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서 돈을 벌 수 있는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그야말로 분세질속하는 마음이 듭니다. 가난한 자들의 피고름으로 자신의 궤짝을 채우고 피눈물로 기름진 음식을 만드는, 부당하게 약자를 핍박하는 강자들에게 분노하는 마음으로도 지치고 피곤한데... 이런 이야기는 정말 뒷맛이 쓰네요. '어떻게 생각해보면 공포다.'라고 평가할 수도 있는 글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절박한 현실을 닮은 진짜 공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말 흉악하기로 소문난 흉가에 가서도 무서움을 느껴본 적이 없지만, 먹고사는 것들이 뒤를 쫓아와 덜미를 잡히는 기분이 들 때의 공포는 아직도 몸서리쳐지고 잊혀지지도 않고, 지금도 그렇게 멀지도 않은 문제인지라 더욱 그렇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1. 3번과 거의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군대에 있을 때였어요. 모포를 일광시킨다고 안보관 옥상으로 옮기는 일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제가 막 상병이 되었을 즈음이었는데, 저희 분대 분대장이랑 같이 가던 도중 안보관 옥상에 웬 흰 옷을 입은 여자가 정말 신명나게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옆모습을 보고 있었어요. 헛것을 봤다고 하기엔 너무 밝은 대낮이었습니다. 전 그래서 같이 가던 분대장과 주변 다른 병사들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분대장님, 안보관 위에 저 여자 뭐하는 사람입니까?' '안보관 위에 어디, 어디를 말하는건데?' '지금 저기 안보관 바로 위에 있잖습니까. 열심히 춤 추고 있는데...' '어딜 말하는건데? 진짜 니 지금 장난치는거 아니제?' 저도 어이가 없어서 순간 분대장과 얼굴을 마주봤습니다. 이 사람이 지금 농담하나, 하고요.
'아니, 바로 저기 있는 저 사람이 안보이...'
다시 고개를 돌려보니 거기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원래부터 아무 것도 없었던 것처럼. 그리고 가만 생각해보니, 모포를 일광시키느라 온 병사들이 득실거리고 있는데 제 눈에는 순간 아무도 보이지 않고 그 여자만 보이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옥상에 난간? 같은 것이 있는지라 발이 보일 수도 없는데.
2. 대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대학은 쓸데없이 넓고 광활한 곳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희 단대 건물은 4층의 낡은, 그러나 가장 학교의 가운데 부분에 있는 건물이었습니다. 저희 학과의 과방은 4층에 있었습니다. 걸어서 스무걸음 남짓한 곳에 있는 스카이라운지는 담배피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밤이면 지친 4학년들이나 제가 담배를 피러 자주 나가는 곳이었습니다. 문득 혼자 담배를 피우러 나간 새벽에, 라운지 난간의 밖에서 한 여자 아이가 저를 보고 생글생글 웃고 있었습니다. 저는 같이 피식 웃어주며 담배에 불을 붙이고, '거 참 묘한 곳에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공공의 적에 등장하는 조규환의 아버지를 보며, 조규환의 악행이 추호도 용납될 수 없음은 자명하지만 그의 비뚤어진 인성에 부친의 탓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저 '너는 모른다'고 윽박지르는 모습, 아무리 좋은 일이라지만 당신의 자식과는 전혀 소통없는 일방통행들까지..
이 선생님도 정보가 없어 확실친 않지만 어쩌면 집에서 그와같진 않았을까 합니다. 자식이 서슴지않고 패륜적인 언행을 하는데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훈계가 아닌 동조라니. 인간을 만들고 싶은 제자들에게는 짜장면에 등록금에 거금을 다 주신 선생님이 자녀에게는 따귀일 뿐이라니.. 좋은 선생님이 좋은 아버지이기까지 한 것이 많이 힘드셨을까요? 문득 글 속의 선생님을 너무 매도하는 것은 아닌가 싶지만 그런 생각이 들어서 해보았습니다.
정말로 가슴 아픈 이야기입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평생을 헌신했지만 정작 가족들에게는 사랑받지 못하고 쓸쓸하게 떠나간 선생님. 어쩐지 이야기는 영화 공공의 적을 닮았는데 몹시도 슬픈 기분이 들게 한다는 점이 다르네요. 자식의 손톱을 죽어가며 주워먹은 공공의 적 조규환의 어머니, 주인 아주머니를 만나고싶지 않아한 선생님. 부모의 사랑은 어디까지 자식을 이해할 수 있는걸까요. 저 사랑을 성태에게도 평소에 쏟아주었더라면...하는 아쉬움도 드네요. 잘 읽었습니다.^^
사주를 격국으로 푸는 분들은 격에 따른 천적을 논하시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일주 천간의 오행으로도 천적을 논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사주의 좋고 나쁨 또한 마찬가지 맥락에서..
보살이니 무당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대개 무당들은 시간은 묻지 않는 경우들이 많기도 하고 사주를 오운육기로 풀어 얘기하는 경우도 잘 없어서..
태클같은 태클이 되어버렸는데 결단코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ㅠ문화류씨님의 오랜 팬인지라 이 부분에서 왠지 혹시 모를.. 뭐랄까요. 명확히 설명이 안되네요... 아무튼 꼭 태클이 걸고 싶어서 그런건 아니라... 그냥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서 얘기 나누고 싶었습니다ㅠ
끝으로 잘 읽었습니다. 인간이 짓는 업의 보를 이렇게 눈에 띄게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그렇다면 저는 절대 살아있지 못하겠지만요.^^;;
굉장히 오랜만에 여길 들렀는데 반가운 글이 있네요.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에 뻔하다 싶은 전개라 느낄 이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뻔하다 싶은 이야기는 그것이 빈번하게 주변에 있다는 말에 다름아니겠죠. 죽고싶게 괴로운 마음, 고단하고 지치는 일상에서 탈출하고픈 마음, 죽어서도 자손을 지키려는 마음, 살아서의 모든 삶 동안 오직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 너무나 고단하고 지친 하루를 보내고 누워서 공허한 기분이 들던 순간, 제게도 언젠가 있었던 익숙한 일들이 떠올라 차분해집니다. 사방이 어둠에 잠겨도 다시 빛을 향해 일어서기를 기도해봅니다. 작가님도, 저도, 공게의 모든 분이 그러실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