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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카롱카롱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3-09-29
    방문 : 85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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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롱카롱님의 댓글입니다.
    번호 제목 댓글날짜 추천/비공감 삭제
    408 언론장악방지법 통과 되야 합니다. 박대출이 막고 있다고 합니다. [새창] 2016-12-14 11:00:17 0 삭제
    탄핵 때 아마 바꾼 거 아닐까요? 저도 문자 보내고 했었거든요;; 참고로 경남에 서경방송이라는 케이블이 있는데 이곳 뉴스에 박대출 의정활동에 대한 선전 장난 아닙니다.
    아침밥 먹으면서 진주나 주변 소식(소도시라 이 케이블 뉴스가 주변 소식 알기에 은근 요긴합니다)을 듣는데, 죄다 박대출 의원이 예산을 가져오고~ 스포츠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뭐를 하고 일색 입니다. 탄핵 이야기 나오면서 박대출 의원 찬양이 쏙 들어갔는데~ 이딴 일하고 있었네요ㅋ
    407 [긴급] 여러분 화력지원이 필요 합니다. [새창] 2016-12-08 14:24:00 9 삭제
    어제 고발뉴스 정기 후원 신청 했습니다. 후원해야지 해야지~ 말로만 그러다, 어제 이상호 기자님 우는 사진보고 퍼뜩 정신 차렸습니다.
    조응천 의원님께도 후원 했구요!
    부디 앞장 서서 창과 방패가 되어준 이 분들이 지치지 않길 바랍니다.
    연말 정산 걱정되는 분들 모두 후원금 내고 소득공제 받아요!!
    406 조응천 의원실 [새창] 2016-12-08 13:58:12 29 삭제
    어제 남편과 각자 입금 완료 했습니다. 한번도 국회의원에게 후원금 보내본 적 없는데, 저희 부부의 첫 후원금 정치인 이십니다. 지금도 멋지지만, 앞으로도부끄럽지 않은 정치 부탁드려요. 비서님도 화이팅!!ㅎ
    405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6-06-01 13:14:35 37 삭제
    시크하게 사라지려다 몇 마디 덧붙입니다. (쿨하기 어렵죠?ㅎ)
    우선 길다면 무척 긴 글인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읽어 주시고, 추천해 주시고, 더불어 댓글까지 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공게에서 여러 글들을 자주 읽다가, 예전에 제가 겪었던 일들 중 나름 괜찮은(응?) 내용들로 세 편을 만들어 봤습니다.
    쓰는 동안 참 오랜 옛 일 임에도, 너무나 선명하게 다가와 저도 조금 놀랐습니다.

    마지막 편은 조금 애매한 이야기였음에도, 많이 읽어주시고 더구나 베오베의 영광까지 누릴 수 있게 해주셔서 무척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가능하면 실화가 아닌 이야기로 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아, 그리고 댓글로 나눠 써서 조금 불편하셨을 텐데요.
    실은 몇 번이나 앞선 내용으로 글을 썼었는데, 내용이 길어지니까 쓰기가 싫어지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일부를 미리 올려서 중간에 포기하지 않겠다는 제 나름의 꼼수였습니다.
    중간 중간에 기다리게 해서 죄송했어요~

    결론은, 감사합니다!!ㅎ
    404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6-06-01 09:33:00 54 삭제
    우리 모두가 대학생이 되면서 학생회 인원은 점차 줄어, 이내 몇 명이 채 남지 않게 되었다.
    비글 같던 중학생 남자아이들은 고등학생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하나 둘 떠나갔다.
    그리고 우리의 친목 우체통도 그렇게..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나는 그 때의 트라우마로 남자와 단 둘이 있을 때면 지레 겁을 집어먹게 되었다.
    모두와 함께 있을 때 내 모습이 좋아 다가왔던 남자들도, 둘이 있을 때 느껴지는 냉랭함에 슬며시 뒷걸음질 쳤다.
    지금은 다행히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지만, 실은 그 전까지의 남자들은 이상하리만치 같은 말을 했었다.

    넌 진짜 못 됐어.

    새 친구의 저주였을까?
    아님..정말 나에게 문제가 있었던 걸까?
    십여 년도 더 흐른 일인데, 압정 선물보다 더욱 잊을 수 없는 그 한마디.

    넌 진짜 소름끼치게 못 됐어.

    여전히 나는 피해자인 척 내 잘못은 없는 듯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그 때.
    편지를 쓰지 않았다면.
    도서관을 다니지 않았다면.
    공부방을 가지 않았다면.

    만약.
    평소처럼 괜찮은 척, 장미꽃을 받았다면.

    그랬다면, 나는 초라한 미소로 타인을 방어하지 않아도 되었을까 ...?

    -끝-
    403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6-06-01 09:22:57 33 삭제
    결국 나는 한동안 교회를 나가지 않았다.
    짝꿍은 친하게 지내던 몇몇 언니들과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했고, 나는 새 친구가 교회를 나오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은 후에야 간신히 돌아갈 수 있었다.

    아마도 그날은 내가 한 달 만에 교회에 출석한 날이었을 거다.
    새 친구는 다행히 없었고,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예배가 마무리 되고, 성경공부를 하기 위해 움직이기 전 친목 우체통이 열렸다.
    한 사람씩 이름이 불리고 편지를 받아가고, 어느덧 내 이름도 호명되었다.
    한동안 출석하지 않은 탓에, 편지가 꽤 두툼했다.

    거기엔 연두색 편지와 함께 예쁜 끈으로 묶여진 자그마한 상자도 있었다.
    정성들인 포장을 보는 순간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편지엔 정성스런 글씨체로 마니또라는 세 글자가 뚜렷했다.

    나는 친구들의 야유를 받으며 빨리 뜯으라는 재촉을 뒤로 편지 봉투를 훑어보았다.
    풀로 붙인 듯 봉투가 쉽게 뜯기지 않아 조심스럽게 가장자리를 뜯자, 기다리던 친구 한 명이 참지 못하고 그 옆의 상자부터 집어 들었다.
    까르르 소리와 함께 친구가 상자를 열었고, 순간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두 침묵했다.
    아니 몇몇은 옅은 신음을 뱉은 듯도 하다.

    상자 안에는 색색들이 압정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압정 머리에 예쁜 캐릭터가 붙은 것부터, 그냥 압정에 이르기까지.
    과한 정성에 순간 몸이 떨렸지만, 어느 누구도 상자를 떨어뜨리진 않았다.
    떨어진 그 압정이 누구의 발에 꽂힐 진 아무도 모르니까.
    그리고 조심스럽게 개봉한 편지 봉투에는 아주 정성스런 글씨로 딱 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넌 진짜 소름끼치게 못 됐어.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허탈한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리고 왠지 눈물이 맺힐 것 같아 주위의 친구들에게 눈을 맞추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내가 약자야..라는, 그곳에 남겨진 나의 초라한 방어였던 것 같다.

    그 편지를 마지막으로.
    새 친구는 우리들 누구에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나중에 모든 이야기를 들은 새 친구를 전도한 오빠는 나에게 미안함을 전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실은..나도 잘 모르던 애야.
    도서관 근처 오락실 있잖아, 거기 갔다가 우연히 만난 앤데.
    교회 다닌다니까 자기도 다니고 싶대서, 그래서 그냥 같이 온 거야.
    402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6-05-31 19:06:33 18 삭제
    조심한다고 했는데 쓰다 날렸네요;;
    내일 마저 쓸게요ㅠ
    401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6-05-31 17:45:48 36 삭제
    나는 노력했다고!!
    특별해지기 위해서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부르르 떨리는 주먹으로 꽉 쥔 장미꽃을 들어 올리더니,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를 내지르며 새 친구가 내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리곤 갑작스럽게 장미꽃으로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장미 겉에 비닐이 감싸져 있고 옷을 두껍게 입은 덕에 아프진 않았지만, 갑작스런 새 친구의 행동에 나는 굳어버리고 말았다.
    의식한 건지, 아님 운이 좋았던 건지 얼굴 쪽으로는 장미꽃을 휘두르지 않았다.

    오빠!!!!!

    가방을 가지러 갔던 짝꿍이 그제야 도착해서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 소리에 나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 버렸다.
    하지만 새 친구는 멈추지 않고 찌그러져 힘도 없는 장미꽃으로 연신 내 가슴팍을 때렸다.

    솔직히 그 이후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사람들이 와서 말렸던 것 같다.
    나는 이제껏 당한 것이 서러웠는지, 아님 뜬금없는 장미꽃 테러에 놀랐던 건지.
    한참을 숨이 넘어가게 울었다.

    그리고 새 친구는 말리는 사람들 틈으로 찌그러진 장미꽃을 내 쪽으로 던지곤 계단 아래로 끌려 나갔다.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공원 주변이 어두웠던 탓에 장미꽃 테러의 주인공이 나라는 사실은 학교에서 몇몇 친구들을 빼곤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다음 날 학교에선 다른 학교 학생이다, 아니다, 남학생이 정신이상자다, 아니다를 두고 한참 동안 입에서 입으로 오르내렸다.
    400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6-05-31 17:05:57 26 삭제
    스산하게 불어대는 바람소리와 캄캄한 운동장을 밝히는 주황빛 몇 개의 조명.
    처음 보는 교복 입은 모습만큼이나, 오랜만에 마주한 그 모습이 너무 낯설고 기묘했다.
    어두컴컴한 아래쪽에서 나를 바라보며 씩 웃는 얼굴 속 하얀 이가 드러났다.
    불빛에 반짝여 더 길고 더 크게 보이는 그 하얀 이 탓인지, 아님 어둠과 비례하는 바람 탓인지.
    나도 모르게 주변의 어느 누구라도 잡아채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하지만 정작 나는 어떤 미동도 하지 못한 채, 추위에 이가 딱딱 부딪히는 소리로 귓가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그런 내 표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 친구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운동장에서 위쪽 공원으로 연결된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섰다.
    나는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듯한 마음을 다잡으며, 눈만 좌우로 돌려 주변의 사람들 확인했다.
    다행히 주변엔 몇몇 사람들이 서서 작품을 보거나, 좀 전의 커플들처럼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랜만이다.

    마지막 계단을 올라서며 새 친구가 인사했다.
    나는 입술을 실룩이며 가볍게 목례했다.

    못보고 가면 어쩌나 걱정했어, 요즘 교회에서도 통 못 보잖아.
    지민 선생님께 여쭤 봐도 전혀 안 가르쳐 주시고.
    공부방도 전혀 안 나오고.
    무슨 일 있는 거야?

    너 때문이라고 소리 지르고 싶은 걸 간신히 눌러 담았다.

    왜 왔어?

    어?

    왜 왔냐고.

    아...

    오랫동안 찬바람을 맞은 탓인지, 아님 이제 질릴 대로 질린 탓인지.
    내 목소리는 차갑다 못해 냉기가 흘렀던 것 같다.

    축제 한다 길래, 너 보러.

    날 왜 보러 오는데?
    내가 축제에서 뭘 하는 것도 아니고, 초대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알고 왔는데?

    아니, 난 교회에서 네 친구가 하는 얘기 듣고.

    공부방 선생님까지 앞세워서 왜 온 건데?

    혼자오긴 좀 부끄럽잖아.

    수줍어하는 그 모습에 순간 몸이 떨렸다.
    아, 어쩌면 추위와 착각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마음은 터질 듯이 떨리기 시작했다.

    가.

    어?

    집에 가라고!!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 건데?
    교회고 도서관이고 죄다 따라다니더니, 이젠 하다못해 학교까지 온 거야?
    그만큼 따라다니는데도 피하면 오빠도 알잖아.
    이젠 좀 그만해!!

    무슨 용기가 났는지, 나는 심장소리로 웅웅거리는 귀를 부여잡고 한참을 그렇게 퍼부었다.
    주변 사람들은 아마도 사랑싸움 정도로 생각했는지 어느 누구하나 나서지 않았다.
    단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애써 관심 없는 척 포장하며 우리 둘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시선을 느끼는 순간, 퍼뜩 제 정신이 돌아온 나는 가쁜 숨을 토하며 고개를 숙였다.
    분노만큼이나 부끄러움이 전신을 훑었다.

    주위의 시선에 고개를 숙이자, 새 친구의 부들부들 떨리는 주먹이 시야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 주먹엔 찌그러질 대로 찌그러진 장미꽃 하나가 함께 떨리고 있었다.
    아마도 체육관 안에서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인 탓에 엉망진창이 된 것 같았다.

    친하게..지내..자고..했잖아.

    떨리는 주먹만큼이나 떨리는 목소리가 새 친구의 입술에서 흘러나왔다.

    네가 처음 편지 줄 때, 교회에서 친하게 지내자고 했잖아.
    네가 그렇게 말해서 나는 제일 친해지려고 노력했는데...
    항상 너한테 편지 쓸 때도 그렇게 말했는데.
    우린 친하니까, 네가 먼저 친해지자고 했으니까.

    교회에 있는 우체통.

    거기엔 매주 마니또는 물론 친구들과의 친목 편지로 가득 찼다.
    여학생들은 이런 저런 주절거림을.
    남학생들은 마니또라는 미명아래 귀찮음을 무릎 쓰고 겨우 겨우 상대방에게 성의를 보였다.

    하지만 때때로 남학생 중에도 편지 쓰기를 즐기는 사람이 있었는데, 새 친구도 그러했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나만 받는 편지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받는 편지라서.
    그 편지가 그렇게 특별한 의미인 줄 알지 못했다.
    그저 새 친구가 모두와 친해지고 싶어 하는 노력이라 생각했다.

    너와 제일 친한 친구가 되고 싶어.

    내 첫 편지에 대한 새 친구의 답장에 쓰여진 그 문장에 잠시 고민하던 나는 이렇게 답했었다.

    우리는 모두 다 친하잖아요.
    399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6-05-31 16:21:23 32 삭제
    한참을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겨우 체육관 밖으로 탈출한 나는 혹시나 새 친구를 만나게 되지 않을까 연신 뒤를 살피며 체육관 본관 건물을 잇는 공원을 걸었다.
    그 때 였다.
    누군가 등 뒤편 어딘가에서 내 이름을 큰소리로 부르고 있었다.
    선생님 곁에 두고 왔던 짝꿍이 어느새 체육관을 빠져나와 연신 두리번거리며 나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체육관 밖은 제법 쌀쌀해진 가을바람 탓인지 사람이 많이 않아, 짝꿍의 목소리는 선명하고 또렷했다.
    나는 주변에 새 친구의 모습이 없는지 살피며 얼른 왔던 길을 돌아가 짝꿍의 손목을 낚아챘다.
    짝꿍은 모르는 사람 앞에 자신을 버려두고 갔다며 짜증을 냈지만 나는 그런 것 따윈 관심 밖이었다.

    ○○ 오빠 봤어?

    응? ○○ 오빠가 여길 왔어? 왜?

    그제야 나는 한숨 돌리며 간단하게 이제껏 있었던 일들을, 정말이지 아주 간단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체육관 주변을 살피느라 눈과 고개는 연신 사방을 두리번댔다.

    아, 정신없어!! 그 오빠가 너한테 왜 그러는데?

    몰라, 몰라~ 하여튼 만나면 안 돼.

    그 순간 체육관 밖으로 선생님과 새 친구의 모습이 나타났다.
    나는 얼른 짝꿍을 데리고 공원 입구 쪽 동그랗게 다듬어진 나무 사이로 들어가 웅크렸다.

    이렇게까지 해야 돼?

    몰라, 솔직히 이젠 그냥 보기 싫어.
    매일 매일 내 눈 앞에 나타나는데 이젠 진짜 무서워.

    여고생의 망상일수도 있지만, 일련의 사건들이 더해지며 나에게 새 친구는 어느새 피해야 할 대상이 되고 말았다.

    가는 거 아냐?

    나뭇가지 사이 틈으로 두리번거리던 짝꿍의 말에 나 또한 머리를 밀어 넣고 밖의 상황을 주시했다.
    멀기도 멀고 캄캄한 탓에 잘 보이지 않았지만, 공부방 선생님이 새 친구에게 체육관을 가르치며 무어라 말하는 것 같았다.

    우리가 아직 저기 있는 줄 아는 건가?

    짝꿍은 조금씩 이 상황을 즐기는지, 꽤나 집중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저 새 친구가 얼른 교문을 나갔으면, 아니면 들키지 않고 내가 먼저 나갈 수 있었으면.
    그런 바람뿐이었다.

    간다, 간다~!!

    내 바람을 들은 건지 선생님과 새 친구가 체육관 아래 계단으로 내려가는 것이 보였다.
    계단을 지나 운동장으로 들어선 그들은 슬며시 다시 뒤돌아 주변 풍경을 둘러보더니, 이내 발길을 재촉했다.
    그제야 나와 짝꿍은 웅크리고 있던 몸을 일으키며 이곳저곳에 붙은 낙엽을 털어냈다.

    야! 그거 진짜야? 네가 오버하는 거 아냐?

    짝꿍은 조금 전 속사포처럼 쏟아냈던 말들이 믿기지 않는지 연신 나를 채근했지만, 혼이 나간 듯 멍한 내 모습에 입술을 다물었다.

    가방 가져올게, 어디 가지 말고 여기서 기다려.

    체육관 입구 수화부 부스 근처에 던져 놓았던 가방을 가지러 짝꿍이 떠나고, 나는 응어리졌던 감정이 밑바닥에서부터 몰려왔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따지고 보면 그렇게 도망까지 갈 일이었는지.
    하지만 그 보다 더 큰 감정은 왜 이곳까지 와서 나를 곤란하게 하는지, 그에 대한 분노가 치밀었다.

    애꿎은 돌멩이만 발로 쳐대며 주변의 삼삼오오 무리를 이룬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까르르 넘어가는 애교 가득한 웃음소리가 귓가를 간질여 그 소리를 찾아 고개를 돌렸다.
    본관으로 이어지는 공원의 끝자락, 작품도 없고, 조명도 흐릿한 그곳에서 흩어진 웃음소리가 점차 가까워졌다.
    몸을 돌려 그곳을 바라보자, 우리 학교 여학생과 옆 학교 남학생이 다정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무엇이 그리도 즐거운지 여학생은 연신 남학생의 어깨와 가슴팍을 자그마한 주먹으로 콩콩 때려댔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수줍기도 하고, 혹여나 눈이 마주칠까 싶어 얼른 고개를 돌렸다.
    아니, 고개를 돌리다 반쯤..돌린 상태에서 멈췄다.

    내가 서 있는 공원 아래쪽 계단에, 어느새 새 친구가 서 있었다.
    397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6-05-31 14:56:48 38 삭제
    그 날은 고등학교 축제가 있던 밤이었다.
    그 당시 나는 여고를 다니고 있었는데, 축제 때만은 모든 사람들에게 학교가 개방되어 여러 에피소드가 발발하는 로맨스의 장이었다.
    나 또한 친구들의 작품 사이를 돌아다니며, 누가 멋지네 누가 잘 생겼네 꺄르르 거리며 이리저리 눈길을 뒀던 것 같다.
    그리고 내 옆에서 맞장구를 치던 친구 또한 나의 전도로 함께 교회를 다니던 짝꿍이었다.

    아, 이 친구에게 새 친구 이야기를 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무섭다며 교회를 다니지 않겠다고 할까봐.
    그리고 새 친구 또한 교회에서는 특별히 튀는 행동도 하지 않을 뿐 더러, 겉으로는 모두와도 잘 지내는 좋은 교회 오빠였으니까.

    우리 둘이 미술부 친구들의 작품을 둘러보며 감나라 배나라 하고 있던 그 때,

    어?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갑작스런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이 서 있었다.

    아... 네, 선생님.

    공부방을 관리하던 선생님이 싱긋이 웃으며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왜 요즘 안 왜~ 우리 자판기도 생겼으니까 와서 음료수도 먹고 그래~

    선생님은 오랜만에 만난 나를 보고 연신 반가운 듯 목소리가 들떴지만, 나는 왠지 모르게 불안감이 엄습했다.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아~ 네가 봐도 내가 올만한 곳은 아니지?
    아니 실은 ○○이가 같이 오자고 해서 왔는데, 얘는 어디 간 거야?

    선생님의 입에서 새 친구의 이름이 나오자 나도 모르게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남색 여고생들의 교복 사이로 타 학교의 교복들이 슬쩍 비쳤지만, 새 친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왠지 모르지만 오늘은 새 친구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아니, 가능하면 계속 보고 싶지 않았다.

    잠시만, 얘가 어디 갔지~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순간, 선생님의 머리에 가려져 있던 저 멀리..새 친구의 모습이 시야로 들어섰다.
    새 친구 또한 선생님을 찾는지, 혹은 망상일수도 있지만 나를 찾는지, 연신 주변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등을 돌려 사람들을 헤치고 선생님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체육관에 가벽을 세워 부스를 만든 탓에 미로 같은 길이 즐비했지만, 나는 오로지 멀어지겠다는 생각에 꽉꽉 눌러진 사람들의 틈을 파고들었다.
    뒤에서 선생님의 목소리와 함께 있던 짝궁의 목소리가 연이어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일었다.
    396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6-05-31 14:34:59 32 삭제
    내가 느낀 뭔지 모를 찝찝함과 불안감이 조금씩, 하지만 확실해져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쯤의 나에게 새 친구는 솔직히 새 친구도 아닐 뿐 더러, 그냥 교회 오빠였다.
    나의 관심과 배려가 딱히 필요치 않은 이미 적응이 완료된 교회 사람.

    나와 중학생 남자아이들이 왜 그랬는지는 모르나, 우리들은 새 친구의 압정 사건을 교회의 어느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새 친구는 교회 사람을 진짜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았다.
    (어려서 순수했겠지만, 우리의 침묵과 새 친구의 진심은 같은 선의라 믿었다.)
    하지만 내가 몇몇 여자 친구들과 언니들에게 슬쩍 물어본 결과, 어느 누구도 교회가 아닌 곳에서 새 친구를 본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이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

    교회 사람, 새 친구, 그 모든 것을 떠나서 이제는 그가 정말 싫었으니까.

    바로 그 다음 주부터 집과 공부를 핑계로 예배 시간을 바꾸고, 원래 가던 도서관 대신 다른 곳을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바뀐 예배시간에 와서 슬쩍 옆에 앉거나, 끝나고 데려다 주겠다 말했지만 나는 한사코 거절했다.
    그리고 그 당시 성경공부를 담당하셨던 선생님께 새로 옮긴 도서관까지 태워 달라 부탁했다.(도보나 버스를 타면 쫒아 올 수 있으니까.)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혼자 다니고 싶으니 절대 어디에 다니는지 말하지 말아 달라는 언질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나름 선방이라 생각하며 우쭐대던 나는 잠시 안일해졌던 것 같다.
    실지 그 후로 한동안 새 친구는 교회에서도 스치기만 할 뿐, 이렇다 할 대화도 나누지 않고 있었으니까.
    395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6-05-31 14:17:36 33 삭제
    나 또한 때때로 새 친구와 집에 돌아올 때면 끈질기게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호의가 괜히 무섭고, 부담스러울 때가 많았었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새 친구를 조심해야 한다는 망상 혹은 불안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공부방에 함께 다녔던 친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랜만에 공부방에 갔더니, 총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관리하시던 선생님께 물어보니, 어느 순간부터 연락 없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 과정에서 친구는 새 친구가 총무를 맡게 된 연유를 듣게 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새 친구가 공부방에 찾아왔고, 남자 반에서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거의 매일 나왔으며 나와선 청소도 돕고, 선생님께 간식과 음료수도 드리고.
    자기는 공부에 뜻이 있어 이런 곳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언질을 지속적으로 넣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무료 공부방이지만 남녀반이 정해져있는데, 너무 관리가 되지 않는 것 같다며..선생님 혼자서는 하기 힘드니 자신이 돕겠다 자청했고, 선생님의 허락이 떨어지자 바로 여자반 입구에 책상을 놓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와 친구가 공부방을 다니지 않은 그 시기쯤, 새 친구도 공부방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 당시는 핸드폰도 통용되지 않던 때라, 선생님은 새 친구와 그대로 연락이 끊어졌다며 매우 아쉬워했단다.
    그러면서 친구는 덧붙여 이야기를 끝맺었다.

    내가 왜 공부방 안 다니는 줄 알아?
    우리 마지막으로 공부방 갔던 날, 너 잠깐 없었을 때 그 오빠가 그랬어.
    자꾸 옆에 붙어서 방해하면 가만 안 둘 거라고.
    교회 친구라서 여기 오면 제일 친할 줄 알았는데 나 때문에 망했다고.
    처음에는 무슨 개소린가 했는데, 집에 갈 때 나 신발에 압정 있는 거 모르고 밟았잖아.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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