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왓챠 그냥 내 기준으로 수십 개에서 백 개 이상 영화 별점 매겨놓고 -볼만한 건 3.5점 이상, 굳이 볼 가치가 없다 싶으면 2점 대충 이런 식- 마음에 안 들거나 볼 가치가 없다 싶은 영화들 2점 이하로 매겨놓으면 믿고 거를 영화는 거의 대부분 그 점수대에서 예상 별점 찍힙니다.
대충 아무거나 선택하면서 영화를 보는 이유는 사실상 없고 -있다고 한들 그냥 시간 때우기 혹은 기껏해야 잡생각 회피- 영화든 책이든 좋은 작품을 보는 이유는 깊이 음미하거나 생각하게끔 만드는 자극제를 얻기 위함 정도. 내가 좋아하거나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이 가장 좋겠지만, 대체할 수 있는 것 중엔 책 다음으로 좋고 흔한 게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같은 과잉의 시대엔 맹목적인 탐색의 시간을 줄이고 나한테 의미 있거나 재미있을 법한 것을 추려서 밀도 높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시간 낭비라는 느낌을 받지 않기 위해서 대단히 중요하죠. 그래서 절대 막무가내로 많이 보거나 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고 나면 필연적으로 허무감이 짙어지더라고요.
크게 2가지 정도라고 생각하는데요. 1. 절실하지 않을 때 읽어서. 개인적인 호기심이 충분히 차올랐을 때 읽지 않거나, 꼭 필요한 상황이 닥쳐서 읽는 게 아니거나. 해결 방법? : 목차 같은 거 보고 특별히 관심이 가는 부분만 읽어보시거나, 평소 내가 관심이 갔던, 좀 생각해봤던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분만 읽어보세요. 발췌독이라고 하죠. 2. 구조나 맥락을 파악하는 힘이 부족하거나, 글을 읽고 자기 생각이 충분히 일어날 틈을 주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책을 섣불리 읽지 말고요. 읽기 전에 생각하는 시간을 충분히 들이세요. 극 각각을 텀을 두고 읽는 거죠. 이대로 할 필요는 없고 예를 들자면 제목과 부제 -> 서문 -> 목차 -> 세세하게 나누어진 분문 각 파트 혹은 문단. 즉 뭔가를 읽기 전에 내 나름의 생각이나 기대, 예측을 충분히 일으키는 시간을 주면서 읽는 거죠. 가령 내가 어떤 분야나 주제에 관심이 있다 -> 관련 책을 찾아보자 -> 그 책의 제목, 서문을 보고 아.. 저자가 여기에 초점을 맞춰서 책을 쓰려고 하나 보다, 그럼 나라면 이 주제로 책을 쓰려고 하면 전체 구성을 어떻게 나누고 이런 식의 얘기를 집어넣을 것 같다 내 나름대로 생각하거나 적어보고, 책 읽으면서 그것과 비교하거나 따지면서 저자의 말을 듣는 거죠. 책이라는 건 항상 누군가의 생각이거든요. 어떤 주제에 관한 치밀한 연구 결과가 담긴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기도 하고.
책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문구와, 그 문장을 읽고 떠오른 내 생각을 그냥 적어보세요. 또, 다 읽고 이 책이 무엇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인지, 또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전체 구성을 어떻게 잡고, 어떤 체계로 정리해놨는지 구조에 대한 그림을 대략 그려보세요. 꼭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편하게 자기 스타일대로 적당히 해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그냥 단순한 다독보단 좋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게 더 낫습니다. 책을 별로 안 읽는 사람이면 관심사 책만이라도 닥치는 대로 읽으라고 할 텐데 글쓴 분은 책 읽는 게 좋다고 하시니... 남들이 훌륭하다고 말하는 책도 좋고, 나한테 특별히 와닿았거나 훌륭하다고 느꼈던 책이면 됩니다.
사실 대부분의 심리치료나 교양심리학 서적이 이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굳이 하나 추천하자면 <자존감의 여섯 기둥> 소개말 - 이 책은 자존감이란 개념을 세우고 근원과 작동 원리를 명확히 밝힌 심리학자 너새니얼 브랜든의 대표작으로, 자존감의 의미부터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까지, 자존감을 둘러싼 이론과 현실을 폭넓게 다룬다. 다른 책은 요즘 인기도 많으면서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 받을 용기> 읽고 마음에 들면 <행복해질 용기> 라든지 그 사람이 쓴 다른 책도. 그 외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 따귀 맞은 영혼 저자> <작은 상처가 더 아프다 - 아산병원 정신과 전문의 출신> 등. 책 소개와 목차를 보고 끌리면 보세요.
어딜 가나 존재하는 건 맞는데 저렇게 소란이나 불편을 일으킨 사람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뻔뻔하게 나오는 건 늘어나긴 했죠. 이건 사실 피해를 받거나 불편을 느낀 사람이, 상대방이 사과를 하거나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줄 때 그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할 법한 얘기인데, 그걸 당사자가 지껄이고 있으니 어처구니없는 게 사실.
영화는 안 봤는데 평가를 보니 말빨에 현혹되어 그들의 궤변에 놀아난 것을 '사람 심리는 움직이는?' 이라고 표현하신 것인지? 말빨로 상대방을 휘어잡고 가지고 논 느낌, 거기에 현실 풍자 + 통수 + 블랙 코미디까지 합쳐진 영화를 찾으신다면 이 영화를 다시 보셔야 할 테고, 아니라면 본인이 알고 싶은 부분을 딱 짚어서 다시 물어보셔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