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 풍자를 할 때는 보면서 그 의도가 느껴집니다. 예전에 개콘에서 소는 누가 키워 하는 류의 개그가 그랬지요. 거기서는 이것보다 더 심한 말도 많았지만 진짜 아닌 모습을 과장해서 보여주는 게 느껴지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었지요. 그런데 이상준의 개그도 그렇게 볼 수 있을까요? 저는 의견이 나뉘는 시점에서 이미 선은 넘은 것 같습니다.
여자 개그맨들이 나와서 남자 방청객을 지목하며 너는 이렇게 못생겼고 그 옆에 너는 이래서 결혼하긴 글렀고... 그렇게 막말하면서 웃기는 개그 프로가 있다면 그것도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풍자라고 느껴졌을까요? 일부러 잘생긴 사람을 골라 말한다 해도 여자가 남자 외모를 평가하는 행동 자체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그리고 연예인들만 봐도 한결같이 웜톤색만, 쿨톤색만 쓰는 사람은 없잖아요. 다들 적당히 섞어 쓰고 또 그게 어울리고 하지 않나요. 이영애, 손예진, 김연아처럼 누가 봐도 쿨톤인 사람들이 정말 쿨톤 컬러만 쓰던가요. 거의 보라색에 가까운 두 개마저 웜톤 색조라는 말을 듣는 판에 여기서 모두가 인정할만한 쿨톤 컬러는 일상 생활에서 너무 튀어 보일 것 같네요.
쿨톤, 웜톤 이야기를 보면 항상 느끼는 게 웜톤은 넓은 범위를 인정하고 조금만 걸쳐도 쓸 수 있는 색이라고 하는 반면 쿨톤은 극단적일 정도로 확실한 게 아닌 이상 인정 못한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자기가 어떤 톤을 가졌든 다양한 색을 시도해보고 싶고 레드, 핑크, 코랄, 오렌지, 퍼플 등의 컬러군 별로 자기의 베스트 컬러를 찾고 싶은 마음은 마찬가지 아닐까요? 그런데 웜톤이 핫핑크, 퍼플, 마젠타 컬러군이지만 웜톤이 쓰기에도 어울리는 색이다, 너무 예쁘다고 하는 건 괜찮으면서 유독 쿨톤이 코랄, 오렌지 컬러군에서 찾은 쿨톤에게도 어울리는 색이라고 하는 건 받아들여지지 않는단 말이죠...
물론 자신의 베스트는 자기 퍼스널 컬러에 딱 맞는 어떤 색일 거예요. 하지만 최고의 한가지를 찾는 게 아니라 다양한 색을 쓰고 싶다면 그 다양한 컬러군 중에서 자기에게 맞는 걸 찾아서 써야겠죠. 조금이라도 비비드하면서 웜에 가까운 퍼플, 흰끼 있으면서 쿨에 가까운 코랄 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작성자 님이 어울리신다는 코랄, 다홍색을 여러 코랄을 시도해봤지만 이게 제일 좋았어, 로 해석하면 이해 못할 것도 없지 않나요.
돌아갈 곳이 없어서 도망도 못 가고 어차피 연락이 안 되니 처가에 신경쓸 필요 없고 명절에도 안 가도 되는 걸 장점처럼 써놓은 게 참 너무하네요. 마지막에 명절에 갈 처가가 없는 게 단점이라고 했지만 돌려 말했을 뿐이니...
탈북자를 주 고객으로 하는 결혼정보업체가 있다는 거야 문제될 게 없지만 아무리 현실의 인식이 그렇다고 해도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서 말했으면 좋겠네요. 저렇게 북한을 동남아 국제결혼이랑 비교해가면서 값이 싸면서 오갈 데 없는 걸로 광고하면 탈북자 쪽에서도 그런 광고를 보고 오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생각할 수는 없을 텐데 말입니다.
간통이 불법인 나라에서 사람을 속여서 불법 행위를 하게 만드는 게 처벌 대상이 안 되는 건 모순적이네요. 유부남인 걸 모르고 만나는 와중에 부인이 알고 간통죄로 고소하기라도 하면 정말로 유부남인 걸 몰랐다는 걸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게 되는데 금전적인 손해만 문제가 되고 이런 위험부담은 문제가 안 되나요? 정말 거짓말을 잘 해서 몇 년을 모르고 만났다면 한창 결혼을 준비해야 할 시기를 농락당해 잃어버릴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그런 얘기는 어느쪽 성이든 남자가 많이 한다는 말이 자꾸 나오는 게 자기 위치를 포함해서 하는 농담은 농담으로 들을 수 있어도 타인을 향한 얘기는 비하의 의미로 해석되기 쉬우니 더 조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흑인들이 자기들끼리는 nigger 라고 불러도 흑인 아닌 사람이 그럴 수는 없는 것처럼요.
여성 얘기는 하지 말라는 사람이 남성 얘기는 그냥 넘어가는 이유도 비슷합니다. 남자가 얘기하고 자기들끼리 웃고 있으니 저쪽 문화는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거죠. 거기에 대고 남자들끼리도 이런 농담 하지 말라고 한다면 남자는 상관 없다, 다들 웃어 넘기는데 괜히 예민하게 군다는 중론에 묻힐 뿐입니다. 상대의 성에 대해 본인들만큼 잘 알 수는 없으니 그 분위기에 어떻게 개입하기도 어렵고 발언권도 약할 수밖에 없지요.
여자의 성에 대한 언급이 관대하지 않은 건 여자들 사이에 중론이 그렇기 때문이고 남자의 성이 다른 수위로 언급되는 건 남자들 사이의 중론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왜 여성 희화화는 안 되면서 남성 희화화는 웃어넘기냐고 하시는데 두 가지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집단이 다릅니다. 관점이 다르다기 보다는 실제로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는 것이죠.
11111 야동 보면 성폭행 위험 높아진다면서 규제하는 건 여가부가 미쳤다고들 하던데... 그런데 노출이 성폭행 위험을 높이는 건 확실하니까 여자들이 조심해야 하나요? 본인 안전을 위해 옷 입는 걸 조심해야 한다는 것과 사회 안전을 위해 영상물을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 뭐가 다른가요? 그 두개가 합쳐진 차도르 같은 것도 있는데 그런 나라에는 성폭행이 없을까요?
중동이나 이슬람처럼 여자들이 외출도 못하고 싸매고 다니는 나라는 스포츠나 발레 사진도 외설적이라고 까맣게 칠해버리던데... 우리 나라는 시민 의식이 높아져서 옷도 마음대로 입고 영상물도 자유로웠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