퍼가 누구인지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 분야도 따로 있다고 하니, 범인에 대해서 궁금하면 그 쪽을 파는 것이 더 괜찮을 거 같습니다)

    빅토리아 시대(Victorian Age)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처럼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시기기도 했지만 찰스 디킨스의 소설처럼 참혹한 생활이 존재하던 시기기도 했습니다. 도덕과 윤리가 무엇보다 사회를 지배하는 수단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일그러진 윤리가 지배하는 시기기도 했습니다. 잭 더 리퍼같은 괴물이 탄생할 수 밖에 없는 시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언론이 부풀리고 대중을 조롱하는 스타 같은 연쇄살인범이 20세기에도 등장한다는 점에서 미루어보아 - 대표적으로 미국의 테드 번디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 19세기는 20세기의 악이 자라날 토양이기도 했습니다. 만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 점 아닐까요?

    "사람들은 언젠가 과거를 생각하며, 잭 더 리퍼가 20세기를 창조했다고 말할 것이다" 

    왜 이 대사가 나오는지, 이 대사가 나올 수 밖에 없는지는 만화를 읽으시면 압니다.

    + <브이 포 벤데타>는 워낙 유명한 작품인지라 리스트에서 제외했습니다. 사실, 저는 <브이 포 벤데타>보다는 위의 두 작품이 더 낫더군요.

    + 시공사의 번역이 워낙 엉망으로 유명한데, 그 점을 감안하고 보시는 게 좋을듯 합니다. 애증의 시공사. 올해 앨런 무어의 다른 작품 <젠틀맨 리그>도 출판할 예정이라니 더 애증이 가네요. 


    3. 쥐

    사실 저에게는 태어나 처음으로 접한 '그래픽 노블'이기도 합니다. 추천 도서 목록에도 자주 올라와 있고, 출판된지도 오래라 알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표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만화는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난 유대인의 이야기입니다. 작가 아트 슈피겔만의 아버지 블라덱 슈피겔만이 홀로코스트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리고 그 이후 전쟁이 한 가족을 좀먹었는 지에 대한 이야기가 간단한 줄거리입니다.

    이 만화가 단순하게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난 불쌍한 유대인의 이야기였다면 저는 여기 리스트에도 올리지 않았을 겁니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난 대단한 아버지지만, 화자인 나(아트 슈피겔만)에게 아버지는 애증의 대상입니다. 대놓고 인종차별을 일삼고, 사람들을 미치게 만들며 아들인 자신 조차도 집을 떠나게 만드는 아버지. 작가는 제 2차 세계대전 중 유대인들이 겪은 고난에 다루지만 동시에 유대인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비판합니다. 하긴, 홀로코스트를 경험한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에서 저지르는 짓을 보면 동정의 여지가 쑥 들어가니까요. (찾아보니, 실제ㅀ 작가는 극우파 유대인들한테 협박을 많이 당했다고 하네요..)

    단순하게 불쌍한 유대인-못된 독일인의 구도가 아닌 만화이며, 독특한 연출법(처음에는 그림 때문에 잘 안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을 바탕으로 한 '나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만화는 여타의 홀로코스트를 다룬 만화들과는 다른 가치를 지닌 만화입니다.


    4. 바시르와 왈츠를

    위에서 '피해자' 유대인들의 이야기가 나왔다면 여기서는 '가해자'로서의 유대인에 대한 만화입니다. 동명의 영화를 책으로 편집한 것인데, 영화로 봐도 무방하고 책으로 봐도 무방할 거 같습니다. 참고로 영화가 꽤 괜찮습니다. 만화도 아니고 다큐멘터리도 아닌 독특한 형식입니다.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했고 그때 벌어진 민간인 학살(사브라 샤틸라 학살)을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늘 치이고 불쌍한 유대인이 아닌 가해자인 유대인을 다룬 작품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만, 전면적으로 다루었다기보단 우회적으로 자신들의 문제를 다루었단 점에서는 과연 글쎄요?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치 <반딧불의 묘>를 보는 기분? 하지만, 이스라엘 사회가 초강경, 초극우 사회라는 점에서 이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룬 경우가 극히 드물기에 이 작품도 나름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쟁 범죄가 인간을 갉아 먹는 것을 볼 수 있는 작품. 

    + 이스라엘이 겪는 사건들을 다룬 작품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조 사코의 <팔레스타인>이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비망록>이 있고 다른 작품으로는 기 들릴의 <굿모닝 예루살렘>이나 루트 모단의 <엑시트 운즈>처럼 이스라엘에서의 생활을 다룬 작품도 있습니다. (<엑시트 운즈> 빼곤 아직 제가 다 못 읽었네요. 죄송합니다) 다 괜찮다고들 하니, 관심 있으시면 한 번 찾아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5. 메즈 예게른

    이번에 다룰 만화는 아르메니아 학살이 소재입니다. 낯설게 다가오는 제목은 아르메니아어로 <대 죄악>이라는 뜻이며 동시에 아르메니아 대학살을 일컫는 말이라고도 하네요. 1915년에서 16년 사이, 오스만 투르크(지금의 터키)가 계획적으로 저지른 근현대 최초의 조직적인 학살이라는 아르메니아 학살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만화는 건조합니다. 터키, 아르메니아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이탈리아 작가가 그려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정말 이렇게 끔찍한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무덤덤하게 사건을 서술합니다. 

    우리에게는 '형제'라고 부르는 터키이지만, 오스만 투르크 시절 발칸 반도나 그 일대에 저질렀던 짓을 생각하면 글쎄요. 과연 '형제'라도 말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 문제를 '학살'이라고 부를 것인지, 아니면 국가 간에 벌어진 사건으로 볼 것인지는 저 멀리에 있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질문입니다. 왜냐면 한국 역시도 식민 지배를 경험했었고, 그때 일을 생각하면 치가 떨리는데. 어려운 역사의 문제입니다.

    아르메니아 학살은 제국주의 시대에 일어난 여타의 범죄들과 매한가지로 지금도 현재 진행중인 문제입니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터키의 소설가 오르한 파묵은 이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는 이유로 살해 위협에 시달려 망명을 했던 경험이 있고(2000년대에 일어난 일입니다 여러분) EU 가입을 놓고 이 문제때문에 유럽 연합에서 안 받아준다는 말이 있으니까요.

    우리하고 동떨어진 문제인 것 같지만 한 번쯤 생각해야할 '현대사'라는 점에서 이 만화는 읽을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 아르메니아 학살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은 엘리프 샤팍의 <이스탄불의 사생아>라는 소설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이 소설 역시도 아르메니아 학살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분위기가 아주 슬프거나 비장하진 않습니다. 서로 다른 국가와 민족, 역사, 종교를 배경으로 하는 두 소녀의 성장기에 가깝거든요. (소설을 읽었을 때 칠레의 소설가 이사벨 아옌데가 생각나던데, 실제 두 작가는 TED에서 강연했다는 공통점이 있더군요!) 그리고 이 작가 역시도 터키 정부로부터 '국가 모독죄'로 기소를 당했습니다. - 찾아보니 나중에 기소 정지되었다고 뜨네요.

    + 국제 관계학을 전공하는 터키인 친구하고 얘기를 하다가 제가 넌지시 아주 간접적으로 저 사건에 대해 얘기를 꺼냈던 적이 있는데, 그 친구가 '나니까 이런 얘기도 하는 거지 그런 얘기는 터키인들 앞에서 안 하는 게 좋을 거야'라고 하더군요. 찾아보니 실제 터키 법률에는 아타튀르크를 모욕하는 것을 포함하여 아르메니아 문제(그쪽 표현으로는 '문제'라는 표현을 쓴다고 합니다) 등을 언급하면 국적 상관 없이 경찰서 직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6. 페르세폴리스

    이미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진 만화라서 아시는 분들이 많을듯 합니다. 이란 출신 작가(현재 프랑스에 거주 중이라고 합니다) 마르잔 사트라피가 자신이 어린 시절 경험했던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의 경험과 당시 이란의 생활상(작가는 자신의 유년기에 자유로운 나라에서 가장 '종교적인' 국가로 바뀌는 것을 경험했습니다)과 더불어 독일에서의 유학 생활 등 정체성에 혼란이 가는 상황에서 어떻게 한 소녀가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만화입니다.

    역사적 사건이 나온다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소녀의 성장기에 가까운 작품이라서 여기에 넣을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한국에서는 낯설게 다가오는 이란의 현대사를 볼 수 있는 작품이라서 넣었습니다.

    + 얼마전에 <자라의 파라다이스>라는 작품을 읽었는데 이 작품은 2009년 이란의 부정 선거 논란 이후 어떤 가족이 겪는 비극에 대해서 다루고 있더군요. 이란인의 시각에서 09년도 상황이 어떤지를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작가가 미국으로 망명을 간 이란인이라고 하던데... 어느 정도는 융통성을 갖고 보는 시각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7. 마르지

    같은 80년대지만 이 작품의 배경은 폴란드, 즉 공산주의 체제 국가입니다. 우리의 선입견과 다르게 공산주의 국가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그때의 기억이 어땠는지를 나(물론 작가입니다)의 회고를 통해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여기서는 레흐 바웬사와 요한 바오로 2세 등 여러 인물들과 주인공의 가족, 주변 사람들이 겪는 일을 통해 당시 혼란스러웠던 공산주의 말기 시대 폴란드의 정치 상황이 언급됩니다. 그런 점에서 비슷한 시대를 다룬 앞의 <페르세폴리스>와 비교해서 봐도 재밌을 것 같아요.

    공산주의국가라 해서 딱딱하고 살벌한 분위기에 인간성도 없었던 공간이 아니라 그곳에도 보통 사람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을 사랑해주는 다정한 아빠, 엄격하고 독실한 가톨릭 교인(주인공이 교황님을 흉내내면서 놀자 신성모독이라면서 엄청 혼을 냅니다)이지만 무엇보다 주인공을 아껴주는 엄마, 미국에서 물건 사왔다고 자랑하는 동급생 등등. 놀라울 정도로 평범한 사람들 역시 우리가 낯설게 느꼈던 공간에서 똑같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작품.


    8. 도련님의 시대 - 혹독한 근대 및 생기 넘치는 메이지인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인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입니다. 제가 알기로 한국에는 1권-나쓰메 소세키 편만 출판된 걸로 알고 있는데 2권도 나왔나요?
    일본의 근대화가 시작되던 메이지 시대를 배경으로, 그때를 살아가던 지식인들의 모습을 다룬 작품인데요. 왜 뜬금 없이 도움도 안 되는 제국주의 시대의 일본인에 대한 만화가 언급되었는지 궁금하신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일단 저 자신의 개인적 관심사 중 하나가 '근대'라서 그런 것도 있고요,(그래서 20세기 초반의 문학을 참 좋아합니다 제가) 파시즘 국가로 들어서기 직전
    의 급격히 수용되는 새로운 가치와 전통적 가치에서 일본인들이 느끼는 혼란을 보면서 (제 생각이지만) 2000년대 이후 한국 사회하고도 겹치는 것 같아서 이 만화를 읽어보면서 그때 당시의 삶을 통해 지금을 반추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직 한 권 밖에 출판이 안 되었지만 한 권이 담고 있는 내용이 매우 깊이가 있습니다. 스토리 작가가 준비를 많이 하고 쓰는 것 같더라고요. 아. 그리고 이 작품 읽다보면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인물이 나옵니다. 누군지는 읽으시면 압니다 :)

    + 개인적인 사담이지만, 이 작품을 아는 분께 추천을 해준 적이 있습니다. 일본 근대 문학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으시던 분이셨는데, 이걸 읽으시더니 나츠메 소세키의 작품을 찾아 읽으시더군요. 제 취향이기도 하지만, 일본은 현대 작가들(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등)보다 근대 작가들(나츠메 소세키, 다니자키 준이치로, 다자이 오사무, 아쿠카타와 류노스케 등)이 더 작품이 좋은 거 같습니다. 영화도 그렇고요.


    9.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세계사

    이 작품을 빼놓고 가면 정말 큰일날뻔 했네요. 하버드대에서 수학을 전공하다가 전공 때려치우고 만화가가 된 독특한 이력의 작가입니다. 얼마전에(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5권으로 완결이 났고요. 제가 이 작품이 정말 마음에 들었던 것은 주류의 시각-백인, 남성, 고학력-이 갖기 쉬운 오류나 한계점을 벗어나기 위해 작가가 노력한다는 점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보통의 '세계사'에서 넘어가기 마련인 아프리카나 아랍 문명권, 남미 문명권 등을 정말 세세하게 다루었고(대신 한국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습니다. 이건 어쩔 수 없지요. 저도 관심 있어서 찾아보려고 했지만 정말 한국사에 대한 세세한 외국어 자료가 드뭅니다) 역사에서 중심으로 다뤄지는 지배 계급과 위인에 대해서도 낱낱이 까는(!) 작가의 서술이 정말 괜찮습니다. 아. 한국판 번역이 괜찮아서 대사가 아주 찰집니다. 그리고.

    물론 작가가 남의 자료를 복붙해서 쓰는 만화가 아니라는 점도 그렇고요(권말 부록에 작가가 참고한 서적 리스트가 있는데 어마어마합니다)

    대신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전보다 수많은 사건이 터졌던 현대(20세기)를 세세하게 다루지 못 해서 마지막 5권이 좀 아쉽다는 점? 근데 이것은 작가도 언급한 점이니 어쩔 수가 없지요.

    + 이 작가가 그린 시리즈 중에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지구과학> 시리즈도 있습니다만, 협업해서 만든 작품이라 그런가 세계사 시리즈에서 나왔던 작가의 개그감이 보이질 않아서 아쉽습니다. 하지만 만화 자체는 교양 만화로 괜찮아요.


    10. 히틀러의 성공시대

    처음으로 등장하는 한국 작품이군요. <십자군 이야기>나 <한나라 이야기>로 유명한 작가 김태권이 유일(!)하게 내놓은 완결작(!!)입니다. 사실 그 이유로 이 작품을 추천 목록에 올린 점도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내용을 읽기에는 좀 논란이 있을 수도 있지만(작가 특유의 정치관 때문일수도 있고, 실제 이 작품이 나왔을 때 정치관에 따라 만화를 그리기 때문에 '히틀러에 대한 최신의 연구 결과를 반영하지 못 했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위의 래리 고닉과 매한가지로 작가가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하고 준비를 하고 그림을 그린다는 점(이 분도 작품 말미에 언급해놓는 참고 문헌들이 엄청납니다. 그거 보는 재미도 엄청남)에서 저는 이 작가를 상당히 괜찮은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작가=공부하고 연구하는 작가는 만화건 소설이건 다 적용됩니다.

    히틀러를 찬양하는 만화가 아닙니다. '어떻게 찌질이 듣보잡 잉여였던 히틀러가 권력을 잡을 수 있었고, 무엇이 그 찌질이를 괴물로 만들었나?'에 대한 작가의 대답입니다. 100년 전 독일에서 일어난 일이 어떤 의미로 한국의 현실하고 맞물린다는 점도 이 만화에 손이 가는 이유인 거 같습니다.

    + 어릴적에 저 역시도 이원복의 작품을 보고 컸지만, 요즘 들어 그의 행보를 보면 '글쎄요?'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해주고 싶은 이원복의 작품은 <신의 나라 인간 나라>(종교와 철학에 대한 입문 서적 정도로?)나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와인에 대한 입문 서적으로?) 정도? <먼 나라 이웃 나라>도 유명하긴 하지만 초판에 나왔던 시리즈빼곤 점점 별로더군요. 어릴적에 정말로 재밌게 읽었는데 왜 작품의 질이 떨어지는지는 의문입니다.

    + 굽시니스트의 <본격 2차세계대전 만화>도 괜찮은 작품이지만, 제가 덕력이 부족한지라 이해가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뺐습니다. 죄송합니다.

    + '역사'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박시백의 만화 조선왕조실록>은 정말 발군의 작품입니다. 10권 추천 목록에 넣지 못 한 점이 한스럽네요 ㅠㅠ 아무래도 잘 안 알려진 작품 위주로 넣으려고 하다보니... 그래도 야사나 민담이 아닌 철저한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조선이 어떤 국가였는지를 보여주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읽으세요!!!! 아는 동생이 사학을 전공하는데 그 친구도 이 만화를 공부할 때 썼다고 하니까..



    인터넷으로 보기에는 너무 긴 글이라서 안 읽으시는 분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로 '괜찮다'고 생각하는 작품들이기에, 저의 평을 읽지 않으셔도 그냥 작품만 찾아서 보시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듯 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제가 읽은 다른 작품들도 올려놓도록 하겠습니다.

    글을 안 쓰다가 간만에 써서 그런가, 쓰는데 거의 이틀이 걸렸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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