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남기려고 오랜만에 로그인했네요... 여자친구분 이야기가 저희 오빠와 많이 유사해서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 이야기를 남깁니다.
꽉 막히고 자식을 자기 마음대로 조종하려는 강압적인 아버지, 우울증으로 집안일에 무기력하고 자식에게 히스테릭한 어머니, 삭막하고 억압하는 집안 분위기, 왕따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주위 사람들 모르게 심해진 조울증, 이윽고 일상생활조차 불가능, 강제입원과 대학교 휴학...
여기까지가 저희 오빠 이야기입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몰라 방치하는 사이 조울증이 어느새 스키조.. 조현병, 과거 정신분열병이라 부르는 지경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오빠가 제대로 식사도 하지 않고, 학교에도 가지않고, 이해못할 비정상적인 행동을 해서 병원에 강제 입원시키고 그제서야 알게 된거죠. 그때는 이미 환청을 듣고 환시를 보고 종교적 망상을 가진 심각항 상태였습니다.
대부분 이런 환자들은 입원치료를 받는 동안 약물을 아주 강하게 사용합니다.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수록요. 그리고 점점 용량을 줄이다가 퇴원하게 되는데, 이 떄 가족들이 보기에는 환자 상태가 아주 호전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건 약으로 증상을 재운 것 뿐입니다. 다시 약 제대로 안 챙겨먹고, 스트레스 받고 하면 다시 돌아옵니다... 반복해서 재발하면 더 심해진다고 생각하세요.
당뇨병에 비유하셨는데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합니다. 상태가 좀 호전되는 경우는 있어도 절대 완치는 안되거든요. 계속 재발합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엔 지금 여자친구분도 조울증이 심해져서 스키조로 넘어가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구요... 그럼 정말 치료는 어렵다고 생각하셔야겠죠. 약 꾸준히 먹는게 정말 중요합니다.
그리고 가족상담에 대한 것도... 저희 가족도 가족관계에서 생긴 문제로 병까지 난거니 가족상담을 받아봐야한다 등등 말이 몇번이나 나왔습니다만... 그 사단이 나고도 부모님들은 절대 변하지 않더군요. 그냥 지금 큰 일이 났으니 맞다맞다 하는거지 진심으로 가족상담의 필요성을 느끼지도 않고,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음을 순수하게 받아들지도 않고, 그것을 고칠려는 마음도 없습니다. 그러니 말만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적극적으로 안나서고 흐지부지 되는거죠...
...저는 거의 5, 6년을 이렇게 정신병 환자의 가족으로 살아왔습니다. 작성자분께서 여자친구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여자친구분의 병, 그리고 반평생 정신병을 안고 살 여자친구분의 인생, 그리고 여자친구분의 문제 많은 가족들.... 이 모든걸 다 감당하고 사실 생각이 아니시라면... 빨리 연 끊으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적어도 좋은 모습만 기억하고 헤어지라는 의미에서요...
치매 부모를 부양하던 자식이 함께 동반자살, 이런 사건이 괜히 일어나는게 아닙니다. 정신질환... 내 가족이어도 감당하기 힘들어서 그냥 같이 죽고싶은 순간이 한 두번 찾아오는게 아니에요. 같이 말라갑니다.
마지막으로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제가 여자친구분의 상태도 잘 모르면서 너무 극단적으로 이야기 한 면도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만 생각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선택은 온전히 글쓴분의 몫이니까요.
하지만 바꿀 수 있다. 치료하면 된다. 이런 생각은 버리시길 바랍니다. 안 변합니다. 병생 끌어안고 살아야합니다. 그렇게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