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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sisa_26989
    작성자 : 피터제길슨
    추천 : 16
    조회수 : 389
    IP : 211.198.***.149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07/02/01 10:08:57
    http://todayhumor.com/?sisa_26989 모바일
    합천의 한 목사님(미디어몹 블로그 펌)

    병문안을 하러 합천에 다녀왔습니다. 참 빨리도 다녀왔습니다. 친척 어르신이 심하게 다치셨다고 해서 늦게 찾아뵈었습니다. 현수막 철거하는 게 유달리 많아 보였습니다. 차 안에서 보는 것이라 내용을 확인할 길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병원 가는 길에 무슨 현수막을 그렇게 많이 떼어내는지 신기했습니다. 병원에서 그 내막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해공원 조성 반대자들의 현수막이랍니다. 일해 공원이 뭐냐고 물어봤습니다. 아래는 저와 그 말씀을 해주신 친척 어르신의 지인과 나눈 대화입니다.

     '일해공원이 뭐에요?'
     '우리 동네 어르신 있다아이가? 그 냥반 기릴려꼬 공원 만든다 아나나...'
     '누구요?'
     '대통령 있다아이가. 전두화이...'

     피가 머리 꼭대기로 몰렸습니다. 이런...그 새끼 위해서 공원을 만든다니...그런데 쌈은 엉뚱한데서 터졌습니다. 옆자리 병석 가족의 한 마디가 있으면서...

     '아이구 동네 망신이다. 우리가 아니까 우사지 남이 알면 남사다...'
     '아지매, 뭐라 캤능교? 와 그게 남산교? 울 동네에서 큰 인물 나와서 기리는긴데...'
     '뭐라카노? 그 인간이 우예 큰 인물이고? 죄없는 사람 감옥 보내고 삼청교육대 맹글어서 사람 죽이고 돈 받아 챙기가 나쁜 짓 한 쌍놈이지...'
     '이 아줌마 말하는 뽄때 보소. 와 그 사람이 나쁜 짓만 했소. 갱제도 좋게 하고 나라도 안정시키고 어잉...'
     '아재는 그 인간 때문에 광주에서 사람 죽어가고 불쌍한 대학생들 감옥 가는 거 모르나. 어데 딴 소리하고 지랄이고...'
     '이 아줌마가 와 욕을 하고 날리고? 그 노마들은 다 빨개이아이가. 빨개이 잡아넣는 게 나쁜 일 한기가...'

     제가 폭발했습니다.

     '영감님, 그때 무슨 영화를 누렸는지 모르시지만 사실을 전혀 사실로 알지 못하고 계시내요. 아주머니 말씀 틀린 거 하나 없습니다.'
     '이런...젊은 놈들이 이래서 문젠기라. 죄다 빨개이 교육만 받아가꼬 그러이 노무혀이 같은 빨갱이가 대통령을 해묵지. 닌 어느 대학 나왔노. 보아하이 공부도 지지리도 못했던 똥통이나 다녔겠구만...'
     '그거 대학 나온 거 하고 상관없어요. 아저씨가 대학 따지면서 젊은 사람 욕하던 당시 대학생들은 아저씨가 걱정하지 않던 자유를 이야기하고 학교에서 배운대로 행동했었요. '
     '이 자슥이. 어디서 바락바락 달라드노. 이래서 요즘 젊은아들 교육이 문제인기라. 어른 들한테 대들기나하고...'
     
     더이상 못참았습니다. 얼굴이 시뻘개져서 영감님이 나이 따지기 전에 왜 지금처럼 말 편하게 할 수 있는 세상 못 만들었냐고 물었습니다. 그거 못하는 당신들같은 비겁한 사람 때문에 피흘려가면서 학생들이, 다른 올바른 사람들이 길거리 나서서 지금 세상 만들어놓은 거 아니냐고 했죠. 그럼 영감님은 뭐하시는 분이냐고 쏘아붙였습니다.
     목사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제게 무슨 한자가 잔뜩 적힌 명함을 하나 줍니다. 타이틀을 보니 OO협회 합천 지회 부회장이랍니다. 이런 목사가 어디 정치에 끼어드냐고 한마디 갈겼더니 목사는 정치하면 안되나 합니다. 잘 걸렸다 싶어서 바로 한마디 했죠. 
     '그래 예수님이 당신 생각엔 빨갱이 아니냐고...말할 자유가 없어서 죽어간 당신이 믿으라고 이야기하는 예수는 당신 기준에선 빨갱이 아니었냐고...예수님 덕분에 밥 벌어먹고 사는 당신이 어떻게 독재자와 학살자였던 사람을 추앙하고 기념하자는 일에 앞장서냐고...아까 어느 대학 나왔냐고 물어보던데 당신의 기준대로 대답해줄테니 당신도 어느 대학 나왔는지 학력고사 점수로 판단해봅시다. 나 어디 나왔소. 당신은 어디 나왔소 '

     주위가 조용해졌습니다. 저보다 열댓살은 더 먹어보이는 어른에게 아픈 환자들만 있는 병실에서 한 젊은애가 바락바락 달려드니 기가 찬 모양입니다. 전 그래도 분이 안풀렸습니다. '왜 당신의 기준대로라면 학력고사 점수 잘 받아서 간 학교가 당신들의 잣대일텐데 그 잣대로라면 당신과 나의 교양의 차이가 있을꺼 아니냐고 빨리 말해보라고.난 당신이 졸업한 학교 이름 한 번 듣고 싶소'

     이 목사 아저씨가(진짜 목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계속 혀를 끌끌 차더니 에이 하면서 병실을 나섭니다. 발단이 났던 아주머니께서 한마디 하셨습니다. '젊은 양반 잘했어. 저런 놈들이나 찬성했지 우리는 그딴 공원에 찬성안했다우. 이게 동네망신이지 뭐야...'

     우리 오마니 말씀이 더 날 아프게 했습니다.
     '저렇게 빌어먹고 사는 인생들이 있으니까 바뀌질 않는다. 뿌리가 저렇게 깊숙한데 맨날 가지만 치면 뭐하냐. 저 놈들은 계속 살아남을겨...'

     병실에서 한 바탕 소동이 있고 집으로 오는 길에 합천의 풍경을 보았습니다. 참으로 눈이 시원해졌습니다. 이렇게 평화로운 동네가 전두환이라는 인물 때문에 전국적으로 조롱거리가 된다는게 참 안되었습니다. 그런데 가만 보면 그건 내탓이오라는 생각을 할 필요가 그 곳 사시는 분들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런 짓 하는 인물을 군수로 뽑아주고 의원을 만들어주는지 알고 계실까요? 이건 전적으로 합천 사시는 분들께 돌아가는 부메랑입니다. 그냥 딴나라당이니까라는 타성에 뽑아줬는데 이게 칼이 될지는 모르셨겠죠. 일해공원이란 걸 찬성하는 그런 목사나 그런 의원이나 그런 군수나 그런 놈들을 그렇게 하라고 표 밀어주신 합천의 딴나라당 지지자들에겐 한 마디 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될 줄 몰랐다구요? 나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럴 수 있다곤 생각했겠지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욕 얻어먹는 거 당연합니다. 욕먹을 짓 하신거였죠. 그게 여러분들이 그들에게 표 던진 결과입니다. 참 안되었습니다. 헌데 어떻합니까? 당신들의 후손들은? 평생 그 멍에를 짊어지고 가야하는 주홍글씨가 또 하나 아로새겨 질테니까...'

     p.s. 이 글이 합천 출신이나 합천에 거주하시는 분들을 아주 욕되게 만들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잘못 뽑은 위정자가 벌이는 행태에 대해선 일정부분의 책임을 감수해야하리라고 봅니다. 분명히 밝히는 건 전 합천의 한나라당(딴나라당) 지지자들에게 드리는 말씀이었습니다. 적어도 다른 당을 찍으신 분들에겐 이런 오명이 돌아가서는 안되어야겠죠. 그래서 합천 군민이라는 말을 사용하지않았음을 밝힙니다. 딴나라당 군수 이거 소환해야되지 않겠습니까... 


    ==========================================================================================
    윗글에서 나오는 합천의 어느목사같은 사람들에게 묻고 싶군요. 
    전라도 출신 어떤 미친인간이 합천사람들 수천명을 총으로 학살하고 
    전라도 지역의 경제를 좋게 해주었다면, 그래도 그를 인정하겠나구요... 

    목사라면 적어도 "역지사지"정도는 이해할만한 인식능력을 가지고 있는줄 이해하고 있었는데, 그렇지도 아닌가 봅니다. 목사같지 않은 목사들이 정말 있긴 있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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