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자극적이라 일단 죄송합니다. <div>남자 의견이긴 한데, 면제자 입장에서 쓴 글이라 아무래도 일반적인 의견과는 거리가 있을 것 같아 그렇게 적었습니다.</div> <div><br></div> <div>일단 제 의견 자체를 듣기 전에 제 경험담 부터 들어주셨으면 합니다.</div> <div>혹시나 경험담에는 관심 없으실 분들을 위해 가로줄 쳐놨으니 그쪽으로 가서 의견만 읽으셔도 좋습니다.</div> <div><br></div> <div>전 간질 환자입니다. 사실 대단한 것도 없어요.</div> <div>해외 생활이 길었는지라 군대 문제를 특별히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데,</div> <div>막상 <span style="font-size:9pt;">대학 들어가서 전공을 정하려다 보니 이과 계열을 통한 대체복무가 끌리더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한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이 군복무 안한 사촌 때문에 피해본다는 소리까지 듣고나니 고려를 안할 수가 없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래서 무작정 들어가서 무작정 이과 과목을 들었다가 죽 쑤고 집안이 풍비박산 나더라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어마어마한 학비를 써놓고 학점을 그따위로 받아올 수 있냐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리고나서 얼마 안 가 간질 발작이 났습니다. 찻길에서 난 덕에 첫 발견이 늦어졌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래서 신고자한테 물어봤더니, 운전자는 그걸 보고 본인이 치었다고 생각하고 뺑소니 마냥 도망갔다더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 외에도 절 발견한 사람이 있었는데, 대학가인 덕에 술에 취한 취객 정도라고 생각해서 넘어갔다고 하더라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리고 미국 병원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좋은 말하기 어렵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래도 미국 의사들은 하나 같이, 20대에 발견 되는 경우도 잦고 MRI에 흔적이 보이니까 넌 epilepsy가 맞다 라는 통일된 의견이 있더라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런데 한국은 어떤지 아십니까? </span><span style="font-size:9pt;">제일 처음에 묻는 질문이 너 군대 갔다 왔냐는 겁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도대체 어떻게 간질이랑 연관이 있는 겁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래서 미필이다 했더니 갑자기 한다는 소리가 인생에 발작 한두번 정도 할 수 있다, 군대 갔다 와서도 이러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큰 병원을 알아봐 줄 수도 있으니 다시 발작이 있지 않는 이상 치료할 것이 없다는 겁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실제로 그 의사를 다시 만났을 때는 이미 늦은 상황이였습니다. 왼팔이 아예 날라갔더라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차에 치인 것도 아니고, 순수하게 제 힘으로 어깨를 날려먹었다는 모양입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병원에선 6개월 정도를 잡고 있었고, 한국에선 통원치료 포함 3개월 잡더라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x-ray 찍은 거 보니 대못 2개 잡아 넣어 고정하고 어깨 쓰는 일은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당연히 부모님은 배신감을 느낀다고, (솔직히 전 부모님한테 배신감 느꼈습니다, 그때까지 믿어주시질 않아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서울에 있는 대학병원 소견을 들어보자고 서울로 옮겼습니다.</span></div> <div><br></div> <div>그리고 그렇게 통원치료 하면서도,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게 답답하더라고요.</div> <div>수술 후 보호대 (보조대? 어깨를 쓰지 않아도 되도록 왼팔을 몸에 잡아줍니다)를 풀었을 무렵에 징병검사를 받았습니다.</div> <div>아니나 다를까 7급이라고 하더라고요. 재검사 해봐야겠다고.</div> <div>거두절미하고 5급 받는데 3년 걸렸습니다. <span style="font-size:9pt;">간질로 치료 시작하는데 2년 걸렸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간질인건 이미 파일 보고 알테고 발작이 심각한건 어깨보고 알 텐데 병무청 그런거 고려 안합니다.</span></div> <div><hr>여기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건 다름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사는 여성의 군 의식이 굉장히 떨어진다는 겁니다.</div> <div>의식 수준이 문제가 아니라 의식 자체가 없어요. 예산이 40조나 된다는데 여자 의견은 들어보지도 못합니다.</div> <div><br></div> <div>사실 저도 군면제인 입장에서, 예산이 어떻게 집행되야 된다 같은 세세한 부분을 따질 생각은 없습니다.</div> <div>당연히 저도 '넌 미필이잖아' 라는 소리로 의견 묵살당한 적도 많습니다.</div> <div>다만, 전 남자라서 군대라는 문제가 현실적으로 어떻게 다가오는 지에 대해 최소한 한번쯤은 고려를 해봤다는거죠.</div> <div>군대 가기 싫은건 누구나 다 알아요. 저도 몸이 만신창이 될 때까지는 뇌전증이 5급이라는걸로 행복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막상 온몸이 수술 자국이 되고 나니까 이런 생각이 안들 수 없더라고요.</div> <div>저도 미필이지만, 전 군 문제를 싫던 좋던 친구들과 말해야 하는 입장이고 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div> <div>그런데 이런 대화는 어째서인지 여자와 거의 통하지 않습니다.</div> <div><br></div> <div>전 매일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자폭하는 몸입니다. 미국 의사는 뇌가 전자레인지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하더라고요.</div> <div>그런데 지금 여성징병을 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생리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떨어진다는 이유에서 입니다.</div> <div>그리고 남자의 경우, 몸에 심각한 질환이 있을 경우 이를 스스로 증명해야 됩니다.</div> <div>결론부터 말하면 미필이여도 남자면 최소한 병무청 문 앞까지는 들렸다 와야됩니다.</div> <div>그래서 미필이면 병원에서 치료를 거부하기도 하고, 모든 사건사고의 자료를 직접 수집해야되는데다</div> <div>그렇다고 대구까지 KTX타고 내려가면 변호사랑 같이 중앙신체검사소에 입장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div> <div>(타이밍이 좋으니까 지금 까겠습니다, 법호사도 없는데 2심 운운하는 거 정말 역겹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럼 여성은 단순히 여자니까, 유전적으로 XX니까 저런 증명의 의무가 갑자기 사라진다는건데...</div> <div>말도 안되는 소리죠 그냥. 그런데 증명의 의무가 없는거랑 본인이 의견을 가지는 것과 무슨 상관이예요.</div> <div>본인도 세금내는 국민이면 본인이 내는 세금의 1/4이 어디로 흘러들어가는 지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게 말이 되나요?</div> <div>유전적으로 XX면 갑자기 국방부로 흘러들어가는 40조는 남의 돈이 되나요?</div> <div>군대에서 일어나는 비리는 사회 바깥으로 안나올 것 같나요?</div> <div><br></div> <div>전 이 부분이 불만입니다. 아예 평화주의자라 무장을 하지 말자는 의견이 아닌 이상</div> <div>본인 만의 군대에 대한 의견이 있을텐데, 지금까지 미디어에 나온 여성의 의견이라는 게 참 알맹이가 없어요.</div> <div>가산점이나 ROTC 같은 의견만 나오고, 문민정부라는데도 군대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없어요.</div> <div>지금당장 여성신문 가서 군대로만 검색해도 나오는 기사는 현재의 '남성군대'를 비판하던가</div> <div>해외의 '성평등 군대' 소식을 전하는 내용 밖에 없습니다.</div> <div>군인이 전부다 남자던 기계화되던 문제는 그게 아니라, 국민으로써 해당 사안에 대해 의견을 갖는 것 아닌가요?</div> <div><br></div> <div>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징병제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div> <div>남자는 싫던 좋던 민증 받기 전 부터 군대에 대한 문제를 피부로 접하는데,</div> <div>여자는 그런 문제를 선천적으로 겪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인식의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어요.</div> <div>그런데 그 인식이 아예 생기지 않는다는건 무언가 굉장히 잘못되었다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네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