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좀 옛날의 일인데, 야구월드컵이 열렸을 때 </div> <div>그 선수들에게 병역혜택을 주느냐 마느냐 하는 일이</div> <div>세상의 화제가 되었던 때에, 모 포털사이트에 글 올리던</div> <div>어떤 초딩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기학교 선생님에게</div> <div>해보고 그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한적이 있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제가 어른들에게 엄청나게 많이 듣기로,</div> <div> 군대는 자랑스러운 국토방위 임무라고 했어요.</div> <div> 그리고 병역은 시민의 특권이며 영광이라고 하더군요.</div> <div> 그러면 그 좋은 혜택인 병역을</div> <div> 왜 국위선양한 사람들에게는 박탈하는 건가요?</div> <div> 병역이 그렇게 영광스러운 혜택이라면,</div> <div> 국위선양하여 좋은일을 많이 한 사람들에게는</div> <div> 더더욱 긴 병역기간을 주어서</div> <div> 혜택과 영광을 많이 주어야 하는것 아닌가요?"</div> <div><br /></div> <div><br /></div> <div>게시판의 사람들은 어처구니 없어하면서도 매우 흥미가 간다며</div> <div>결과가 궁금하다는 댓글을 달았고, 초딩도 활발히 답을 했다.</div> <div>아마 이 초딩은, 어른들이 자신에게 해왔던 주장의 허구성 및</div> <div>비논리성, 그리고 비현실성을 이미 다 알고 있었을 것이다. 뻔히 다</div> <div>알고 있었으면서...... 어른들의 이러한 논리가 입에 발린 소리이며</div> <div>엉터리 속임수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 논리를 선생님에게 물어봄으로서, </div> <div>선생님으로 하여금 그 논리의 모순 앞에 세워보고 어떻게 나오나 보자고</div> <div>하는 것이 그 초딩의 속셈이 아니었을까. </div> <div>초딩은 나름 준비를 했다. 선생님이 대충 질문을 피해갈 것에 대비해서</div> <div>다른 친구들이 여러명이 손들어서 비슷한 질문을 하거나 응답을</div> <div>요구하도록 했다고 한다. 그 때가 한참 전이니까 그 초딩은</div> <div>어쩌면 지금쯤 대학생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이 초딩은 하루쯤 지나, 선생님께 물어본 그 결과를 게시판에 올렸다.</div> <div>선생님은 굉장히 당황하면서 이런저런 말을 주절거리다가 </div> <div>결국 나중에는 아이들에게 무척 화를 냈다고 한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예전의 게시물이라서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지만, 선생님은 이랬다고 한다.</div> <div>군대는 고생스러운 거니까 국위선양한 사람은 면제해주는게 낫다고 했다가, </div> <div>"그렇게 고생스러운걸 왜 일반인들에겐 혜택이라고 주장하나요?" 라는 </div> <div>애들의 질문 앞에서는 </div> <div>"군대가 주는 특권을 너희들이 아직 몰라서 그런거"라고 했다가, </div> <div>그런식으로 모순된 말을 몇마디 하더니</div> <div>말 밑천이 떨어지자 동문서답을 계속 하고, 흥미를 느낀 아이들이 </div> <div>계속해서 분명한 응답을 요구하자 크게 화를 내면서 애들을 제압하여 </div> <div>넘어갔다는 것이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이해가 가는 일이다.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그 초딩 질문의 논리에 대해 </div> <div>긍정을 해도 말이 안 서게 되어있고, 부정을 해도 말에 모순이 생기게</div> <div>되어있었다. 어느쪽의 대답을 하더라도 선생님은 난처해질 수밖에</div> <div>없었다. 선생님은 결국 애들보는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입장에</div> <div>끼게 되었고, 그때문에 열받았던 것이다. 그걸 보면 그 초딩은 조금 </div> <div>짖궂은것 같기도 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사실 어른들의 자업자득이다.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강제로 부과되는 병역을 </div> <div>혜택이자 자랑거리라고 주장하는게 솔직히 말이 되는가. 처음부터 잘못된 내용을 </div> <div>얄팍한 말장난으로 속이려 들었기 때문에 </div> <div>이렇게 "진짜 진실대로 대답해야 할 질문" 앞에서는 </div> <div>긍정적인 얘기를 해도 말이 안되고, 부정적인 얘기를 해도 말이 꼬여서</div> <div>이도저도 못하는 입장에 끼이게 된 것이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군대가 힘들고 괴로운,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매우 부당한 부담으로</div> <div>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군대가 일반인에게 주는 부담을</div> <div>최대한 줄일 생각을 먼저 하지 않으면, 어떠한 기발한 궤변을 만들어내더라도</div> <div>결국엔 비웃음만 사게 된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군대에 대해 솔직한 설명을 못하는 사람이 (진실을 알면서도 솔직한 말은 </div> <div>공개적으로 못하는 사람이) 어디 그 초딩선생 한명뿐이었겠는가. 앞으로도 </div> <div>상당기간동안 우리는 그 초딩의 선생들과 같은 신세로 지내야 할 것 같다.</div> <div><br /></div> <div><br /></div></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