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TM (2013-12-21 23:23:18) (가입:2013-08-28 방문:215) 추천:53 / 반대:0 IP:182.220.***.136
대학생 시절 노사관계 강의에서 교수님이 하셨던 말씀이 회상되네요.
너희 때 혹은 너희 다음 때는 분명히 인성을 보는 시대가 온다. 옛날에는 안 그랬어. 옛날에는 그저 능률만 좋으면 그걸로 땡이었거든.
옛날 사회가,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그냥 기계처럼 시키는 일 잘하는 사람이었어. 그런데 앞으로는 안그래.
왜냐하면 기업들의 덩치가 커짐과 동시에 사회 내 정보순환도 빨라졌거든.
기업이 덩치가 커지면 예상치못한 사건에 극히 취약해져. 덩치가 커져도 생산공정이나 유통라인같은 것들은 규격과 규정으로 통제가 가능해.
그런데 사람은 아냐. 인사관리로 암만 관리하고 기록해도 사람은 모르는거야. 부하직원 1000명 중에 1명만 미친짓해도 기업은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고.
옛날같으면 미친놈 하나가 생기면 그놈하나 찍어내면 그만이었어. 그런데 요즘은 어때? 미친놈 하나 나오면 다음 날 온 세상이 그걸 알게된다고.
그리고 세상은 그 1명을 통해 그 기업을 판단해버려. 이 얼마나 무서운 일이냐고 이게.
그래서 앞으로의 기업은 사람의 인성을 본다. 왜? 그래야 예상치못한 상황이 안 일어나거든.
아니, 안 일어날순 없지. 하지만 기업은 그 위험성을 최소화시키려는 노력을 하게된다고.
그런데 문제가 있어. 도대체 사람의 인성을 뭐로 판단하냐는거지.
도덕, 윤리 그런거 시험쳐서 성적 좋으면 인성 좋은거야? 아냐. 그건 머리가 좋은거지.
봉사활동 많이 하면 인성 좋은거야? 아냐. 그건 부지런한거야.
어때? 골치아프지? 네가 사장이라고 생각해봐. 인성 좋은 애들을 뽑아야 겠는데, 인성이 좋은 애를 골라낼 방법이 없는거야.
그래서 차선책을 쓰게 돼. 그게 뭐냐면 인성이 나쁜 애를 골라내는거지.
좋은 인성을 판별하긴 힘들어. 반면에 인성이 나쁜 애는 상대적으로 골라내기가 수월하다고.
예를 들면, 범죄전과가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은 서류상으로 바로 파악이 되잖아? 그런 식으로 위험요소를 피할 수 있다고.
그 외에도 나쁜 인성을 판별해낼 수 있는 요소들은 많아. 그 사람의 가정환경, 가족관계, 과거 직장에서의 경력 등등.
어떻게보면 참 안타깝지. 과거로 개인을 판단하고 골라내는게. 그런데 어쩔 수가 없어. 기업 입장에서는 위험요소를 낮춰야만 하거든.
특히, 너희부터 시작되는 세대의 경우엔 그게 훨씬 쉽게, 그리고 잔인하게 이뤄질거야. 왜냐하면 인터넷이란게 있거든.
요즘 인터넷보면 어떄? (당시는 2003년) 이게 익명성이 보장되다보니까 사람들이 너무 쉽게 악의를 들어낸다고.
자기 얼굴 안 보인다고 너무 쉽게 말을 하고, 너무 쉽게 공격성을 들어내. 그런데 그게 진짜 익명일까? 아냐.
로그인하고 로그아웃하고 그 자체가 흔적을 남기는거라고. 내가 장담하진 못하지만 앞으로의 기업들은 분명히 인터넷 기록을 본다.
왜? 그것만큼 그 사람의 인성을 파악하는데 좋은 수단이 없거든.
열이면 열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는 다 열심히하고 착해. 그런데 문제는 뭐야? 다른 사람들이 안 볼 때지.
인터넷이라는거에 익명성은 딱 그 상황에 맞아떨어진다고. 남이 안 볼 때 그 사람이 어떤 모습을 들어내는가? 이걸 바로 파악할 수 있는게 인터넷이야.
인터넷에 기록이 남으면, 흔적이 남으면 그건 무조건 추적 할 수 있어. 뭐 그 자체에 불법, 합법을 떠나서말이지.
기업 입장에서는 분명히 그 점을 이용할거라고. 그 때가 됬을 때. 기업이 하는 일은 뭘거같아? 인성 좋은 사람을 찾을것 같아? 아니지.
아까 말했잖아. 기업은 인성이 나쁜 애를 찾아. 그리고 그 애를 골라내서 버리지. 그게 효율적이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