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집 비글 개는 현재 5살이고, 9개월째 생식 중이고 아주 건강합니다. 5살인데 생식이 9개월째인건 유기견 입양을 통해 울집에 와서 그렇고요. 키우기 전부터 몇달 동안 이것저것 공부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개의 본성에 맞는게 생식이라 판단했고, 여지껏 지켜오고 있습니다. 종류도 다양하게 먹이고 있습니다. 생닭 베이스에 돼지고기 등뼈(치석 제거에 매우 좋음. 감자탕에 들어가는 뼈), 송아지 목뼈, 양 등뼈, 캥거루 꼬리뼈 등등 뼈를 발라내지 않고 줍니다. 지금껏 매우매우 잘 먹고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생고기 먹으면 큰일 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없었으면 하네요.
본문 글들을 보면 대부분 "뭐뭐에는 뭐뭐가 들어있는데 안좋은 경우가 있다고 하네요." 라고 쓰여있죠. 일부 사례를 전체로 끄집어오는 비논리적인 방식입니다.
그 일이 아마 중학교때쯤 있었던 것 같고, 개는 올해부터 다시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작년까지 트라우마에 시달린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해당 견종(아키다)에 대한 선입견 같은 것이 생겼고, 나와 우리 가족의 부주의(성당 가면서 마당에 다 풀어놓고 갔었음)를 후회하고 미안해 했죠. 종종 죽은 강아지들의 모습이 떠오를 때도 있었습니다. 몇번인지는 제가 세어보지 않아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이따금씩 떠오르곤 했습니다.
키우는 사람의 감정과 의사가 가장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설령 키운다 하더라도 문득문득 생각나게 되는 죽은 강아지들에 대한 미안함, 죽인 강아지에 대한 두려움과 미움 등등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죽은 강아지의 모습 및 그 잔상 등등도요.
사람마다 감정의 정도 차이, 마음이 여린 정도의 차이 등이 있기에 뭐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제 짐작으로는 적어도 해당 강아지들을 더 키우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에게 전후사정을 잘 설명해주면서(설명이 꺼려지긴 하겠네요.) 입양처를 알아보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남자친구분의 트라우마가 걱정되네요. 저도 어렸을 때 집에서 키우던 아키다 강아지들이 같이 키우던 콜리 새끼들을 싹 물어죽여서 무척 충격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좀더 충격이었고 미안했던 것은 죽은 콜리의 어미는 자기 집 철망 안에서 그 모습을 지켜만 봐야했던 것이었죠. 그뒤로 상당기간 동안 개를 키우지 못했습니다. 아마 남자친구분도 상당히 충격받으신 모양인데, 다른 분에게 허스키들을 입양시키는 것이 나아보입니다. 그리고 남자친구분이 트라우마를 잘 극복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마늘의 경우 익히거나 구워서 한 알 정도는 구충제 개념으로 한달에 한두번 먹고 있습니다. 마늘을 먹고 나서 본문에 적혀 있는 증상 등은 전혀 나타난 적이 없습니다. 제 개가 특별한건 전혀 아닙니다. 구글 같은 검색사이트 등에서 생식 쳐보시면, 윗 댓글에 적힌 생식 등을 먹이시는 분들 정말 많이 볼 수 있고, 마늘의 경우도 간단한 구충제 개념으로 먹이는 분들 많습니다. 사람이 마늘 먹듯이 개한테 먹여대면 당연히 탈이 나지만, 가끔 먹는 경우에는 괜찮습니다(다만 왜 먹이는지는 분명히 알고 먹이셔야 합니다.)
현재 제가 키우는 개는 생식 중인데, 적어도 날고기, 닭뼈가 위험하다는 얘기는 틀린 얘기입니다. 익힌 닭뼈는 위험합니다만, 익히지 않은 닭뼈는 위험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날고기를 먹으면 식중독 등등이 걸린다고 하는데, 저 글을 쓴 사람은 식중독에 대한 개념이 있는건지 정말 묻고 싶네요. 식중독은 음식 재료가 상해서 생기는 문제이지, 아무 문제 없는 날고기(즉 싱싱한 날고기)는 식중독 문제가 없습니다. 제가 키우는 개는 닭은 부위 가리지 않고 전부, 오리도 마찬가지로 전부, 돼지는 돼지등뼈(흔히 감자탕용으로 먹는)와 돼지등갈비, 소는 송아지 목 부위와 일반적인 소고기 부위, 양은 양목과 양 다리, 캥거루는 꼬리뼈 등을 먹고 있지만(물론 주로 닭을 먹이고 나머지는 일주일에 1회 정도 줍니다.), 글에 적혀 있는 문제는 단 한번도 발생한 적이 없습니다.
꼬리 흔드는 신호는 전문가들조차도 해석이 다양할 정도에요. 그나마 공통적으로 분석하는 신호는 꼬리를 뿌리부터 크게 흔드는 것이 반갑거나 즐거운 정도로 해석하고, 꼬리를 끝부분만 흔드는 것은 공격적인 신호 내지는 위협, 거부 의사 등으로 해석하곤 합니다. 꼬리 흔든다고 무조건 개가 '나 지금 기분 좋아, 니가 좋아' 하는 건 아니에요.
1) 분리불안 없는 개는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외로움 안타는 사람이 흔치 않은거랑 비슷하죠. 님께서 직장에 있을 낮시간 동안 반려견은 외로움에 사무쳐야 합니다. 물론 출근 전의 산책이나 퇴근 후의 산책과 놀이 등으로 보상해 줄 수 있긴 합니다. 그러나 집에 아무도 없는 것과 누군가는 항상 집에 있는 것과는 반려견이 느끼는 스트레스 및 불안감의 차이가 엄청나다고 정말 단언할 수 있습니다.
2) 오피스텔에 사신다고 하셨는데, 낮시간에 반려견이 분리불안 증상 중의 하나로 하울링을 하거나 짖거나 낑낑거릴 수 있습니다. 그 소리는 천차만별입니다. 작은 아이가 우렁차게 짖어댈 수 있고, 큰 아이가 작게 낑낑거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옆 오피스텔, 위 아래 오피스텔, 맞은 편 오피스텔에 사는 사람들에게서 민원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처방법도 있어야 합니다.(성대수술을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사람으로 치면 벙어리 만드는겁니다.)
3) 사견-그저 외로움을 해소하고자 반려견을 입양할 경우 매우 높은 확률로 파양됩니다. 싫증이 나서죠. 귀엽고 재미있고 즐겁기만한 시간은 사실 길지 않습니다. 놀아줘야 하고, 챙겨줘야 하는 시간이 훨씬 깁니다. 깊이 생각해보시고 결정하세요. 파양은 반려견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는 일이니, 한번 입양하면 한 생명의 10년 이상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합니다.
2개월됐다고 하셨는데 하루에 4번 정도는 밥을 먹이셔야 하고요. 식사량도 부족하지 않게 주셔야 합니다. 개가 한창 성장하는 시기라서 이때 많이 먹기도 하고 많이 먹어야 하는 시기입니다.
심한 스트레스는 대체로 주인이나 가족과의 스킨십 부족, 산책이나 다른 개들과의 건강한 소통 부족 등이 있는데, 혹시 아이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거나(직장생활 등), 또는 집에는 같이 있더라도 아이가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면 외로움과 불안감을 느낀다고들 합니다. 특히 아이가 성장기인 시기이므로 시간을 많이 보내주시는게 좋고요. 또, 배변실수를 심하게 혼내거나 하는 경우, 자기가 배변하는 것이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해서 식분증이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것 또한 스트레스의 일종이라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집 적응 문제는 집안 냄새 많이 맡게 해주시고, 너무 자주 쓰다듬지는 마세요. 강아지가 와서 자기 귀여워해달라는 행동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3-4일 정도는 무심히 행동하세요. 물론 그렇다고 외면하라는 건 절대 아니고, 일부러 막 다가가서 만지고 소란스럽게 하면 안좋다는 얘기입니다. 아이가 다가와서 귀여워해달라고 행동하면 그때 부드러운 말과 눈빛을 담아서 쓰다듬어주시면 됩니다. 아이들도 말은 못알아듣지만 말투나 뉘앙스같은건 알아듣는다고 합니다. 부드럽게 대해주세요.
만약 실외배변하려고 하는 아이라면 목줄같은걸 익숙하게 해주신 다음 집 근처만(절대 멀리 가지마세요) 5-10분 정도 동그란 원을 그리듯 산책해주시고(집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이) 돌아오시면 됩니다.
집에 온지 얼마 안된 아이니 일단 집에 적응하게 해주세요. 집안 구석구석 냄새 맡고 다니게 해주시고, 아이가 견주님한테 먼저 다가와서 쓰다듬해달라고 하기 전까지는 그저 놔둬주세요. 산책은 목줄이나 가슴줄(6개월 정도니 가슴줄 추천하고요. 그뒤로도 가급적 가슴줄 추천합니다.)에 친해질 수 있도록 해주세요. 예를 들어 처음 목줄을 맨다면 끈같은거(신발끈도 좋아요.) 가지고 좀 헐렁하게 해둔 다음에, 왼손에는 간식을 들고 오른손으로는 끈을 잡으세요. 그리고 왼손을 끈안으로 넣어서 간식으로 아이가 오게끔 해주세요. 아이가 끈안에 들어오면 간식 먹게 해주시고 그냥 빠져나가고 싶어하면 빠질 수 있게 해주세요. 그렇게 해서 끈이나 목줄 같은거에 익숙하게 해주시고요. 목줄 연습이 끝나면 목줄을 맨 상태로 집안부터 산책하게 해주세요. 이때 집안 구석구석에 간식같은걸 떨어뜨려 두셔도 좋아요. 냄새 잘 맡게 해주시고, 칭찬도 해주시고요. 그럼 아이가 산책에 익숙해지고 즐거운 일이라 생각하게 될거에요. 집안산책에 적응이 되면 집 근처부터 산책을 시작하세요. 짧게 5-10분 정도 거리만 왔다갔다 하시고 집으로 돌아가시구요. 집 주변에 있는 물건들이나 사람들 지나가는 거에도 익숙하게 해주세요. 이런게 사회화인데 이걸 잘 해야 나중에 아이가 산책도 잘하고 마음이 안정된 아이로 성장할 수 있어요.
다만 주의하실 것은 위의 과정들은 각각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씩 지나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세요. 견주님이 욕심내서 단계를 급하게 밟으시면 아이가 굉장히 스트레스 받아요. 사회화가 망가진 아이들은 나중에 회복하기 굉장히 힘든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부디 여유있게 인내를 가지고 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