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오유에 로그인하여 댓글 남겨요. 오유를 하지 않겠다 마음 먹고 있었는데...그 때의 마음이 지금 유구무언님의 마음과 비슷할까 싶기도 합니다.
어제 잠깐 확인할 것이 있어서 들어왔다가 아내되시는 분의 글을 읽게 되었어요. 처음에 아내되시는 분이 글 올리셨을 때에는 남편분이 돈으로 옭죄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너무 답답한 나머지..우리 가계지출도 찾아보고 그랬어요. 그러다 남편분이 올리신 엑셀표라던지 입장부분 읽어보며 공감가는 것이 있더라구요. 보험부분도 외벌이하는 집안 특성이 잘 드러난 부분인데, 글을 지우신 뒤에 좋게 마무리된 내용은 덮어두고 댓글로 공격받고 있어서 좀 안타깝고 그랬네요.
이번에 부부가 섭섭해하고 오해하게 된 것은 생활비로 쓰이는 비용을 분류해놓지 못해서 생긴 일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꼭 아내분이 집안의 가계를 다 넘겨받고 관리해야한다는 생각은 안듭니다. 남편분이 올리신 엑셀 파일 봤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뭉뚱그려서 올려놓으시긴 했지만, 수입대비 지출의 비중을 잘 나눠놓으셨다는 생각이 들었고.. 생활비라는 항목만 잘 구분해서 공동지출 통장을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입이라는 것이 보통의 노력과 보통의 고됨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지요. 저는 프리랜서이고 맞벌이 가정이라, 외벌이 하는 집 보면..그 집 아내가 부럽기도하고 남편분들이 애잔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인정받고 싶고 위로 받고 싶은 감정을 연이은 감정에 대한 폭력과 말싸움으로 이어가시는 것은 자중하셔야할 것이라 보아요. 아내분도 집에서 한끼도 먹지 않고 출근하는 남편이..지금은 당연하게 느껴지시겠지만, 그 속에는 "바빠서 아침 한 끼 할 시간 없어서" 외에도.. "번거롭게 아침부터 내 밥상차리게 하지 않고 한시간이라도 더 자라"는 마음도 읽으셨으면 해요. 저희 집도 남편이 영식씨거든요. 제가 일하니까..저는 아이 아침밥과 저녁밥만 챙기면 되요. 근데 그게 편하지는 않습니다. 한끼도 식사를 안하는 남편의 섭섭함은 대화든 표정이든 태도든..어디에든 묻어 있기 마련이거든요. 한번쯤은 아내에게 아침 한끼든 주말의 한끼든 대접받고 싶은 그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고마워해주고..그랬으면 좋겠네요.
400+α 라고 하셨는데, 많은 분들이 그 정도면 꽤 넉넉한 살림이다 하시는 것 같아요.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고 있으면, 넉넉한 삶은 아닐거라 생각이 들어요. 아내분도 나머지 300에 대한 오해로 넉넉한데 왜 적자가 나고 있고, 나의 삶은 이렇게 궁색할까 싶으실거에요. 가계 전반을 살펴보시면 전혀 넉넉하다 볼 수 없다는 생각 하실거에요. 이제 오픈하셨으니, 누가 관리하든 쭉 오픈해야한다고 봐요. 그리고 각자에게 쓸 수 있는 용돈(차비를 제외한) 20만원씩은 있어야 모으는 맛도 있고 쓰는 맛도 있을거라 봅니다.
"아내는 오늘이 행복해야하는 사람이고, 나는 내일이 행복해야하는 사람이다." 라는 문구가 마음이 아프네요. 공감되고..고개숙여지고 그렇습니다. 그러나, 같이 행복해야하겠죠. 아내분도 담담하게 써내려간 글이지만 그간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며 바뀐 자신의 생활과 행색에 많은 스트레스가 있었을거에요. 때로는 그런 부분도 잘 캐치해서 챙겨주세요. 아내의 체면이 나의 체면이 됩니다. 아내분도..남편분의 체면을 지켜주세요. 친구들에게 한번쯤 큰 배려해주고 싶은 마음은..건들건들하게 겉치례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큰 마음 먹고 한번쯤 해보는 행동이거든요. 굳이 친정부모님과의 식사자리와 그 때의 사건을 비교할 수 밖에 없도록 근시간 내에 일어난 일이지만, 별개의 일로 두시길 바래요.
오늘 올려주신 글 보며, 많이 안타깝고 그래요. 경제활동하느라 망가지는 건강과 내 삶..가정에서의 나의 위치, 함께하기로 한 배우자와의 미래에 대한 불안함..해결해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보여서 안타깝고 위로해드리고 싶고 그래요.
무튼 힘내세요. 남편되는 사람과 15년째 알고 지내는 사이인데도......................이 사람을 모르겠어요. 서로가 보는 모습이 다-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많이 사랑해주고 다독여주고..아껴주시길 바래요.
그분과 군게는 관련없습니다. 지금 이 글도 그분과 관련 없는 글이었구요. 육게에서 벌어지는 여러 분쟁에 군게에서 활동하던 분이 오셔서 몇번 글을 남기고 삭제하는 일이 있어서 댓글로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고요, 말씀하시는 분과 이 글과 군게는 관련없어요. 그 분은 별개로 제 글에 댓글 달아놓은 것이에요. 이 댓글을 보고 오해하시는 분 계실까봐 댓글드립니다.
며칠 속앓이를 하며 오유 내에서 끊임없이 내 주장을 하니, 과해지는 면이 없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오늘 게시글로 오유가 집단지성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그것이 매번 이성적으로 옳은 방향일 수는 없다는 글을 썼었는데, 그렇다해도 제가 좋아했던 공간이기에 유치하지만 글도 올렸어요. 오후에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을 하다말고 생각해보니..나도 조심할 것이 많았고 내 안에 있는 분노가 많구나 하는 생각 듭니다. 댓글 정말 감사해요. 분란에 한 몫을 차지하였다는 생각을 하며,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일이 일어나고 나니, 멀리서 보니 좀 낫네요. 제가 상처준 분들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해보기도 하구요. 오유를 하면서 내가 어떤 기분이었나를 계속 생각도 해보고 그러네요. 저역시 복잡미묘하고 한가지로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이 계속 올라와요. 다시한번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