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핀트가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동물을 끝까지 버리지 않는 사람은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여워하는’ 사람이러고 생각함. 이 쪼끄마한 놈이 배부르고 등따신 데서 잘 살다가 밖에 나앉으면 어떻게 살겠어. 길바닥에 뭐 주워 먹는 애를 상상만 해도 가여워서 눈물이 핑도는 그런… 그저 동물 좋아 짱 좋아 이러기만 하는 사람들은 내가 키우던 얘도 좋지만 새로운 쟤도 좋고 쟤 좋으니 쟤로 갈아탈까 생각도 가능한 것 같은데. 가엽다 여기는 사람들은 내가 데리고 있는 지금 이 놈… 다른데서 고생한다 생각만 해도 씁. 이 새끼 내 옆에서 끝까지 고생은 모르고 살다가라 ㅜㅜ 생각부터. ㅋㅋ 물론 좋아와 가여워가 같이 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동물별론데 갸여워 하는 분들은 아휴 짐슴 키우는 거 아니야 하다가도 어쩌다 집에 동물이 생기면 결국 못 내보내고 키워서 그 동물은 그래도 안락삶을 살게 되던데, 동물좋아만 가지고 있으면 애가 버려질지 아닐지는 복불복이 되더라고요.
먼저 고맙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짧은 제 생각으로는 몇몇 더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 나와도 그냥 병원측에서 폐기하고 없다 해버리면 누구도 모르지 않나 싶은데도, 그래도 잔여백신 소소하게 남았다고 수고스럽게 등록해주시는 병원에 대한 감사요. 저도 너무 급하게 누르느라 기억도 잘 안 나지만 4-7개 정도로 숫자가 뜬 거 운좋게 성공했어요. 저 숫자 그냥 병원에서 귀찮으니 등록 안해야지 하면 안 떴을 건데…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무튼 덕분에 얀센 잔여백신 맞고 주말 약간 힘들었지만 잘 보내고, 곧 이케아 놀러갈 생각에 들 떠 있습니다. 물론 마스크 여전히 끼고요. 의료진분들, 병원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ㅎㅎ 근데 여잔데 급하게 신청하고보니 비뇨기과였어서, 백신 인증서 볼 때마다 비뇨기과 이름이 뜹니다. ㅋㅋ
참!! 병원에서 접종 후에 물 많이 먹으라고 했거든요. 마침 집에 수박 한 통 잘라서 쟁여둔 게 있어서, 입이 심심할 때마다 무조건 수박 꺼내서 먹었어요. 수분 충전도 되고, 몸도 시원해지고 진짜 큰 덕 봤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집은 저 반 통, 신랑(저보다 하루 늦은 토요일에 접종) 반 통, 이렇게 나눠 먹었어요. ㅋㅋ
저도 금요일 오후 4시 쯤 잔여백신 얀센 맞았어요. 제 개인적인 부작용 일지도 써보겠습니다.
접종 후 약 8시간 후부터 반응이 온다고 했는데, 정작 그 날 자정이 되어도 별 반응이 없어서 일단 잤습니다. 토요일 오전 9시(17시간 후) 일어나니 슬슬 앞머리쪽이 쎄한 통증이 올라오고, 팔다리에 약간 근육통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두통이 그리 심하진 않고, 팔다리는 손가락으로 피부를 쓱 쓸면 촉감이 약간 따갑게 느껴지는 정도였어요. 같은 날 오후 4시(24시간 후)부터 앞머리가 좀 더 쏴~~~ 한 느낌으로 열감이 올라오는데 힘들진 않아서 그냥 수건에 물 적셔서 대충 올려놓고 누워서 티비나 봤어요. 그 상태로 쭉 있다가 잠들고, 오늘 일요일 아침 10시(42시간 후)에 일어보니 모든 몸살 기운이 싹 사라졌습니다.
전 30대 여자라 주변에서 걱정 했어요. 30대 여자가 부작용 쎄게 온다고. 근데 사실 부작용이 오긴 했지만 힘들 정도는 아니었어요. 이 정도는 견뎌보고 좀 더 아파지면 타이레놀 먹어야지 했는데, 딱 거기까지만 아프고 다 사라졌네요.
대신 주사 맞은 팔의 통증은 꽤 거슬리게 아팠어요. 급하게 팔을 훅 들어올리면 악! 소리는 날 정도로 아팠습니다. 팔을 천천히 사용하면 무거운 물건 드는 것도 가능은 했어요. 급하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좀 힘들었습니다. 사실 그것도 어제까지였고 일요일 오늘은 그냥 약간 욱씬거리는 느낌만 남았어요.
몸 컨디션도 돌아왔고 코로나 걱정도 좀 덜었고, 기분이 정말 상쾌합니다. 아직 못 맞으신 분들도 잔여백신 꼭 성공하시길!
제가 신행을 알레스카 크루즈 여행으로 가면서 유일하게 추가금내고 신청한 프로그램이 고래 구경이었거든요. 고래 못 보면 전액환불이라고 홍보하길래 와 얼마나 자신 있으면 이렇게까지 하나 싶어서 신청했는데.... 레알 개쩔........ 혹등고래 와 진짜 너무 멋지고 아름다웠어요. 덤으로 범고래까지. 진짜 신기한 건 자기들끼리 돌아다니다가 사람탄 배가 슬그머니 가면 마치 어이 왔냐 하듯이 점프쇼를 하더라고요. 기회가 생기면 진짜 강추요. 크루즈 자체가 좀 큰 맘 먹기 전엔 힘든 여행이긴 하지만(근데 생각보다 쌈)
제가 젊었을 때는 댓쓴님 같은 말을 들으면 약간 냉소했었어요. 아이가 았어서 힘들지면 아이가 주는 행복이 더 커서 살만하다 같은 말이요. 근데 이제는 아직 완전히 공감을 못하더라도 어떤 방향과 의미로 저런 말씀을 하시는 지 알 거 같거, 그게 또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거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의외로 늦은 나이에 낳은 분들이 많음에 좀 위안을 얻게 되었고 또 다른 종류의 행복을 위해서 한 번 도전은 해보기로 했습니다. 감사함다 ㅎㅎ
낳고 싶어도 쉽지가 않네요. 고민의 시기가 너무 늦은 거 아닌가 후회도 심합니다. ㅜㅜ 어쨌든 시도는 해보자고 했어요. 끝까지 낳기위해 모든 것을 다하자 보다는 그냥 덮고 포기를 해버리진 말자의 마인드로 늦은 만큼 오히려 심적인 여유를 가지규 출발하기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