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간간히 올라오는 그녀의 글에 매력적인 글솜씨를 감탄하며 나도 글 잘 쓰고 싶다 생각했는데</div> <div> </div> <div>2월에 책 발간했다는 소식 이후로 그녀의 글이 보이질 않네요.</div> <div> </div> <div>리리로로님 어디서 무얼하시나요.</div> <div> </div> <div>다시 재밌는 글 올려주세요.</div> <div> </div> <div>보고싶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래는 리리로로님의 글 중 '채변검사'</div> <div> </div> <div> </div> <div>내가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주기적으로 채변검사를 했었다.<br />첫 채변검사는 초등학교1학년에 갓 입학한 어느날이었다.<br /><br />매우 인자하고 기품있으신 여자담임선생님께서<br />교탁에 올곧게 서서는<br />"여러분, 내일까지 똥가져오세요" 하시기에 <br />어린 나이에 나는 채변검사라는 의미를 모른채<br />담임선생님의 취미가 똥수집인줄로만 알았었다.<br /><br />난 낯가림이 심한성격이라 별로 친해지지 않은 담임선생님께<br />내 똥을 갖다드린다는게 아직은 이른 것 같아서는 개뿔 그때부터 변비가 심해서<br />몇날며칠을 나만 똥을 내지 못했었다.<br />난 매일 아침마다 선생님께 아침인사대신<br />"똥가져왔니?" 소리를 들어야했고<br />그때마다 난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흔들 수 밖에 없었다.<br />그렇게 며칠이 지나가고...<br />선생님께서는 드디어 내게 최후통첩을 하셨다.<br /><br />"송이야. 안되겠다. 너만 똥을 안냈어. 빨리 지금 집에가서 똥눠서 가져와."<br /><br />난 선생님께서 건네주시는 채변봉투를 들고 5분거리에 있는 집까지 터덜터덜 걸어갔다.<br />하교시간이 아닌데도 집에돌아온 나를 보며 엄마는 깜짝놀라셨고<br />나의 자초지정을 들으시더니 화장실변기 옆에 신문지 한장을 깔아주셨다.<br />하지만 아무리 힘을줘도 응가는 나올생각을 하지않았고<br />급기야 난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어어엉 엄마 똥이안나와 으어어엉 나만 똥 안냈대"<br />라고 울부짖었다.<br /><br />순간 엄마의 눈은 매섭게 빛났고<br />자신의 딸이 남들에게 뒤쳐진다는 생각에서였는지<br />날 화장실에서 얼른 끌어내시고는 문을걸어잠그고 힘을주기 시작하셨다.<br />엄마의 힘주는 소리는 화장실문밖까지 들려왔고<br />나도 덩달아 손에 힘을주며 끙끙거리며 엄마를 응원했다.<br />그렇게 오분여의 시간이흘렀고<br />엄마는 이마의 땀을 훔치며 뿌듯한 표정으로 내게 채변봉투를 건네주셨다.<br /><br />난 너무나 기뻤다.<br />엄마가 너무나 자랑스러웠다.<br />그길로 난 채변봉투를 흔들며 학교까지 미칠듯한 속도로 뛰어갔다.<br />그리고 수업중인 뒷문을 열어제끼며<br />"선샌닌!!똥가져왔어영!!!!!!헤헷"<br />이라고 외쳤다.<br />선생님은 당황하셨지만, 애써 웃으시며 수고했다고 말씀해주셨고<br />그런 선생님의 고운 두 손위에 채변봉투를 올려놓자<br />갑자기 엄마야를 찾으시더니 집게손가락으로 채변봉투끝을 들어올리며<br />양호선생님께 가져다주라고 명하셨다.<br /><br />난 해맑은 표정으로 양호실에 달려가서 문을 열어제쳤는데<br />그곳엔 이미 나에 앞서 도착한 똥봉투들이 가득했다.<br />난 아직까지 살면서 그때처럼 여러사람의 응가를 본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br />그리고 그 무리속에 자랑스럽게 내 봉투를 끼워넣을 수 있었다.<br /><br />그리고 얼마후, 난 정상판정을 받았고 회충약을 먹지 않아도 됐다.<br /><br />그후로도 몇번 채변검사를 더 했던 기억이 나는데<br />그때마다 난 내것을 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br />오빠도 같은 초등학교였으므로 오빠것을 반띵해서 가져가거나<br />(서로 더 많이가져가겠다고 서로 더 푸느라 싸운기억도 난다.)<br />아빠가 출근전 모닝응가를 하실때 앞에서 기다렸다가 젓가락을 건네드리곤했다.<br />(나무 젓가락으로 퍼야하는데 아빠젓가락을 드렸다가 요단강에 발담그고옴)<br /><br />지금은 어른이 돼어서 채변검사를 할 일은 없지만<br />가끔씩 채변검사를 했던 순수한 옛 시절이 떠오를때면 밥맛떨어짐.<br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a target="_blank" href="http://www.liliroro.com/" target="_blank">http://www.liliroro.com/</a></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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