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쯤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양 손에 길이 34cm짜리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던 30대 여성에게 실탄을 쏴서 제압한 경찰이 역시 과잉진압 논란에 엮여서 감찰로 넘어갔다고 하지요. 어찌 되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정상참작되어 '경고' 처분으로 끝났다더라는 이야기도 본 것 같은데 정자 이 대목은 출처를 못 찾겠는지라.
지금 시점에서 그래 수상해 보이는 것이지, 저 당시엔 '흉악 범죄자에게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메세지라도 보여야 한다'는 꽤 설득력있는 명분이었을 겁니다. 실제로도, 그간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으면서도 기고만장하게 날뛰던 연쇄살인범 등의 온갖 흉악범죄자들이, 저렇게 사형 집행 시설을 점검한다는 소식이 날아들어가니 갑자기 바뜩 쫄아서 얌전해지거나 혹은 공포에 질리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요.
1 오... 그렇다면, 석유로 백만 불 가량 벌었다던, 영화 속 '해들리'의 형제는 못해도 현재 화폐가치의 원화 기준으로 300억 정도를 벌어들인 셈이군요.
백만 불을 벌고 그 중 3만 5천 불을 해들리 몫으로 남겼다길래, 아무래도 3만 5천이라는 숫자를 오늘날의 원화로 직접 환산하면 약 4천만 원 정도이고, 물론 그만한 액수도 하루이틀 만에 한두 푼 모아서는 모을 수 없는 거액이기야 합니다만 직접적으로 '와 대박!'이라고 와 닿는 액수가 아닌 느낌인지라 좀 괴리감이 들었었거든요. 오늘날의 가치로 약 10억 원 정도라...... 입이 뜨악하고 벌어지면서도, 그래도 친형제 간인데 3만 5천 불이 아니라 30만 불 정도는 남겨주지 그랬나 그러면 차 떼고 포 떼도 괜찮을 것 같은데 하는 아쉬움이 절로 들데요 ㅋㅋㅋ;;;
하루는 어느 한 기차의 객실칸에 우연히도 독일군 장교와 유대인 승객이 같은 라인의 좌석에 앉아서 여행을 하게 되었다 합니다. 열차 여행이 좀 길었던 모양인지 이내 끼니 때가 되어 독일군 장교는 자기 짐에서 먹을 것과 음료를 꺼냈는데, 돼지고기 햄을 넣어 만든 샌드위치와 붉은 포도주였지요. 장교가 샌드위치를 맛있게 베어무는데 그 냄새며 소리며 얼마나 상상이 자극되고 입에 침이 고이겠어요. 이내 옆 자리의 승객도 입맛을 다시며 침을 꿀꺽 삼켰습니다. 그걸 본 장교가 그에게도 자기 음식을 권했는데 그는 손을 내저으며, 자기들은 경전에 기록된 계율에 정하는 음식만 먹을 수 있다며 거절했지만 내심 아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고 해요.
이어서 그 장교가 포도주를 마셨는데 옆 자리 승객도 역시 마시고 싶어하는 눈치였던지라 장교가 재차 권했지만 그는 역시나 계율 문제를 들어 거절했습니다. 먹고 싶어 하는 눈치는 내지만 계율 운운하며 거절하는 그가 말하는 경전, 계율이란 것이 문득 궁금해진 장교는, 어느 순간에라도 그 계율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그런 지엄한 것인가 봅니다 라고 짐짓 너스레를 떠니까 그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고 어느 정도의 융통성은 있습니다. 가령, 목숨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먹은 것이라면 신께서도 굽어살펴 주십니다.'라고 대답하더랍니다. 장교는 고개를 끄덕거리다가 별안간 권총을 꺼내들어 그를 겨누고는 '이 포도주를 마시지 않으면 쏴 죽여버리겠다!'고 엄포를 놨다지요. 그래서 그는 당황한 행색을 하다가 이내 장교가 내민 잔에 담긴 붉은 포도주를 맛있게 마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장교에게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말하기를,
한때나마 글에 뜻을 두고 있었기도 하고 원체 글자를 좋아해서 옛날 이야기책이나 표준국어대사전 같은 걸 끼고 다니며 운문이든 산문이든 글짓기를 즐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평소에 잠깐잠깐 시(詩)랍시고 시어 몇 개 끄적이거나 혹은 이런저런 책에서 엿본 지식을 나열하는 수준이었고 고등학교 때까지는 그 정도로도 교내 백일장, 청소년 백일장 같은 데서 나름 수상 실적을 올릴 수 있었으니 자연히 자만해서였을까요? 대학 입시철에 문예창작과 실기 과정이라거나 수시 논술 등에서 깔끔하게 불합격한 것을 시작으로, 사회에서 간간히 열리는 백일장 대회나 이런저런 문학상, 신춘문예 같은 곳에 아무리 투고해보아도 신통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점점 지치더군요.
한편으로는, 보통 그런 대회는 국문과나 문창과에서 독식하다시피 한다더라 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어서, '햐. 카르텔 대단하네. 그러니 내가 아무리 눈썹 휘날릴 정도로 뛰어다녀도 안 되는 거 아닌가.'라는 불만이 은연중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본문과 본문 말미에 첨부된 웃대 댓글들을 보니 그냥 제가 오만했다는 사실이 직관적으로 보이네요. 저렇게 치열하게 글을 쓰며 계속 자기자신을 단련한 이들의 노력 수준에 비하면 내가 했던 것은 얼마나 하잘것없는 잔재주, 기교였나 라고 절로 반성하게 됩니다.
그러고보니 2011학년도 대수능 당시의 언어 영역 비문학 문항이 떠오릅니다. 경제 관련 지문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채권'이란 키워드로 논란이 되어 경제 공부 좀 했다 싶은 수험생들은 물론, 경제, 채권 관련 전문가 단체에서도 답안 정정 촉구 성명을 발표할 정도로 나름 이슈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평가원에서는 결국 저 웃대 답글들과 비슷한 요지로 이의제기를 방어하여 답안 정정이 이뤄지지 않았죠. 그 전례를 생각하면 저 웃대 답글들이 지적한 포인트대로 평가원이 이의제기를 방어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