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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sisa_391400
    작성자 : 알수없다,
    추천 : 1
    조회수 : 180
    IP : 211.234.***.181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05/18 15:02:15
    http://todayhumor.com/?sisa_391400 모바일
    오래 전 망월동,

     

     

                                                             망월동  

     

                                         어머니

                                         달을 기다리는 동네엔

                                         5월에도 눈이 내려요

                                         한을 품으면 서리가 내린다지만 눈이 내려요

                                         한참이나 어른 같던 자라지 않는 영수 오빠 앞에도

                                         평생 엄마 자궁에서 살고 있는

                                         어머니와 아이 앞에도

                                         교복 잎은 단발머리 옆집 언니 앞에도

                                         여기저기 흩어져 후드득 후드득 눈이 내려요

                                         눈은 녹지 않은데 물만 흘러 넘쳐

                                         달 조차 뜨지 못하는 망월동엔

                                         해 마다 5월에 눈이 내려요

                                         가슴에 무덤을 가진 눈물이 후드득 후드득 흘러요

     

     

     

     

     

     

     

     

     

    1995. 05. 18.

     

     

     

     

     벌써 16년 전인가. 95년도에 찾았던 망월동. 중간고사도 빼 먹고 혼자 가방 챙겨 떠났던 무전여행의 마지막이 광주였었다. 어찌하다 17일 밤 시위대와 휩쓸리고, 최류탄 가루에 범벅이 되었다, 끌려갈   개인적으로 5.18 신묘역이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범죄자들이 여전히 살아있음에도 고개 숙이기는 커녕 여전히 29만원~ 29만원 하는 대머리 독수리 하나 제대로 목을 꺾이게 하지 못하잖는가. 신묘역은 '부관참시'에 지나지 않는다.

      각설하고, 그 때 햇볕은 굉장히 따사로웠었다. 그렇지만 나는 자꾸 추워, 너무 추워 자꾸 소름 돋는 팔을 쓸어내려야만 했었다. 티브이와 매스컴에서 그리도 떠들었었지만, 장관이나 뭐나는 보이지 않았고, 조촐히-너무나 조촐한! 행사와 추모가 진행 되고 있었다. 나는 그 때 소복이 왜 그리 희게 빛나는지 처음 알게 되었다. 기댈 곳 없이 빛나는.

     

     

     

     

     이 시 같잖은 시를 쓴 것은 그 날 밤, 노트에 쓴 것이니, 그 날 이후로 나는 더 이상 뭐라 할 수가 없었다. 시든 글이든 뭐라 할 수가 없었다. 데모대라 하는 학생들에게 물과, 빵과 초코파이를 던져주며 전경들을 가로막아서던 시민들과, 그 분들께 일일이 감사의 뜻으로 환호와 함께 힘차게 구호를 외치던 작지만 굳은 주먹들. 그 주먹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그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나이다.

     

     

     사실 나 같은 인간이 5.18을 얘기 할 수 있는가?라는 자기검열에서 괴로웠지만, 아무 말도 없는 것 보다는 한 번이라도, 때에 맞춰 우는 부엉이표 알람이라 하더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잊지 않기 위해 되새김질 하는 것도,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
    두부처럼 잘리워진 어여쁜 너의 젖가슴


    오월 그 날이 다시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왜 쏘았지(총!) 왜 찔렀지(칼!) 트럭에 싣고 어디갔지
    망월동에 부릅뜬 눈 수천의 핏발 서려있네

    오월 그 날이 다시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산자들아 동지들아 모여서 함께 나가자
    욕된 역사 고통없이 어떻게 헤쳐 나가랴

    오월 그 날이 다시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대머리야 쪽발이야 양키놈 솟은 콧대야
    물러거라 우리 역사 우리가 보듬고 나간다

    오월 그 날이 다시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피! 피! 피!)


     

     

      =========================

     

      꽤 오래 전에 쓴 글이고 포스팅인데 잊어버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올린다,

      한 편으로 부끄럽기도 하다,

     

      반성하자,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3/05/18 15:11:57  222.251.***.88  대체이게무슨  272450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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