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계단공포증 있어요!! 처음 알게 된게 초5 학년때였는데나선형 계단이 너무 무서워서 네발로 기어 올라갔어요...; 그 이후에도 계단 올라갈때 부축받듯이 양옆에서 누가 안잡아주면 못올라가기도 하고.... 지금 30대 중반인데도 손잡이 없으면 계단 못 다녀요 하다못해 옆에 벽이라도 붙잡아야 돼요 ㅠㅠ 열심히 훈련한게 이 정도 ㅠㅠ 계단 아무것도 안잡으면 두개 정도밖에 못 올라요;; 저만 그런게 아니어서 왠지 반갑네요 ㅠㅠ;;
저는 할아버지께서 알콜성 치매셨어요. 그런데 그 전부터 알콜중독이셔서 치매로 넘어가는 단계를 인지하지 못했었죠. 식탐도 엄청나셨고 길잃는 것은 다반사, 대소변을 옷에 지리는 행동들 마저도. 그래서 치매 검사를 할수도 없는 단계까지 진행되셨었어요. 할아버지께서 젊은 시절 권투를 하셨다고 하시는데, 안그래도 힘 세신 분께서 치매 걸리고 나니 힘이 더 장사가 되셔갖고 새벽에 티비 집어던지고 장롱 옮기고... 새벽 3시에 티비볼륨 100까지 틀어놓고... 한겨울 영하10도 떨어지는 날 새벽에 런닝에 팬티만 입고 밖에 돌아다니셨어요. 그래도 아빠는 장남으로서 당연히 모셔야 한다고 하셨어요. 아빠는 일나갔다 밤에 술마시고 들어오시니 처참한 환경을 못봐서 그러셨죠. 할아버지가 엄마때리고 저 때리고. 엄마는 디스크수술 (비오는날이면 할아버지께서 길거리에 주저앉아 우셨는데 엄마께서 할아버지 들쳐업고 옮기시다가 디스크가 심하게 왔어요. 아직도 후유증있고요) 하셔서 힘든 일 못하시고. 저는 20대 초반이었는데 취업 포기했어요. 할아버지 뒷바라지 하느라. 할머니는 제가 능력 안돼서 취직도 못하고 저 ㅈㄹ이라고 주변에 다 욕하셨지만... 여튼 할머니는 할아버지 신경 안쓰고 교회 다니시고, 저보고 할아버지 돌보라고 하셨어요. 나중엔 할머니도 뇌경색으로 쓰러지셨지만요... 그러던 어느날 할아버지께서 새벽에 제 방에 와서 제 목을 졸랐어요. 그 이후로 아빠가 저보고 문 잠그고 자라고 하시다가 한 일주일 후에 할머니 잠 못주무시고 힘드시겠다고 하시면서 시설에 모시자 했죠. 근데 치매검사도 못한 노인을 누가 받으려 하나요. 딱 봐도 심해보이는데. 결국 한달에 70만원 정도 하는 저렴한 시설에 모셨다가 거기서 사고나서 소생실 가셨다가 중환자실에 한달 넘게 입원해 계시고... 근데 치매가 너무 심해서 병원서 쫓겨났어요. 병원 옮긴다니까 간호사들이 너무 좋아서 표정관리가 안되더라고요. 그렇게 병원 서너군데 쫓겨나고 마지막에 요양시설 갔는데 일주일만에 돌아가셨어요. 아마 식사를 안 주신거 같다고 하는데 심증은 가지만 물증은 없었죠. 아마 아빠의 고집이 없었더라면 가족이 덜 고생했을 테고 어쩌면 치매검사도 간단히 하실수 있었을지도 몰라요. 시설에 모신다는게, 부모님을 버리는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본인이 희생할 게 아니면 고집을 부려서는 안된다 생각해요. 저희 아빠 경우도 본인이 장남이라 아버지 모셔야 한다 우겼지만 실질적으로 희생된건 엄마랑 저였거든요. 주변에서는 저보고 효녀났네, 심청이네 했어도 제 20대는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 간호 하는데 다 써버렸어요. 그리고 20대 중후반부터 사회생활 하나 했더니 20대 후반에 제가 암에 걸렸죠. 이야기하다보니 제 하소연이 됐네요...;; 여튼... 치매노인 모시라고 주변에서 강요, 권유하면 안돼요. 겪어보신 분들은 다 알거에요. 그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시설에 모시는지도요.
기억나네요. 투표하고나서 인터넷으로 투표율 70퍼 넘었을라나 계속 보다가 70퍼 넘은거 보고 됐다!! 하면서 간만에 데이트겸 영화보고 저녁으로 파티해야한다며 훈제오리랑 샐러드 만들어 티비앞에 앉아 먹으며 시청하기 시작했는데.... 결과가 나올 수록 내가 지금 뭘 씹어먹고 있는건지도 모르겠고 결국 둘다 얹혔죠. 남편은 토하고 저는 울다 자고... 남편은 아예 잠을 못자고 새벽 내내 멍하니 앉아있다가 진지하게 이민에 관해 이야기 했었어요. 이번에는 어처구니 없이 표 뺏기는 일은 없어야죠. 될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남편이랑 무도 보다가 해당 내용에서 둘다 놀라지 않고 무덤덤하게 봤다는 거에 더 놀랐었어요. 그게 그만큼 당연하게 생각되고 있었던 거죠. 어느 순간부터, 힘든게 당연하고 철야가 당연하게 되어 버렸어요. 남녀 상관없이 말이죠. 회사에서 쓰러져도 산재처리 되지 않고, 잠깐 엎드려 있다가 다시 일하고 야근하고 철야하고... 야식은 조그마한 컵라면 한개. 사치좀 부린다 하면 삼각김밥이랑 소세지. 이렇게 힘들게 번 돈은 생활비로 다 나가버리고 새옷 산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네요. 그래도 좋아하는 일 한다는 걸로 버팁니다. ㅜ
.... 어딜가나 다 있네요 저런 부류. 제 경험이 갑자기 생각났어요. 저는 대학 수석으로 들어갔는데 집에 돈이 없어서 항상 장학금을 받아야 했고, 용돈이 없어 늘 점심을 굶었거든요. 어느날 평상시처럼...이기도 하지만 몸이 아파서 밥먹으러 가자는 언니에게 "언니 저 몸이 안좋아서 조금만 엎드려 잘게요 죄송해요"이러고 잤어요. (같이 밥먹으면 만원 넘게 깨지는데 지갑엔 천원 정도밖에 없으니...) 근데 그 언니가 식사 다 하고 저를 흔들어 깨우더니 "문제 푼 거 보여줘" 이러더라고요. "무슨 문제요?" 그랬더니 "너 공부할라고 밥 안먹은거 아냐?" 이러던..... 저 그날 열이 펄펄 끓고 있었는데;; 스벅 커피 빨대로 쪽쪽 빨던 그 언니가 별꼴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가고 그날 제가 굉장히 치사하다는 소문이 돌았어요 ㅡㅡ 혼자서만 장학금 독차지할라고 발악한다고. 그래서 전 대학다니는 내내 친구도 없고 그래서 결국 공부만 하며 지냈어요. 솔직히 안외로웠다 하면 거짓말인데, 그런 부류라도 같이 어울리면 덜 외로울까 생각했긴 한데 어차피 졸업과 동시에 다들 연락 끊기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