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말씀드렸어요? 여친과 동거하려고 학교 때려치고 공장 다니려고요, 이렇게 말씀해보세요. 어느 부모가 말리지 않을까요? 그것도 여친의 좋은 점은 속궁합이 맞는 거 하나 뿐인데. 여친보고 내 아들 홀려낸 년이라고 난리날 겁니다. 여친 부모님은 어떻고요? 어린 딸이 동거한대도 말리지 않는대요? 어린 나이에 동거해서 살면서 앞으로 인생이 어떻게 될 거 같아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좋은 직장 갖고, 결혼하고 잘 살 거 같은가요, 아니면 여친이 바람피고 막장 드라마 찍고 헤어지고, 돈도 학벌도 직업도 아무것도 안 남을 거 같은가요?
아.... 일본남자예요? 일본남자는 너무 소극적이거나 너무 적극적이거나 (바람둥이), 극단적으로 달라서.... 중간은 별로 없더라구요. 일본에 몇 년 사셨다고요? 일본사람들 잘 이해 하시나요? 전 일본 남자들이 제일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이었어요. 일본 사람들 말 하는거 곧이 곧대로 믿었다가 뒤통수 맞은 것이 얼마나 많은지.
일단 위에 말한 거로는 일본남자나 어느 다른 나라 남자라고 해도 그냥 하는 소리 이상은 안보이니까 지나치게 해석하지 마세요. 그리고 같은 문화 사람도 장거리는 힘든판에, 문화차이까지 있는 외국에 사는 사람이랑 연애하는 거는 정말 말리고 싶어요.
저도 일할때는 죽어라 일하고, 번아웃되면 또 한참씩 아무것도 못하고 그러는 사람이라서 좀 공감이 가네요.
제 경험으론 여행을 많이 다닌게 도움 된거 같아요. 여행도 다녀왔다고 하셨는데. ... 음. ... 더 다녀 보세요. 해외여행 같은 거요. 오래동안 가는거. 운동 하세요? 등산이라든가, 야외에서 하는 활동적인 운동을 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이왕이면 다른 사람들도 만나서 즐길 수 있는 운동동호회같은 것도 좋고요. 무기력증이나 우울증에서 벗어나는데 도움돼요. 심리상담도 계속 하시고요. 이전처럼 일해야 한다는 강박감과 불안감도 있으실테니, 본인 마음을 이해하면 도움이 될 거예요. 그리고 일하는 동안 하고 싶은데 못했던 거 리스트 만들어 보셨나요? 리스트 만들어서 하나하나 해보세요. 숙제하듯이 하다보면 좀 한(?)이 풀릴거예요.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인데, 데이트를 한다고 해서 그게 연애가 되지는 않아요. 데이트라는 말은 일반적으로는 서구권에서는 이성으로 만나자는 말이긴 한데, 작성자님 경우에는 그냥 외국에 사는 여사친이랑 flirting 하는 거예요. flirting 잘하는 남자는 여사친에게 데이트 하자는 말도 하고 로맨틱한 말도 잘하고 그럽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여자랑 매일 연락한다고 해서 그걸 연애감정으로 생각하는 순진한 서구권 남자들은 별로 없어요. 서구권 남자들은 어려서부터 연애 비슷하게 많이 하기 때문에 순진하게 장거리로 홀딱 사랑에 빠지고 그러지 않아요. 사회성이 정말 없는 남자이거나 바람둥이거나 한게 아니면요. 그 남자는 그냥 외국 여자랑 재밌게 노는 것이 좋은 것 뿐이예요.
조건이 좋아져서 여자가 많이 붙는 건 사실일 거 같은데, 거기 대해서 너무 지나치게 비판적으로 보시지는 않으셨음 좋겠어요. 저는 여자인데도 제가 조건이 좋았을때 남자가 많이 붙고 제 조건이 안 좋았을때는 남자가 전혀 안 붙었어요. 남자들이 조건만 따져서 연애하자고 한 것은 아니고, 조건이 좋으면 매력적으로 보이니까 쉽게 관심을 끌게 되는 거 같아요. 일반적으로 대학생때는 외모가 좋으면 일단 관심을 끄는데, 대학 졸업하고서는 직업이 가장 매력의 중요한 부분이 되죠.
지금 관심 가져주는 여성분들이 "조건때문에" 작성자님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인지, "조건이 좋아서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인지는 누구도 모를 거예요. "조건때문에만" 좋아하는 여자라면 조건이 사라지면 떠날 사람이니 만나지 말아야 하지만, "조건을 비롯해서 매력적으로 보여서" 관심 가지는 분들은 만나보면서 다른 점의 매력도 서로 느끼는지 서로 잘 맞는지 알아가시면 될 거 같고요. 작성자님이 가진 직업도 님의 일부분이니까 자신과 별개로 생각할 것은 없고 그냥 자부심을 느끼시면 되고요.
만약 여자가 직업때문에 날 좋아할 거다라고 의심이 많이드시면 같은 직업을 가진 분을 만나시면 고민이 안 되시겠죠? 그 경우에는 직업+다른 매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니까 의심이 안 들 거예요. 물론 난이도는 올라가겠죠.
옛날에 고시 패스한 남사친에게 "이제 우리 만나면 되겠네?"라고 했더니 바로 연락을 끊어버렸던 기억이 나네요. 난 '이제 공부 안해도 되니까 시간 나니 만나면 되겠네'라고 한 것인데, '고시 패스했으니 사귀자'로 오해한 거 같더라구요. 제가 말을 잘못한 거같은데, 오해를 사서 억울하네요 ㅎㅎ 지레 짐작 마시고 일단 사람은 많이 만나 보세요.
승진 시험에 관련해서는 남친에게 어떤 조언도 하지 않고 그냥 맞장구쳐주고 들어주는 것이 좋아요. 원래 남자는 문제해결 중심, 여자는 공감 중심이라는 얘기가 있쟎아요? 작성자님은 지금 성별은 반대이지만 똑같은 상황이예요. 남녀를 불문하고 상대방의 일이나 직장에 대해서 조언하는 건 좋지 않아요. 애인이 아무리 현명해도 본인보다 상황을 더 잘알지도 못하고 조언이 쓸데없는 걸로 복장만 지르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남친이 직장일로 고민하면 "어머? 어떡해? 속상하겠다" 이 정도로 리액션해주고 스스로 문제 분석하는 거 들어주고 결정을 지지해주는 것이 젤 좋아요.
옷 입는 거 관련해서는 작성자님이 "이럴 땐 이러해야 한다" 이렇게 가치관을 주장하신 것이고, 그렇게 하면 아무리 곱게 말해도 듣는 사람은 가르침 받는 거 같이 느껴져서 반감이 들어요. 그러면 그 점에 대해서 오히려 반항하게 되죠. 그렇게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지 마시고, 비슷한 상황이 있을때 그냥 옷을 한 번 잘 입혀 주세요. 남친이 한 번 옷을 잘 입어보고 거기 대해서 좋은 경험과 감정이 생기면 그 다음부터 자신이 생각을 바꾸게 될 수 있어요.
사랑은 돈을 쏟아 부어서 사는 것이 아니예요. 내가 좋아하는 마음이 있고, 상대가 좋아하는 마음이 있으면 서로 마음이 만나면서 사랑도 하고 연애도 하는 거예요. 여자를 배려하고 잘 해주고 싶은 것은 좋은 것인데, 작성자님은 정도가 너무 심해요. 그런식으로 호구짓을 자청하면서 여자를 사귀려고 하면 좋은 여자는 달아나고 나쁜 여자만 꼬여요.
그 여자분은 작성자님을 사랑하는지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요. 보통 여자들은 남친이 그렇게 능력 밖으로 돈 쓰면 남친 걱정하고 돈 쓰지 못하게 해요. 그런 배려 조차도 안보이는데, 이건 의도적으로 벗겨먹는 사람 아닌가 의심스럽네요.
작성자님이 하는 행동은 사랑일까요? 그 여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집착하고 안달복달하는 것만 보이지, 그 여자와 어떤 교감을 가지고 서로 애정을 키우는 걸로 보이지 않아요.
그렇게 몸이 하나가 되면 이성적인 건 차례로 맞춰져가게 되어 있다고 생각함. ---> 음....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속궁합이 아무리 환상적이어도 연애 잘 안되는 경우 많아요.... 그리고 남자나 여자나 몸정에 이끌려서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신세 망치는 경우도 많아서, 좋은 사람인지 먼저 알고서 섹스하는 것이 안전하지 섹스부터 하고 서로 맘을 맞추어간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