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정책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p><p>'10년간 경험을 쌓았으면 그걸 인정해 줄 수도 있지 않는가' 인데요..</p><p><br></p><p>간단히 설명하자면..</p><p><br></p><p>올해 의과대학을 졸업한 인턴이 있다 칩시다.</p><p>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또 드라마에도 그렇게 그려졌다시피 이 인턴쌤은 위로는 교수님, 레지던트(전공의), 양 사이드로는 병동 간호사, 중환자실 간호사, 응급실 간호사들에게 죽어라 치이는 1년을 살게 됩니다.</p><p><br></p><p>드라마에서 많이 나오죠?</p><p>인턴쌤들 환자 보라고 시키면 어버버버 하면서 간호사한테 이거 어떻게 해요? 라고 물어보는 류의 모습들..</p><p><br></p><p>그럴 수 밖에 없지요. </p><p>'경험'이 일천하니까.</p><p><br></p><p>하지만 그들이 언제까지고 그런 어버버한 인턴으로 살까요?</p><p>1년 후에는 그들이 각 과 레지던트 1년차가 됩니다.</p><p>물론 1년차때도 어리버리 타는 부분도 없지는 않지만, 최소한 3~4년차 이하의 간호사들에게 뭘 물어본다거나 하는 상황은 없어지죠.</p><p>사실 인턴때도 간호사에게 뭘 물어보는 경우는 의학적인 지식이 아니라 업무의 플로우를 몰라서 물어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p><p>레지던트 2년차가 되면 그런 일은 없어집니다. 아주 가끔 수간호사와 업무적 일로 다투는 일이 있거나, 아니면 수간호사 이하 간호사들이 의학적인 부분을 모르거나 하면 가르쳐주는 입장이 되죠.</p><p><br></p><p>3년만에 확 역전이 됐죠?</p><p>간호사 10년 20년 경험한다 해도 그 경험이 의사들의 '임상 경험' 몇년을 따라오지 못하는 이유입니다.</p><p>왜냐. 애초에 가지고 있는 배경 지식 자체가 다르고,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상황을 겪더라도 그 사건이 당사자에게 주는 임팩트의 차이는 넘사벽인 겁니다.</p><p><br></p><p>실제로 국시 갓 치고 인턴 들어온 학생들이 각과 레지던트보다 그 과를 제외한 다른 과의 지식은 더 풍부합니다. 배운 지 얼마 안됐으니까요.</p><p><br></p><p><br></p><p>간호사 간호조무사의 경우도 똑같습니다.</p><p>그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배경 지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그 배경 지식을 학교에서 4년간 차곡차곡 눌러 담는 겁니다) 아무리 경험을 오래 했다 한들 그것이 실제 임상 경험으로 취급되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p><p>간호사가 일정 기간 임상 경험을 하는 것과 간호조무사가 같은 기간 임상 경험을 하는 것과는 배우는 정도가 넘사벽인 거죠.</p><p><br></p><p>그리고, 의학적인 지식이라는 게 너무도 방대한 양이기 때문에 각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일정 시간을 두고 계속 반복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p><p>1학년 때 해부학을 배웠다고 거기서 해부학이 끝나는 게 아니라, 외과계열 과목을 배울때 계속 같은 내용을 주구장창 반복하기 때문에 그 해부학적 지식이 머릿속에 계속 들어있을 수 있는 겁니다.</p><p>정말 일부 천재들은 책 몇번 보고 나서도 시험 잘 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말 그대로 '시험'의 문제입니다. 그 지식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수년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p><p><br></p><p><br></p><p>정책이 만일 이대로 시행된다면 분명히 1급에서 간호사로 올라가기 위한 시험을 대상으로 하는 속성학원 또는 브로커들이 생겨나게 될겁니다.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입니다. 정 이 정책을 가지고 가야겠다면 반드시 수정안을 내놓아야 합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