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안녕하세요. </div> <div> </div> <div>이 간단하고 뻔한 정보들은 스스로에게 하는 독백이자 응원입니다.</div> <div> </div> <div>저는 전문 트레이너가 아니며, 그저 건강을 위해 운동을 꾸준히 지속하고싶은 많은 굴러가는 돌들 중 하나입니다.</div> <div> </div> <div>제 지식은 기초적으로는 '다이어터'라는 툰을 통해 습득되었으며, 그 외에 대부분은 트레이너 세 분과의 대화를 통해 얻어진 것들입니다.</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나는 미숙아로 태어나 항상 남들보다 머리 하나는 작았다. </div> <div> </div> <div>더구나 고기는 입에도 대지 않아 국민학생때에는 발육 좋은 편의 여자아이들이 나를 공주 안듯이 안아들고 다닐 정도로 마르기까지 했었다.</div> <div> </div> <div>보다못한 할머니께서 당신이 씹어 말랑해진 고기를 내 입에 넣어서라도 단백질을 밀어넣어주셨고, </div> <div> </div> <div>육식의 맛을 알고부터 1인분을 시키면 내가 하루 3끼로 먹어도 다 못먹을 정도로 인심을 얹어주시던 떡볶이집 아주머니처럼 되기까지 </div> <div> </div> <div>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div> <div> </div> <div>중학생 때는 작고 통통한 안경잽이로서 괴롭힘을 당하지 않기 위해 숨죽이고 살았다. </div> <div> </div> <div>고등학생 때는 머리를 굴려, 착하고 건강하고 덩치 좋은 친구들을 사귀어 열 명 가까이 되는 친구들을 항상 모아 움직였다. </div> <div> </div> <div>그것은 '무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많고 견고해서 생각해보면 나에게 그럴 능력이 있었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선천적으로 건강하지 못했던 탓에 신검에서 4급을 맞았고, 나는 환호도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div> <div> </div> <div>천차만별의 보폭을 하나로 맞춰야 하는 구보는 그야말로 내 가랑이를 찢어놓았고, 이동하는 매 순간이 나에겐 파워워킹과 진배없었다. </div> <div> </div> <div>점심시간에 공을 좇는 대신 서너명이서 벤치나 구령대 계단 쪽에 앉아 책을 읽었던 몸이었다. </div> <div> </div> <div>발 뒷꿈치가 헐어 양말 바닥이 질척해질때까지 피가 나고 밥먹으러 이동만 해도 숨을 헐떡거렸다. </div> <div> </div> <div>하지만 군대에서의 약함은 적과 동일하다. </div> <div> </div> <div>난 토요일마다 행해지는 오래달리기에서 주먹자랑하던 동료들이 다 떨어져나갈 때까지 악착같이 달렸다. </div> <div> </div> <div>아마도 20대의 절정을 맞은 세포들의 끈기 덕이었을 것이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퇴소 후 공익으로 배치를 받고 사복으로 확인했을 때 내 허리사이즈는 무려 3인치나 줄어있었다. </div> <div> </div> <div>고작 버스 한 정거장 거리에 살았음에도 오르막길이라는 핑계로 난 학생권을 구입하는 학생이었다. </div> <div> </div> <div>하지만 집으로 걸어올라가는 길은 가볍기 그지없었다. 너무 신기해서 다시 내려갔다가 뛰어서도 올라갔다. </div> <div> </div> <div>조금 숨이 가빠졌지만 어느새 차분했다. </div> <div> </div> <div>이제 나에겐 다른 인생이 펼쳐질 것이었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하지만 내가 배치받은 곳은 우편집중국이었다. </div> <div> </div> <div>트럭에서 빠렛(100kg 상당의 대형 빠렛)에 가득 실린 우편물(집중국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편지보다는 잡지 종류가 대부분이다)은 <br></div> <div>한 빠렛에 약 1톤, 보통 한 트럭에 5~9개까지 싣고 온다. </div> <div> </div> <div>월말이 되면 수십 개의 빠렛들을 한 번에 밀어버리는 지게차조차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트래픽이 찾아왔다. </div> <div> </div> <div>어깨 두 명을 내 눈 앞에서 턱에 빵! 빵! 때려 도려낸 지푸라기마냥 스러지게 만드는 복싱하다 온 친구조차 몸이 상하는 것을 피해갈 수 없었다. </div> <div> </div> <div>유일한 낛이 있었다면 배드민턴이었다. </div> <div> </div> <div>우리 모든 힘든 일을 도맡아 하시는 공무원들은 점심시간마다 건물 3층에 있는 체육관에서 배드민턴을 즐겼다. </div> <div> </div> <div>짬이 조금 찬 공익들은 자의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 </div> <div> </div> <div>반년 정도 그렇게 즐겼다. </div> <div> </div> <div>어느 날, 키 180 후반에 팔이 긴 편에 신변잡기에 능했던 한 형님이, 내게 그런 말을 했다. </div> <div> </div> <div>"넌 평생 해도 나 이길 수 없어. 에유."</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난 소집해제 후, 집 근처의 배드민턴 클럽의 문을 두드렸다. 꼬박 모은 월급을 코치한테 내밀며 제대로 배우고 싶다고 했다. </div> <div> </div> <div>운동을 하면서 토하는 것은 더 파이팅의 주인공들만 하는 줄 알았고, </div> <div> </div> <div>혈뇨를 보는 것은 훈련 중 심심찮게 목숨을 잃는 일본의 잔혹한 사나이 만화들에서난 나오는 줄 알았다. </div> <div> </div> <div>파워를 더 갖추고 싶어 헬스장에도 갔다. 기본적으로 매일 헬스와 배드민턴으로 몸을 움직였고 </div> <div> </div> <div>월수금/화목토를 분리해 헬스의 PT와 배드민턴 레슨을 받았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신경도 쓰지 못한 사이에 배에는 굴곡이 생기고 팔뚝을 휘감은 선명한 핏줄들이 생겨있었다. </div> <div> </div> <div>그 외모의 변화를 깨달은 것은 문득 지나친 짧은 순간이었고, 당시에는 관심도 없었다. </div> <div> </div> <div>레슨을 받은지 2년이 지났을 때에 클럽 시합에서 C조를 획득했고, 그 해에 나를 부추긴 형님의 이마에 셔틀콕을 꽂아버렸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 오른팔이 고장났다. </div> <div> </div> <div>침도 맞고 물리치료도 받았으나 더이상 채를 잡는 것은 무리였다. </div> <div> </div> <div>마침 집이 이사를 가면서, 나는 배드민턴을 포함해 운동을 끊게 되었다. </div> <div> </div> <div>할 일은 많았다. 운동에 매진하느라 늦춘 복학시기때문에 공부야말로 뒤쳐졌으니.</div> <div> </div> <div>2년간 단련한 몸은 고작 그 반도 안되는 시간만에 요요를 더해 나를 집어삼켰다. </div> <div> </div> <div>가장 큰 문제는, 나는 그때까지도 그러한 변화들을 인식하지도 못했다는 것이었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목에 종양이 생겼다. </div> <div> </div> <div>전신마취로 수술한 후 한 달 가까이를 침상에서 꼼짝도 못하며 보냈다. </div> <div> </div> <div>대화하면서 계단 열 칸만 올라가도 산소를 들이키느라 말을 멈춰야 했다. </div> <div> </div> <div>서있는 것 만으로도 식은땀이 옷을 앞뒤로 질척거리게 했다. </div> <div> </div> <div>강단을 부여잡고 비틀거리는 몸을 고정시키면서 논문발표를 마치고 나는 가까스로 졸업을 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드디어, 나는 백수로 접어들었다. </div> <div> </div> <div>누군들 자신이 백수가 되었음을 쉬이 인정할 수 있단 말인가. </div> <div> </div> <div>의도는 순수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더 빠르게 스텝을 밟고</div> <div> </div> <div>더 강하게 공을 쳐내고 </div> <div> </div> <div>더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친구들과 집 앞 PC방에 걸어갈 때 헐떡거리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별 기대 없이 역시 집 바로 앞에 있는 조그마한 헬스장을 찾았다.</div> <div> </div> <div>쭈뼛거리며 들어가 무관심한 시선들을 피해 가장 먼저 눈에 담은 것은, 스쾃을 하며 수건을 개고 있는 아름다운 여성의 뒷태였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2-에 계속...</div> <div> </div> <div> </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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