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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sisa_18034
    작성자 : 포도언덕
    추천 : 4/8
    조회수 : 401
    IP : 220.80.***.209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05/12/06 19:01:41
    http://todayhumor.com/?sisa_18034 모바일
    이해, 오해, 기대 그리고 광신 (현재 PD수첩 사태애 대해)

    황교주 해프닝(황교주라는 말은 황우석 교수 본인에 대한 조롱이 아니다. 그를 과학 영웅으로 만들고 이를 통해 광신적 종교 현상을 창출한 모든 이에 대한 조롱이다)은 결국 과학적 성과에 대한 '이해'의 문제다. 과학자들이 자신의 연구 성과를 일반 대중에게 어떻게 인지시키는가의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1. 이해
      19세기에서 20세기의 초까지도 과학자들은 자신의 연구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 대중의 이해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던 간에 과학자는 저술 속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연구의 중요성과 이 연구가 가지는 철학적, 윤리적 함의에 대해 언급하곤 했다. 하지만 어디에나 정상분포에서의 변이는 존재하고, 당시에도 나치의 등장과 우생학, 골상학, 인종차별 등의 문제가 과학자들의 저술 속에 등장했다. 이러한 실수에 대한 인류의 각인은 너무나 커서 과학은 위험하며, 따라서 제어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20세기의 후반부를 지나면서 과학은 분명 거대화되고 전문화되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에 의해 직접 대중에게 알려지던 낭만의 시대는(어느 정도 전통이 살아 있었으나) 사라지고, 이제 과학자들의 업적은 다른 루트를 통해 일반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는 과학의 전통이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가면서 시작된다. 과학은 거대화되기 시작하고 국가 주도의 과학 전통은 미국에서 일본으로 그리고 한국으로 수입된다. 국가주도의 거대과학이 가지는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과학자들은 국가가 주도하는 거대 계획의 부속품으로 전락한다. 둘째, 과학은 경제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셋째, 이러한 상황에서 과학자들의 사회에 대한 참여는 필수가 아닌 선택의 영역으로 전락한다. 
    위와 같은 변화가 일어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과학의 성과를 전하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과학자들의 연구는 언론의 과학부 기자들을 통해 전해진다. 과학언론을 자세히 들여다 본 사람들은 모두 인지하겠지만, 이들은 위에서 제시한 세 가지 조건을 그대로 따른다.
    예를 들어 발암유전자가 밝혀지면 기자는 이 발견을 암 치료에 획기적인 도약으로 포장하고 해당 과학자와의 인터뷰는 양념으로 첨가된다. 이런 관행이 지속되면서 과학자들도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경제논리와 연결시키는 데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부분적으로 언론의 몫이지만 기본적으로는 국가 주도적 거대과학의 한계에서 기인한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변화가 좋은 것이냐 나쁜 것이냐 이전에, 이미 언론이 과학을 일반대중과 연결시키는 역할에서 주도적이고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론은 19세기에 과학자들이 하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며, 그들의 전통을 한줌쯤은 물려받은 셈이다. 만약 그렇다면 언론의 역할은--내가 보기엔, 상상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하다. 19세기 과학의 전통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이기도 하다.
     2. 오해

    만약 현대의 일반 대중들이 과학자들이 이룬 성과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매우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렇지 못하더라도, 또 여건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언론이 이를 중립적이고 정확하게 대중에게 알린다면 더더욱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와 일반대중을 연결시키는 데에 언론이 중요해졌다는 데서 언론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성이 생긴다. 
    언론은 그 특성상 "자극"적인 기사를 원한다. 만약 과학자의 성과를 포장 없이 있는 그대로 내보내게 된다면 그건 기사로서의 가치가 없다. 또한 경제논리가 중요한 자본주의의 특성상, 언론의 과학 관련 기사는 자극적이지 않은 과학적 발견조차 자극적으로 만들어야만 하는 압력 속에 존재하게 된다. 물리학의 황금기를 지나 생물학의 황금기가 도래하던 20세기의 중엽까지도 과학적 전통을 우리의 것으로 소화시키지 못했던 대한민국에 혜성 같은 존재가 나타났다. '황교주 해프닝'은 이런 일련의 맥락 속에서 가장 극단적으로 창조된 케이스다. 
    만약 일반 대중이 황교주의 과학적 업적을 있는 그대로 알았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 좋은 일과 안 좋은 일이 있을 수 있다. 좋은 일이란 지금처럼 한 과학자를 신성화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안 좋은 일이란 지금처럼 과학자라는 존재가 과학의 후발국인 이 나라의 주목을 받는 일이 조금 늦춰졌을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안 좋은 일은 시간의 문제다. 이는 과학이 일반대중에 제대로 알려졌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과 비교해 보면 사소한 것이다. 
    황우석 교수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영롱이라는 이름의 소를 복제했던 1999년의 일이다. 복제양 돌리가 등장하고 인간 복제의 윤리적 문제로 전 세계가 뜨거울 당시, 한국에서도 복제 연구가 성공했다는 것은 과학 언론에게 희소식이었을 것이다. 당시의 기사에서도 많은 과장과 왜곡을 볼 수 있지만 복제소 영롱이의 경우 분명한 경제적 효과가 있다. 소의 난자 채취는 손쉬운 일이고, 실제로 효율이 매우 높으며, 실용적인 이익이 분명히 존재한다. 영롱이 연구는 과학 언론의 포장에도 불구하고 우연히 그 핵심이 제대로 전달된 경우다. 
    인간 체세포의 핵을 난자의 핵으로 치환해 줄기세포라인을 만들어낸 2004년의 연구는 어떨까. 
    우선 이 연구만으로 인간복제가 가능하리라는 윤리학계의 지적은 헛소리다. 200여개의 난자로 겨우 몇 개의 줄기세포라인이 만들어졌다면 핵치환에만 200여 개의 난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착상 -> 발생 -> 탄생 -> 성숙'으로 이어지는 모든 단계를 통과해서 한 개체의 인간이 복제될 가능성은 현재의 기술로 이룰 수 없는 한계다. 
    돌리를 복제할 때 277개의 난자가 사용되었다. 돌리는 1/277의 확률로 태어난 셈이다. 당시 황우석 교수는 242개의 난자를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물론 2005년 논문에서 조작기술의 비약적인 향상과 싱싱한 난자를 사용해서 이 효율은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돌리는 체세포와 난자의 핵을 치환하고 착상까지 성공한 경우지만, 황우석 교수는 핵치환과 분화에만 성공한 것이기 때문이다. 돌리는 착상과정에서만 277개의 난자가 사용되었으니 그 전에 얼마나 더 많은 난자가 사용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황우석 교수의 경우 242개의 난자를 사용해서 핵치환에 성공했으므로 이걸 착상해서 인간복제를 시도하려면 돌리를 기준으로 67,034개의 인간 난자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 사람의 치료를 위해 인간복제를 한다면 67,034개의 난자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복제를 해내고야 말았다고 선언했다가 흐지부지한 해프닝으로 끝나버린 클로나이드사의 인간복제 시도가 얼마나 위선인지 이처럼 간단한 계산으로도 알 수 있다. 
    현재의 기술로 인간 복제는 가능하겠지만 제도적으로,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론과 현실은 항상 다르다. 한 사람의 여성이 평생 배란하는 난자의 개수가 300~400개로 알려져 있다. 이를 늘려 잡아 400개라고 계산해도 한 사람의 인간복제를 위해서는 적어도 190명의 여성이 평생 배란한 난자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난자 기증 과정은 과배란을 유도하기 때문에 16명의 여성들이 242개의 난자를 기증한 황우석 교수의 경우를 보면 한 사람이 약 15개의 난자를 기증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4,432명의 기증자가 존재해야 인간복제가 가능해진다. 몇 년 잡고 난자를 모은다고 쳐도 적어도 수천 명의 기증자가 존재하지 않는 한 인간 복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게다가 싱싱한 난자가 복제의 효율성을 높인다면, 수천 명이 동시 기증하는 사태가 벌어져야 하는데 이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 이야기인가. 사람은 가축이 아니다. 또한만약 그런 황당한 사태가 일어났다고 치자. 그 많은 산모를 구할 수 있다 해도 태아가 착상하고 정상적으로 발생하고 탄생할 확률은 여전히 낮다. 그렇다면 수만 개의 난자로 시작한 일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도대체 그런 복제가 어떤 경제적 이익이 있는가? 
    어떤 미친 단체가 수백 억을 쏟아 부어 아인슈타인을 복제했다 치자. 그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만든 그 아인슈타인으로 자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아인슈타인의 뇌가 형성되는데 중요했던 성장환경을 물리적으로 재현한다 치자. 그의 부모도 복제할 것인가? 아니면 그의 일가친척 및 친구 동료들도 모조리 복제할 것인가? 게다가 그들이 모두 같은 나이로 태어날 텐데 이를 어찌할 것인가(오호 통제라!). 물리적 환경을 복제해냈다 치자. 문화적 환경은 어찌할 것인가. 아예 쥐라기 공원을 만드는 게 낫겠다.
    과학적으로 인간 복제라는 것은 이미 그 복제 가능성이 영장류를 통해 확인되었으며 따로 검증이 필요 없는 기정사실이다. 즉 이를 실현한다 하더라도 첫째 과학적으로 새로울 것이 없고, 둘째 경제적으로 이익이 없다. 2005년 황교주의 연구는 2004년 연구의 연장선상에 있다. 체세포를 복제해서 실제 임상치료에 응용하기 위해 다양한 사람의 체세포로부터 다양한 줄기세포 라인을 얻었다. 이 과정에서 실험기술과 효율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3.기대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직접 임상에 사용될 수 있는가? 있다면 언제쯤인가? 
    이미 위에서 언급한 글에서 다루었듯이, 넘어야 할 산은 한 둘이 아니다. 세포분화에 대한 연구가 절실하고, 이물질의 유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결해야 하고, 체세포 핵치환만으로 정말 면역거부반응이 해결되는지를 인간에 대해 실험해야 하고, 모든 질병이 치료가능한지를 따져봐야 하고, 한 명을 치료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줄여야 하고, 줄기세포가 암으로 전이되는 현상을 해결해야 하고, 자신의 것이 아닌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 산물이 면역반응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지 확인해야 하고 기타 여러 윤리적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연구팀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언론에서와는 다르게 실제 그들의 논문에서는 이러한 장애들을 신중하게 디스커션에서 다룬다. 이러한 장애들에 관해서는 많은 이들이 지적해 왔고 심지어 연구진들도 각종 강연을 통해 암시했다. 
    그렇다고 모든 이들에게 이 논문을 읽고 연구에 대해 상식적으로 판단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관련된 일에 종사한다는 생명윤리학자나 과학철학자들도 이 논문을 100% 이해 못한다. 그 많은 전문 술어들과 약어들을 읽고 이를 이해할 학자가 관련종사자 이외에는 없는 것이 현대 과학 전문화의 비극적인 현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일반 대중은 언론과 해당 연구종사자의 입을 통해 사실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 
    사건은 이런 맥락 속에서 터진 해프닝이다. 이미 이전에 많은 언론들이 암이나 당뇨병, 고혈압, 치매 등에 관련해서 <네이쳐>, <사이언스>, <셀> 등에 게재된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들을 포장했지만, 이보다 더 국민들을 사로잡은 경우는 없었다. 네이쳐와 사이언스에 논문을 게재한 이들은 이제 국내에도 꽤 많다. 그렇다면 황 교수의 연구에 정말 뭔가 특별한 것이 있거나 아니면 그의 정치적 수완이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이 두 가지 측면이 사회적인 기대효과와 맞물려 광신이라는 현상을 창출해 버렸다.
    특이하게도 황 교수는 언론을 수동적으로 이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이용할 줄 알았다(그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그는 언론과 직접 접촉하는 것을 넘어 정치권과 연계했고, 이 땅에 어떤 이상한 괴물과 같은 "희망"의 분위기를 창출해 버렸다. 
    물론 그의 연구가 센세이션한 것은 사실이다. 사람의 난자가 핵치환 되었고, 이를 통해 난치병 치료에 어떤 돌파구가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 난자의 핵치환은 실제로 영장류 개체를 복제한 것에 비하면 과학적 혹은 이론적으로 별 가치 없는 일이다. 실제로 발생을 통해 개체가 되는 것을 본 것도 아니지 않는가. 다만 그것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센세이션할 따름이다. 또 난치병 치료에 관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장애물이 수도 없이 산적해 있다. 
    따라서 이번 해프닝은 그의 연구가 가진 이런 매력적인 점을 이용해 황 교수와 언론이 벌인 조작극이다. 백신이라는 기법이 개발된 지 수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우리가 가진 백신은 몇 개 안되고, 바이러스가 발견된 지 백여 년이 흘렀지만 우리가 치료할 수 있는 바이러스는 몇 가지 되지 않는다. 
    우리는 여전히 타미플루에 조류독감의 위험부담을 걸어야 하고, 에이즈 연구에 쏟아 부운 돈이 천문학적이었지만 에이즈에 걸리면 죽는다. 제약산업이 그렇게 발전하고 있지만 인류 역사에서 아스피린이나 비아그라와 같은 약이 탄생할 가능성이 그리 큰 것은 아니다. 그만큼 기초과학의 영역을 임상에 응용한다는 것은 생명이라는 현상 자체가 가진 복잡함과 다양성을 넘어서야 하는 어찌 보면 불가능한 일이다.
    일반 대중들이 이 사실을 알까? 모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작정 "과학자들이여 대중과 대화하라"고 말해야 할까. 아니면 "무지한 대중들이여 과학을 좀 공부하라"라고 할까? 스페인에서 수천만 명을 죽였던 과거의 바이러스가 조류독감 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사이언스>의 논문 하나만으로 닭 소비가 떨어지고, 조류독감이 유행했던 재작년에는 아예 닭이 팔리지도 않았던 그런 해프닝을 보면서 실제 현장의 과학자들은 웃는다. 오히려 그들은 삼계탕을 먹으러 간다. 
    하지만 그들이 일반 대중에게 뭐라 할 수 있을까? 과학이 그런 방식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해 과학자들이 그렇게 비웃을 수 있을까? 혈액형으로 성격을 판별하고 이를 통해 취업에도 불이익을 준다는 이 땅에서 이 말이 가진 비과학적 면을 보면서, 과학자는 웃고 있어야만 할까?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창조과학회가 대학에 판을 치고 진화론이 사기학문으로 대접받는 분위기가 살벌한 곳에서 과학자는 무엇을 해야 하고 언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4. 광신

    동서남북 좌우상하로 사상과 이념이 갈려 있다는 대한민국에서 하나의 사태에 대해 이처럼 일치된 국민적 견해가 나온다는 것은, 정말 그 사태가 올바르지 않던가 아니면 종교적 광신이 벌어졌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위에서 분명히 피디수첩의 일차 보도는 정당했다고 말했으므로 내가 이 현상을 종교적 광신으로 본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과학적 전통이 부재했던 땅에 혜성 같이 등장한 과학자가, 그것도 줄기세포라는 경제적 부가가치의 기대치가 높은 연구를 들고 등장했다. 그는 정계, 재계와 언론을 두루 순회하며 기대치를 점점 상승시켰고 이는 애국주의와 어울리며 과대 포장되기 시작했다. 영웅이 탄생한 것이다. 
    과학자가 영웅이 되는 것이 반드시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 뒤다. 이 영웅이 한 언론에 의해 타격을 받았다. 영웅의 상해에 대한 분노는 그 어떤 논리도 용납하지 않는 광신으로 흘렀다. 그것은 이미 황우석 교수와 관련된 일부 대중들의 기대치가 유사 종교적 성향을 띠기 시작했음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분명 누락되었고 우리가 고려하지 않은 과정이 존재한다. 그것은 과학적 성과물을 대중들에게 올바로 인식시키는 일이다. 만약 이 과정이 언론에 의해 제대로 수행되었다면 이처럼 엄청난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과학기자들이 모여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제야 자신들의 역할을 찾은 것일까. 
    광신은 그들이 만든 것이다.
     

      과학의 전통

    연구원 난자 기증과 난자공여자 문제로 시작된 사건은 이제 황우석 교수 논문의 신빙성을 검증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내가 가장 우려했던 것이 바로 이런 사태의 발발 가능성이었다. 
    피디수첩이 연구의 윤리성 문제를 취재한 것은 언론이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이다. 사회적으로 난자와 줄기세포 연구에 관한 윤리적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으므로 이를 검증하고 보도할 책임과 의무가 언론에게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보도 이후 기가 막히는 사태가 벌어졌고 일차 보도에서 다루지 않았던 논문의 신빙성 여부가 후속 보도될 예정이다. 
    국익을 떠나 만약 인간을 다루는 연구 과정에서 정당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면 그것은 밝혀져야만 한다. 결과만 좋다면 과정이 무시되어도 된다는 것은 이제 세계 어느 곳에서도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는 상식이다. 과거사 청산의 이유가 이런 맥락에서 제공되지 않았던가. 
    하지만 언론이 발표된 논문의 신빙성을 검증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른다.  첫째, 이는 과학적 성과물이 발표되고 그것이 동료 과학자들에 인정되는 방식에 대한 도전이다. 둘째, 난자 기증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와는 다르게 이는 사회적으로 의혹이 제기되지 않는 문제를 억지춘향 식으로 끌어낸 복수극이다. 셋째,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저널에 발표된 모든 논문에 대해서 검증할 용기가 없다면 시도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이다. 넷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했다면 논문에 제기된 의혹을 소상히 밝히고 제대로 된 과학적 절차를 밟았어야 한다. 
    다른 이유들은 언론의 역할과 관련해서 이견의 여지가 많은 것들이다. 언론 앞에 성역이 없을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와 비슷한 사례들을 조사하고 피디수첩의 보도가 어떻게 평가될 수 있는지를 따져 보는 게 중요할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분석과 더불어 위에서 처음으로 제시된 과학이라는 분야의 전통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사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나의 논문이 출판되는 과정과 이러한 결과가 과학자들에 의해 인정되는 방식은, 근대과학이 탄생한 이래 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다듬어져 온 전통이다. 이미 많은 언론에서 얼마나 어렵게 이 논문들이 통과되었는지를 다루었으므로 이에 관해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다만 과학자들의 동료 심사는 그 곳에 아무리 정치적 수단이 존재할지라도 매우 엄격하며 뒤에서 이야기할 과학의 또 다른 검증 과정으로 인해 압력을 받게 된다는 점을 짚어 두도록 한다. 
    즉, 동료 심사과정이 엉터리라고 할지라도 이러한 결과물이 과학적 성과물로 남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에서 누가 실험하더라도 조건이 일치하면 동일한 결과가 나와야만 한다는 과학의 성격에 의해 그 중요성이 감소된다는 것이다. 
    만약 과학자가 데이터를 조작했다면 그는 분명 잘못된 행동을 한 것이다. 미국과 영국 등의 국가기관에서는 이러한 과학자의 잘못된 행동 양식을 방지하기 위해 '과학적 非行(scientific misconduct)'에 관한 지침들을 마련해 두고 있다. 그러나 과학자가 이를 어긴다 할 지라도 과학자들에 의해 세워진 과학적 전통에 의해 그 효과가 감소된다. 물론 이를 어기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뜻이 아님은 이해할 것이다. 
     과학적 비행을 저질러 과학자 사회에서 퇴출당한 많은 과학자들은 도를 넘어섰기 때문에 발각되었다. 이들은 데이터를 조작해서 너무 많은 논문을 출판했거나, 너무 유명한 곳에 논문을 발표하는 바람에 덜미가 잡힌다. 그렇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논문들이 모두 문제의 소지를 가진다는 것은 아니다. 세계의 많은 과학자들이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발표된 논문에서 다루는 실험을 자연스럽게 검증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학적 전통의 방식에 의해 진실은 자연스럽게 밝혀진다.이것이 과학이 가진 자체정화시스템이다. 실제로 연구현장에서 실험을 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논문을 출판해 본 경험이 있는 과학자들은 모두 이러한 엄격함을 피부로 알고 있다. 만약 황우석 교수가 이를 어겼다면, 그리고서도 이를 바탕으로 줄기세포허브까지 세웠다면 그는 세계 최고의 배짱을 가진 인물이다. 그가 만든 세포주들이 모든 과학자들에 의해 공유되고 검증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가 수행한 실험방법들로 다른 과학자들이 실험을 하게 될 것임은 명백하기 때문이다. 
    피디수첩은 과학자들에 의해 유지되는 이러한 전통을 대의명분 없이 침범했다. 만약 황우석 교수가 논문도 없이 연구의 기대효과만을 선전하고 다님으로서 사기를 쳤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하지만 분명한 과학적 성과가 존재하고, 해당 저널에서 엄격한 과정을 거쳐 이를 인정했고, 동료 과학자들마저 과학적 신빙성엔 문제가 없다고 하는 상황에서 시작된 이 보도엔, 분명 문제가 있다. 
    만약 이런 일이 아무런 지적도 없이 넘어가게 된다면, 앞으로 국내에서 해외에 발표될 주요 논문들이 피디수첩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말인가. 과학자들이 동료 과학자들보다 언론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말인가. 
     

      과학의 다양성에 관하여
    실제로 위의 그 어떤 문제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지금까지 그 어느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그것은, 과학이 가진 성격과 이 땅의 과학 정책가들이 가져야만 하는 어떤 관점이다.
    기초과학은 그냥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기초과학과 기초예술과 기초인문학에 투자하는 것은 단순히 의무적으로 행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학문적 전통이 가진 역사를 되돌아보면 모든 학문은 서로에게 의지하고 융합하고 가지 치며 발전해 왔다. 
    철학은 과학과, 과학은 예술과, 예술은 공학과, 공학은 과학과 상호작용하며 발전해 왔다. 심리학은 생물학과, 생물학은 화학과, 화학은 물리학과 물리학은 심리학과 함께 걸어 왔다. 분자생물학은 생화학과 유전학, 생리학의 합작품이다. 유전학은 발생학과 세포학, 통계학의 접근에 의해 가능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하나의 학문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다양성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적다. 이미 위에서 기초과학의 성과가 실생활에 적용되는 데에 따르는 어려움을 이야기 했다. 비아그라는 남성발기를 염두에 두고 수행했던 연구에서 나온 성과물이 아니다. 
    만약 사태가 이러하다면 정책입안자들은 영리해져야 한다. 그들은 보험에 들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보험이란 다양한 학문이 공존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항상 선진국의 유행에 따라 과학 정책을 입안하게 되면 우리는 어떤 인프라도 창출할 수 없다. 이미 그것이 유행이 될 정도면 연구는 수십 년 전부터 진행되어 왔다는 이야기고 이를 뒤쫓아 갈 수 있다 해도 놀랄만한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진정으로 과학의 주도국이 되기를 갈망하는 정책 입안자는, 과학이라는 학문의 역사와 성격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공계 기피가 일어난다고 해서 실제로 연구 현장에서 뛰고 있는 이들을 살림으로서 장기적인 대처를 하지 않고, 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근시안적인 대책을 내놓는 행위, 세계가 주목한다고 해서 예외 규정을 정하면서까지 대한민국 생물학계에 지원되는 연구비의 십분의 일을 한 명의 연구자에게 쏟아 붇는 행위, 과학자들의 불만이 많다니까 공무원의 얼마를 이공계 출신으로 채우겠다는 무식한 행태, 실제로 과학의 발전에 중요한 사적 영역의 투자를 장려하지 않고 모든 것을 국가가 알아서 하겠다는 독점적인 태도들은 모두 재고되어야 한다. 
    그것은 어느 한 사람이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모두가 나서야 한다. 언론은 신중하고 정확한 과학 보도를 통해 전문성을 키워야 하고, 정부는 과학의 역사와 성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에게 과학 정책을 맡기거나 자문해야 하며, 기업은 이익이 되는 분야에 대한 투자를 하되 기업만의 철학을 가지고 돈이 되지 않는 분야에도 투자의 일부를 남겨야 한다. 우리 기업들은 록펠러 재단에게 배울 점이 너무나 많다.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 나도 예측할 수 없다. 이젠 지쳤다.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나는 이 글을 보내고 당장 세포에게 먹이를 주고 DNA를 추출하고 그리고 저녁을 먹으러 가야 한다. 나에게 소원이 하나 있다면 나름대로 기초학문 분야에서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이들이 배를 굶지 않는 것이다. 


    출처 : 딴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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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2/06 19:31:06  219.250.***.206  신나게맞자
    [2] 2005/12/06 20:15:52  61.111.***.102  
    [3] 2005/12/06 21:25:25  211.201.***.73  
    [4] 2005/12/07 16:23:21  222.107.***.206  핫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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