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물적으로 말할게요. 여전히 의사 남편 얻으려면 열쇠 세개까진 아니어도 집 or 개업정도는 해줘야한다는 말이 통용되는게 현실이에요. 보니까 남자쪽에서 그런거 부담하지 않고 그냥 평범한 맞벌이를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여자 집안 혹은 여친분이 다른 의대친구들은 시댁 혹은 처가에서 집해주고 병원해주는거 아깝다는 생각 전혀 안할까요. 그걸 양보(?)해줬으니 결혼식이나 집안일은 당연히 남자쪽이 양보해야한다고 생각할수 있어요. 그런 심리가 님 어머니에 대한 무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갱각합니다.
사기를 칠려면 100% 거짓말을 하면 안되고 절반의 거짓말과 절반의 진심을 담아야 한다더니 이 글이 그런 류인가 보네요. 이 글의 글쓴이가 주작을 하고 있단 말은 아니고... 사람들이 혹하는 이유는 절반 정도는 진실이어서, 라는 생각이 드네요. 진실인 부분은 "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근데 이것도 절반의 진실이죠. 여자도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니까요. 이 세상에 정말로 자기를 완벽하게 알아주고 믿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당연히 잘해주고 싶겠죠. 그 사람이 아내나 남편이라면 행복한 일일 거고요. 근데 마치 그게 상류층과 결혼할 수 있는 키포인트인양 말한다면... 흠...ㅎㅎ "배우자를 잘 알아주는 것"은 꼭 머리가 좋고 저렇게 계산적으로 굴어야 가능한게 아니라.. 일반적으로 서로 사랑하며 가정을 잘 꾸리는 부부들은 거의 다 하고 있는 행동이죠. 그걸 마치 머리가 좋아야 할 수 있는 행동인양 얘기하면서, 자기는 똑똑해서 저 행동을 해서 로또맞았다 하는 건 사기꾼 기질이 있는 거고요. 물론 그런 사람들도 있어요. 유난히 눈치가 없고... 사랑하긴 하는데 상대의 입장에서 이해하기보다는 그저 내 방식대로... 그래서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고 심하면 화가 나게 만들고.... 이게 진짜진짜 심하면 스토커같은 범죄자도 될 수 있죠. 하지만 보통은 사랑한다면... 상대가 상류층이든 흙수저이든... 상대를 알아가고 싶어하고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그러지 않나요. 흔히 하는 말로 그걸 바로 "배려"라고 하잖아요. 부부 사이에 가장 필요한 바로 그 덕목, 배려. 글쓴이의 행동은 아무리 봐도 일반적으로 말하는 배려일 뿐인데(그에 더해서 자존감을 지키자는 얘기 추가) 그걸 마치 특별한 것마냥 무슨 고전 무슨 고전 끌여들여서 말하는게 당황스럽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그러네요.
저희 큰아버지께서 자기 딸뻘인 막내 제수씨(=우리엄마)에게 평생 말 놓지 않으시고 제수씨 제수씨 하셨습니다. 나이가 얼마나 차이가 나냐면 20살 정도 차이가 나요, 엄마랑 큰아버지랑. 가까우면서도 어려운 자리가 제수씨인데 야, 너....라뇨. 시집 어른들은 가만히 있던가요. 그런게 가정교육인데.
돈이 없더라도 작성자님은 미래 준비를 위해 돈을 쓴거고요(소소한 소비 있었지만 대부분은 취업 준비용이잖아요?) 그 글의 남자는 작성자님보다 훨씬 좋은 상황에서 그냥 흥청망청 한거고요. 물론 님 말대로 그 남자분에게도 사연이 있을 수 있지만.... 대기업에서 30대 넘어서 잘 안뽑잖아요? 아무리 늦어도 30에는 입사했을 것 같은데... 그럼 6년간 돈 벌면서 버는 대로 다 쓴거죠. 아님 석박사 했다면 월급 300은 또 말이 안되고요. 집안 문제 등 다른 소비가 있었다면 최소 결혼할 여자한테는 설명하고 이해받아야지 아무렇지도 않게 해외여행 외제차 운운하는 것도 철없어 보이고요. 제가 봤을 때는 감정이입할게 아니라 저런 남자도 결혼하는구나 한심하게 보셔야 할거같은데... 작성자님하고 전혀 다른 케이스에요, 정말. 작성자님은 그나마 결혼 생각 이후 돈도 모으려고 하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잖아요. 근데 36살 먹어서 1억 대출로 집구하겠다는 그런 현실성없는 계획... 그와중에 우리집 돈없으니 지원 못받는다 딱 자르고... 그와중에 어린 여친 인생은 생각 안하고 무조건 그냥 밀어붙이는 패기... 어떤 점에서 감정이입하셨는지 잘 모르겠네요...... 진짜 돈 빼면 님이랑 아무것도 비슷하지 않아요.
가난하고 돈 못버는 남자랑 결혼해도 됩니다. 그런데 미래를 준비 안하는... 안해왔던 남자랑은 결혼하면 안됩니다. 지 앞날 준비도 없이 36살 되도록 돈도 안모은 사람이 가족 생기면 모을까요? 근데 글쓴님도 대책없긴 하네요. 일억 이자 모르겠다고요? 네이버에 이자계산기 치시면 다 나옵니다. 전세자금 대출 이율도 다 인터넷 찾아보면 나오고요. 대학생이나 되서 그런거 하나 찾아볼줄 몰라서 여기다 이자 얼마나고 물어볼 정도로 온실 속 화초로 자랐으니 남자가 저런 말도 안되는 얘길 해도 긴가민가 하겠죠. 남자 혼자 살때도 못 모은 돈을 둘이서 나눠 쓰면서 어떻게 모으고 언제 집 삽니까. 평생 대출이자만 내고 1억 전세에서 살다 죽을겁니까? 서울 시내 집값 당장 네이버 부동산 들어가서 찾아보세요. 님 지금 살고계신 집 시세 찾아보시고 그거 월 300만원 고스란히 모아서 몇년 걸리나 계산해보세요. 폰에 계산기 다 있잖아요. 생활비가 얼마 들진 몰라도 님 지금 한달 소비는 알잖아요. 남자 용돈 님 용돈 합치고 이자 합치면 그것만으로도 300만원 안남을겁니다. 거기에 생필품값, 전기니 물이니 하는 공과금 더하면 마이너스일걸요? 진짜 적나라하게 알고 싶으면 네이버나 다음 재테크 카페 가서 지난날 반성 뭐 이런 카테고리 가면 아주아주 평범한 가계부를 보실 수 있을겁니다. 그래도 감이 안오면 님이 한달 쓰는 모든 지출(엄빠 찬스 다 차단하고)을 월 20 정도로 줄여보세요. 보통 주부들 본인 용돈 20만원 안넘습니다. 그럼 어떤 생활일지 짐작 갈겁니다. 월 20이면 겨울 코트하나 신상으로 못사요. 중고나라에서 남이 몇년 입던거 2만원 주고 사서 보풀 하나하나 떼어가면서 입어야돼요. 군것질 당연 안되고요, 뭐 먹고 싶으시면 냉장고에 있는 걸로 님이 요리해 드셔야돼요. 화장품은 엄마가 화장품 사면 딸려오는 샘플 얻어와서 발라야 되고요. 겨울에 난방도 못해요. 온 식구 거실에 다 옹기종기 모여서 전기장판에 의지하고 우풍 안들게 창문 뾱뾱이로 다 막아놔서 환기도 잘 안됩니다. 이런거 무슨 딴세계 못사는 다른 나라 얘기같죠? 실제 아끼면서 재테크하시는 평범한 서민가정들 이런 식으로 많이 절약합니다. 본인이 이런 삶 살 수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세요. 이거 아무나 하는 거 아녜요.
네 손해보기 싫어요. 솔직히 말하면, 님이 그 손해 보전해줄거 아니면 남한테 손해 좀 보며 살아라 말할 자격 없는거 아닌가요? 게다가 결국 님도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의견 보기싫어서 글쓰시는 분 아닌가요. 내 눈에 보기 싫어도 지혜롭게 참고 허허 젊은이들 참... 하고 넘어가지 못할 말큼 거슬리는거 참지 못하시는 분이신거 같은데 말이죠.
제일 답답한건 말이죠, 님이야말로 지혜롭게 가는 말을 곱게 글로 썼다면 덧글에 옹호 덧글 달렸을거 아녜요? 님이 주장하듯이 말이예요. 며느리가 지혜롭게 말하면 시어머니도 그렇지... 하고 넘어갔을 것처럼, 글쓴이가 지혜롭게 말하면 덧글도 그렇지... 하고 반응이 와야 하잖아요. 근데 왜 이렇게 님 말이 안받아들여질까요. 1) 님의 지혜가 부족하다(본인도 지혜가 부족한 사람이 남보고 지혜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건 이상하지 않나요?) 2) 님도 지혜롭게 말하지 못했다(본인도 못하는 일을 남이 못했다고 비판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나요?) 제가 생각하지 못한 다른 가능성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근데 님은 왜 여자가 내로남불 한다고 가정하고 글을 쓰세요? 남편이 자기 처가가면 저렇게 막 다뤄질 것 같아요? 오히려 저정도 집안에서 아들 최고다 하고 자란 남편이 처가를 챙겨봤자 얼마나 챙겼을까요? 아마 진짜 남편이 친정을 눈물날 정도로 챙겼으면 여자도 저렇게 안했을걸요. 남편이 부인이랑 동등해지려면 남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격모독 당해야돼요. 그러지 않고 그냥 잘한다... 그걸로는 솔직히 1:1로 등가교환 안돼요. 심지어 잘한다고 친정부모님이 예뻐해주기라도 하면 부인 입장에서는 오히려 상처만 돼요. 보니까 부인도 처음에는 잘하려고 했는데 그래봤자 뒷담화다 당하고 그런거잖아요. 님 마인드는 때려놓고 매값으로 돈 주고 끝내려는 재벌이랑 똑같은 마인드인거 아세요? 다른 걸로 보상 안되요, 인격 모독은요. 군대 다녀온거 다른걸로 보상 되던가요?
남편이 친정에 그래도 참을거냐는 말 은근 열받네요. 정상적인 부모까지 싸잡지 마시죠. 누가 봐도 욕먹을 짓 하는 사람(예를 들어 일베 메갈) 보면서 "너네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욕하지 말라"라는 거랑 다를 바가 뭔지.... 저희 집안은 안그래요. 저희 부모는 안그래요. 그래서 이상한 시댁(혹은 친정) 옹호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어요. 우리 부모는 욕먹을 짓 안하는데, 왜 이상한 부모가 욕먹을 짓 해서 욕하고 싶은걸 우리 부모처럼 생각해서 참아야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