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 left"><img style="border-bottom: medium none; border-left: medium none; border-top: medium none; border-right: medium none" alt="11.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1/13885771782gjkXXP8GD4YyVEQYNFjkiNeRQZ.jpg" width="720" height="5000"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예전 일워에서 본 일이다. 어느 벌레 하나가 잡담게시판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타자를 치고 글을 작성하며<br /> <br /><span>"황송하지만 이 아이디가 방충망에 걸렸는지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span><br /><span><br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게시판 사람들의 댓글란을 쳐다본다. <br /><br />많은 농부들은 벌레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키보드를 두들겨 보고 '벌레 또왔농?' 하고 내어 준다. <br /><br />그는 댓글이 써져있다는것에 기쁜 얼굴로 답변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br /><br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게시판을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자판기를 두드리며, <br /></span><br /><span>"이것이 정말 차단되지 않은 아이디 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br /></span><br /><span>다른 농부들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br /></span><br /><span>"이 아이디를 어디서 훔쳤어?" 벌레는 떨리는 목소리로 <br /></span><br /><span>"아닙니다, 아니에요." <br /></span><br /><span>"그러면 길바닥에서 주웠다는 말이냐?"<br /> </span><br /><span>"누가 그렇게 자기 아이디를 빠뜨립니까? 그러면 방충망에 안 걸리나요? 어서 댓글 주십시오." <br /></span><br /><span>거지는 손을 내밀었다. 농부들은 웃으면서 '근성있닭ㅋㅋ' 하고 던져 주었다. </span><br /><span><br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br /> <br />서서 그 아이디가 방충망에 걸리지 않았나 확인해 보는 것이다. <br /><br />거친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두드릴때 그는 다시 웃는다. <br /><br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키보드를 두들기며 방충망여부를 <br /><br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br /></span><br /><span>"누가 그런 아이디를 줍디까?" <br /></span><br /><span>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키보드를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br /></span><br /><span>"염려 마십시오, 신고하지 않소." <br /></span><br /><span>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br /></span><br /><span>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br /></span><br /><span>"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아이디를 줍니까?<br /><br />관심댓글 하나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관심댓글 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br /> <br />나는 하나 하나 가입하고 글을써보면서 방충망에 걸리지 않은 아이디 이름을 모았습니다. <br /><br />이렇게 모은 아이디를 다시 체크해 글을 쓸수 있는 아이디로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여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아이디 하나를 갖게 되었습니다. <br /><br />이 아이디를 얻느라고 여섯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br /></span><br /><span>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br /></span><br /><span>"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아이디를 만들었단 말이오? 그 아이디로 무얼 하려오?" <br /></span><br /><span>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br /></span><br /><strong>"악성벌레글 하나를 쓰고 싶었습니다." </strong> <br /><br /><br />- 피천득 선생님 죄송합니다. 아... 좋은수필에 벌레묻었어...ㅠ<br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