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의 명칭은 원(元) 나라 시대 <원곡선: 주사담(元曲選:朱砂擔)> 제 1 절에서 나왔다.
“금선탈각”의 본래 뜻은 매미가 허물을 벗을 때, 본체는 껍질을 벗어 나 가 버리고 껍데기만 나무 가지에 걸려서 남아 있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표면적인 현상은 남기고 실제로는 몸을 빼 떠나가는 것을 비유하게 되었다.
<36계>와 군사-양들도 천군만마
이 계를 군사 상에서는, 위장 전술로 적으로부터 빠져 나와 철퇴하거나 군대를 이동하여 아군의 전략 목표를 실현하는 계략이다. 철퇴나 이동할 때는 절대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 하거나, 소극적으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는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실제로는 빠져 나오도록 해야 한다. 상대가 눈치 채지 못하게 하여 아군이 위험 지역에서 멀리 벗어 나게 한다. 아군의 전략 목표가 달성되면 이동한 군사로 다른 곳의 적을 공격한다.
남송(南宋)의 장수 필재우(畢再遇)의 군이 금(金)의 군대와 대치할 때의 일이다. 금의 지원 부대는 계속해서 늘어 나서 송의 부대를 압도하게 되었다. 필재우는 송군이 중과부적이니 철병을 계획하였다.
금군과 대치하고 있을 때, 필재우는 영을 내려 매일 북소리가 끊이지 않도록 했다. 한 편으로는 적에게 위세를 보여서 적으로 하여금 송군 진영 내에서 북소리가 그치지 않을 정도로 군을 이리 저리 이동하여 재배치하고 있다고 믿게 하려 함이었고, 또 한 편으로는, 아군의 사기를 북 돋우기 위해서 였다.
며칠 지난 후, 필재우는 장수들을 소집해 철수 건을 상의하였다.
필재우는, “현재 적은 많고 우군은 수가 적으니 다시 싸워 봤자 득이 없다. 아군의 세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이 곳을 빠져 나가는 길 밖에는 없다. 단, 적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은밀히 빠져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장수 하나가 일어 서서, “그러면 어떻게 철수해야 합니까?”라고 물었다.
필재우는, “ ‘금선탈각’의 계를 생각해 두었다. 각자는 위치로 돌아 간 뒤, 내가 지시하는 대로 하면 된다. 날이 어두워 지면 우리는 바로 철군을 시작한다.”라고 일렀다.
장수들은 돌아 가서 즉각 준비에 나섰다. 사병들에게 모든 군기들을 천막의 꼭대기에 내어 걸게 하고는, 사병들에게 수 많은 양들과 북을 구하도록 하였다.
날이 어두워 질 무렵, 송군 병사들은 양을 나무에 거꾸로 매 달아, 양의 앞 두 발이 북에 닿도록 하였다. 양은 거꾸로 매달려 있으니 견딜 수가 없어 온 몸으로 발악을 하였고 자연히 두 발이 끊임없이 발버둥치면서 북을 울리게 되었다.
어두워 지자, 송군은 모두 배불리 먹은 뒤, 전체 인마가 가벼운 차림으로 소리를 죽인 체, 하나씩 하나씩 거꾸로 매달린 양이 치는 북소리 속에서 은밀히 진영을 빠져 나갔다.
금군 진영은 송 진영에서 북소리가 그치지 않고 깃발들이 휘날리는 것을 보고는 송군이 아직 진영에 있는 것으로 여겼지 이미 떠나고 없으리라고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대를 재배치하여 기회를 봐서 송군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며칠이 더 지난 후, 금병들이 보니, 송군 진영에서는 북소리만 날 뿐 사람의 동정이 보이지 않았다. 금군 장수가 그제서야 의심이 들어 정탐꾼을 보내 보니, 북을 치고 있는 것은 송군이 아니라 양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미 송군은 진작에 “금선탈각”하여, 군영을 빠져 나가 멀리 멀리 떠나 가 버렸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