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상시 이런저런<span style="font-size:9pt;"> 상상을 하는걸 좋아합니다.</span> <div><br></div> <div>따라서 빅 이벤트가 벌어지면 매번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하죠.</div> <div><br></div> <div>그래서 당연히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혼자 멍때리면서 전략을 짜다가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몇개 발견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일단 제가 쓴 시나리오의 출발점은 '하야는 가능한가?' 입니다.</div> <div><br></div> <div>우선, 알아서 내려간다는 선택지는 불가하다는게 제 판단입니다. <span style="font-size:9pt;">이건 자살에 가까운 판단이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이 사건에 얽힌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div> <div><br></div> <div>최순실과 박근혜만 문제일까요? 사건의 발단을 살펴보면 알 수 있듯 정,재계, 검찰등 너무 많은 이해당사자가 </div> <div><br></div> <div>엮여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하야하고 싶어도 못 하는' 상태입니다.</div> <div><br></div> <div>뿐만 아니라 여기서 대통령직을 내놓으면 정말 뒤지는 수가 생깁니다.</div> <div><br></div> <div>적어도 증거인멸하고 여죄나 돈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시간 정도는 벌어야 하는데, </div> <div><br></div> <div>지금 하야하면 이런거 다 못하게 되죠. 그래서 '절대 자발적 하야는 없다.' 는게 제 추론입니다.</div> <div><br></div> <div>(아주 희박하게나마 가능하긴 하지만, 자발적 하야가 이루어진다면 생각보다 증거인멸이 빨리 이루어진 경우겠죠.)</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다면 하야를 선택지에서 지우고 가능한 선택지는 어떤게 있을까? 가 핵심입니다.</div> <div><br></div> <div>1번은 탄핵이죠. 이건 의외로 더민주가 아니라 '새누리당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을 대안 중 하나' 입니다.</div> <div><br></div> <div>탄핵하면 황교안이 대행하게 될텐데, 이건 감사한 상황이죠. </div> <div><br></div> <div>실제로 탄핵으로 변한건 없지만 어쨌든 '탄핵까지 했는데 뭘 더 어떻게 하라는거냐.' 라고 하기도 쉽고..</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인수인계 - 대행 - 대선레이스 - 다시 인수인계 이렇게 될텐데..</span></div> <div><br></div> <div>이 과정에서 발생한 혼란에 대해 진흙탕 싸움으로 더민주 멱살잡고 흔들거라는거 뻔합니다.</div> <div><br></div> <div>아마 이런걸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민주 측에서는 탄핵이 아닌 '거국내각' 이야기를 꺼낸게 아닐까..하는 추론을 해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2번으로 넘어가보죠. '버틴다.'</div> <div><br></div> <div>네, 말 그대로 내년 대선까지 버티는겁니다. 그런데 이것도 별로 좋은 선택지는 아닙니다.</div> <div><br></div> <div>오히려 야당에서는 기뻐할지도 모를 선택지죠. 1년 동안 열심히 돌만 던져도 대선 먹고,</div> <div><br></div> <div>이정도 사태에서도 대통령과 같이 가겠다는 새누리당은 추후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의 타격을 받게 됩니다.</div> <div><br></div> <div>이 사태를 수습할 대외적인 빅카드가 없는 것도 새누리당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div> <div><br></div> <div>친이-친박의 자중지란과 소위 '진박'을 제외한 인사를 대거 숙청하면서,</div> <div><br></div> <div>박근혜와 거리가 있으면서도 당을 뭉쳐서 살려낼 인물이 안남게 됐습니다. </div> <div><br></div> <div>사실 이건 거의 자폭이었죠. MB 정부 때 친이-친박의 갈등에 이어 이번 정권에 있었던 '진박' 논란의 여파가</div> <div><br></div> <div>이런식으로 돌아오게 된거니까요.</div> <div><br></div> <div>여튼, 내년 대선까지 끌고가면 필패입니다. 박근혜만 가는게 아니라 새누리당도 같이 가겠죠.</div> <div><br></div> <div>이게 최악의 수라고 할 수 있겠네요. </div> <div><br></div> <div><br></div> <div>3번. 제가 보기에 가장 '똑똑한' 수 입니다. 바로 내각책임제 개헌 혹은 그와 유사한 방식의 권한대행입니다.</div> <div><br></div> <div>자, 여기서는 조금 계산이 복잡해집니다.</div> <div><br></div> <div>우선, 내년 대선 후보에서 여당은 무조건 날아갔습니다. 반기문이고 뭐고 이제 새누리당 간판달고 나오면 무조건 떨어집니다.</div> <div><br></div> <div>박근혜나 새누리당과 엮이는 순간 내년 대선은 날아간다고 봐야죠. 그만큼 민심이 사나우니까요.</div> <div><br></div> <div>그럼 대선은 필히 안철수 vs 문재인 구도로 갈겁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이렇게 보면 현재 상태로는 문재인이 이길 가능성이 너무 높죠.</div> <div><br></div> <div>그런데 문재인이 당선되는건 상당히 피하고 싶은 일일겁니다. 이런 종류의 거래가 먹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div> <div><br></div> <div>겉으로는 유순하지만 상당히 원칙주의자인걸로 알고 있고, 현재도 상당히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므로</div> <div><br></div> <div>문재인 대통령만큼은 막아야 합니다. </div> <div><br></div> <div>하지만 위기는 기회고 기회는 위기라고, 사실 내년 대선이 문재인의 가장 큰 위기이기도 합니다.</div> <div><br></div> <div>내년 대선에서 대통령이 못되면 그대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죠. (본인의 성품상으로도 안할거라고 봅니다만)</div> <div><br></div> <div>그럼 대안은 뭐냐, 내각제 입니다.</div> <div><br></div> <div>여기서 세 가지 정도로 나뉠 수 있겠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3-A 플랜은 내각제 개헌 입니다. 내각제 개헌 후 연립내각 구성. 여튼 더민주는 과반을 실패했기 때문에</div> <div><br></div> <div>새누리 - 국민의 당 연립내각을 구성하고 안철수에게 총리를 주겠다. </div> <div><br></div> <div>베스트 플랜이죠. 현재 의원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문재인은 내각책임제가 되고 연립내각이 구성되면서 자동으로 날아갑니다.</div> <div><br></div> <div>단독으로 내년 대선을 승리할 가능성이 낮은 안철수에게도 꽤 매력적인 제안이죠.</div> <div><br></div> <div>동시에 이 상황을 수습하면서 새누리당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3-B 플랜은 조금 돌아가는 방식이겠죠.</div> <div><br></div> <div>거국내각을 받는 형식으로 하되 안철수를 밀어준다. 사실상 1년간 안철수가 권한대행을 하면서</div> <div><br></div> <div>리더의 이미지를 쌓고, 다양한 방식으로 대선에서 승리가능성을 높여본다. (하지만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겠죠 A 에 비해.)</div> <div><br></div> <div>그리고 당연히 이 경우에도 새누리당이 살아남을 수 있는 뭔가의 딜이 들어가겠죠.</div> <div><br></div> <div><br></div> <div>3-C 플랜은 거국내각을 받고 흔들기를 들어간다. 정도겠지요.</div> <div><br></div> <div>일단 넘겨주고, 새누리당 - 국민의당 - 언론/재계가 합심해서 더민주 , 문재인을 밟아본다.</div> <div><br></div> <div>국민의 당은 문재인이 싫고 더민주가 싫고, 새누리당이야 뻔한거고...</div> <div><br></div> <div>언론 / 재계 역시 문재인보다는 안철수가 좋고...그러니까 일단 더민주의 제안을 받은 다음</div> <div><br></div> <div>박근혜 정부에서 발생한 거대한 문제들을 떠넘기는거죠. 내년 대선때쯤 되서,</div> <div><br></div> <div>1년간 문재인 뭐했냐. 뭐하나 깨끗하게 해결한거 있냐. 온갖 종류의 흔들기와 비방이 들어가겠죠.</div> <div><br></div> <div>(재계에서 동반성장론, 분수효과를 말하고 노동 변호사 경력이 있는 문재인을 좋아할까요 아니면 사업가출신 안철수를 좋아할까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머리가 나쁘다면 이상황에서 새누리당에서 누가 나와서 수습하고 어쩌고 하겠지만..</div> <div><br></div> <div>이건 현 상황으로는 거의 불가능해보인다는게 제 생각이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여튼 지금까지가 제가 심심해서 써본 시나리오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여담 ; 거국내각론에 대한 개인적 논평</div> <div><br></div> <div>거국내각론 자체가 저는 '영리하지는 못한' 결정이라고 봅니다. (다만, 옳기는 합니다.)</div> <div><br></div> <div>사실 지금 제일 좋은건 시늉만 하는겁니다. 적당히 쑈나 하면서 알아서 터지게 최대한 질질 끌어서 새누리당 자체를 박살내고</div> <div><br></div> <div>대선의 승리를 굳힌다. 이게 가장 좋아요. 로우리스크 하이리턴이죠.</div> <div><br></div> <div>하지만 거국내각론은 사실 하이리스크 로우리턴입니다. </div> <div><br></div> <div>거국내각중 발생하는 문제 (아니, 새누리당이나 보수 세력이 발생 '시킬' 문제들)는 전부 더민주가 뒤집어써야 할겁니다.</div> <div><br></div> <div>실제 책임이 누구한테 있든, 덮어씌울거고, 덮어쓰게 될 겁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왜 하겠다고 하느냐...</div> <div><br></div> <div>저는 이걸 '이득'이 아니라 '정의'에 근거한 판단이라고 보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전략적으로 이득이 되지는 않지만 1년 가까운 시간을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두어서는 안된다. 그런 책임감에서 나온 제안으로 보여요.</div> <div><br></div> <div>나이브한 발상이고, 영리하지 못 하지만...참으로 훌륭한 발상입니다.</div> <div><br></div> <div>정치인에게는 두 가지 능력이 필요합니다.</div> <div><br></div> <div>하나는 '자리에 가는 능력'이고 하나는 '가서 잘할 능력' 입니다.</div> <div><br></div> <div>아쉽게도 이 두가지는 별개입니다. </div> <div><br></div> <div>예를 들어, 지역감정을 이용한 흔들기는 '자리에 가기 위한 좋은 전략' 중 하나입니다. </div> <div><br></div> <div>즉, 이걸 잘하는 사람은 자리에 갈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죠.</div> <div><br></div> <div>하지만, 이런 사람이 '가서 잘할 능력' 이 있느냐를 물으면, 아마 아닐겁니다.</div> <div><br></div> <div>자기의 정치적 자산이 지역감정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자리에 가고나면 '국가 전체'를 생각할 수 없게 되죠.</div> <div><br></div> <div>뭐랄까...</div> <div><br></div> <div>이번에 좀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이런 판단을 한다는건 문재인이라는 사람이</div> <div><br></div> <div>'자리에 가는 방법' 이나 '전략' 보다는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것.</div> <div><br></div> <div>그정도는 보인것 같네요. (다만 가서 잘할지는 전 모르겠습니다. 기대는 합니다만..믿고 좋아하고 기대하는 것과</div> <div><br></div> <div>좋은 결과가 나오는건 또 별개의 문제니까요. 저는 워낙 이런 판단에 냉정한 사람이라. 희망과 현실은 다르니까요)</div> <div><br></div> <div><br></div> <div>여튼, 심심해서 써본 시나리오였습니다. 왜 썼더라..잘모르겠네요. 여튼 그래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