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자료는 무조건 전문증거다,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법알못이지만 작성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문서의 작성 여부를 거짓으로 부인하는 경우에 대한 법적 대책이 없을 것 같지 않고, 청와대 문서관리 시스템 상에서 생성된 문건의 경우에는 자신이 부인하더라도 작성 사실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계속 일반화의 오류를 언급하시기에, 저는 지금까지 "바로 제가" 일반화를 시키고 있다고 주장하시는 줄 알았습니다만 그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주장에 동의하는가를 물으셨던 건가요? 이거 참, 이건 굳이 설명드리지 않아도 행간에서 충분히 인지하실 수 있다고 생각되어 언급하지 않았던 것인데, 당연히 저 또한 그것이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을 비난하는 사람들보다 “먼저”, 그리고 “더 많이” 비판받아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라고 한 것 부터가 그들 또한 비판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전제로 깔고 있지요.
조금 더 언급해볼까요? '다시 이 사건으로 돌아와서, 조금만 냉정하게 생각해본다면 일 저지른 사람들 때문에 성소수자 전체를 비난하는 것이 말도 되지 않는 것임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일관되게 주장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법적/폭력적 행위를 저지른 그들이 더 많이 비판받아야 한다는 그것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글쓴 분께서 그 점에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하시니 계속적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러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만?
'그들을 '먼저' '비중있게' 비판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됩니다. 철수랑 영희가 치고박고 싸운 일이 아닙니다. 순서가 어디있고 비중의 경중이 어디 있습니까. 철수가 범죄를 저지르니까 지구 반대편에 있는 영희가 "꺄악! 이것 봐봐 이래서 남자들은 다 범죄자야!" 하는 일이죠. 즉 완전 별개의 일입니다. 철수는 범죄 저지른걸로 까는거고, 영희는 남혐으로 까야 되는겁니다. 누가 먼저 까이며, 비중은 어디에 더 둬야 하나요? 그런건 없죠.' 라고 말씀하셨던 사실을 상기시켜 드립니다.
더하여 ''시발점을 제공했다'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한 동성애자 단체가 좋지 못한 행동을 했으므로 동성애자 모두를 나쁘다고 보며 혐오하는건 그냥 일반화의 오류를 바탕으로 한 착각이지 논증이 아닙니다'라고 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누가 더 잘못했는가'의 이슈를 일반화 이슈로 혼돈하신 듯한 느낌도 드는군요.
어쨌든 일정 부분 서로의 주장을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 논제는 종료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겠습니다. 1. 소수를 보고 전체를 비판하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2. 한 집단 내 소수가 잘못된 일을 했을 때 다른 구성원의 책임은 제한됩니다. 특히 이번 사건과 같은 성격의 집단에 있어서는 없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이동하면서 덧글을 적다 보니, 논리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점 사과드리며, 이제 집에 왔으니 순서대로 최대한 설명드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접으셔도 무방하므로 편하게 읽어 주십시오.
1) 저는 단 한번도 “한 동성애자 단체가 좋지 못한 행동을 했으므로 동성애자 모두를 나쁘다고 보며 혐오하는 것이 타당하다” 라고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처음 덧글에 제가 뭐라고 썼지요? “따라서 이번 사건의 경우 일부 성소수자들의 폭력적 행위를 비판하는 것이지, 그 사람들이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비판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힙니다”. 이 부분은 인지하고 계시지요? 따라서 위에 쓰신 내용 전제 자체가 제 의견하고는 거리가 꽤 됩니다그려. 말씀하신 형태로 일반화 한 적이 없는데요.
시발점을 제공했다, 라는 언급에 대해 제가 말씀드리고 했던 것은, 적어도 이 사건에 한정해서는, 저 집단이 이번과 같은 위법적, 폭력적 수단을 동원함에 있어서 그 후속 영향이 어떠할 것 - 성소수자에 대한 불필요한 집단적 혐오 발생 동기 제공 - 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확신되는 상황 하에서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사고를 친 것이기 때문에, 그들을 비난하는 사람들보다 “먼저”, 그리고 “더 많이” 비판받아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어떤 사건에 대한 가치적 판단은 단순한 잘잘못 이전에 그 사건이 제기된 시간적, 사회적 배경을 반드시 감안하여야 하는 것이며, 이번 사건은 어제 TV토론에서부터 시작된 사건이니만큼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은 후속 영향을 그들이 미처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애초에 그럴리가 없다는 점 또한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2) 정확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표명해야 할 강제적 의무 없습니다. 법률적 책임 또한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바란다”고 말씀드렸으며, 이것은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소망일 뿐입니다. 그런 소망을 제시하는 것 조차 너무 주제넘은 것이 아니냐 하신다면 그것은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럼 왜 그런 소망을 제가 품고 있는가? 그 방법이 성소수자 사회 집단과 그에 대응(대척이라고 해야 할지, 반대라고 해야 할지 용어 선택이 어렵습니다만)하는 집단 간의 갈등이 가장 빠르게 해소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잠깐 말을 돌려서, 카우치 사건의 인디밴드들, 비판 의견 제시하지 않았어도 의무나 책임을 물을 사람 없었습니다. 자발적으로 한 것이지요. 왜 그랬을까요? 이 사건에 대입해서 바라볼 수는 없는 것일까요?
다시 이 사건으로 돌아와서, 조금만 냉정하게 생각해본다면 일 저지른 사람들 때문에 성소수자 전체를 비난하는 것이 말도 되지 않는 것임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람이란 동물은 이성적 판단 만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존재이지요. 이걸 무시하고 냉철한 판단에 입각한 행동만을 요구한다면 현실과의 괴리가 너무 커집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성소수자 분들께서 그들과 반대되는 입장을 밝혀 주시는 수고를 감수해 주신다면 갈등의 진화가 더욱 빠르게 될 수 있겠다고 저는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다른 집단이 아니라 꼭 성소수자 집단에서 그들을 비판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방법론 측면에서 효과적인가? 라는 물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간단합니다. 다른 집단에서 그들의 위법적 행위를 비판하면 그들은 오로지 성소수자라는 입장 때문에 자신들이 박해받는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정체성을 가진 집단에서 “위법”사실을 비판한다면 그런 인식을 가질래야 가질수가 없겠지요.
물론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은 어디까지나 성소수자 이해 당사자가 아닌 제 3자의 의견이므로 좀 더 깊은 근본적 고찰이 부족한 점은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보다 더 나은 갈등 해소방안을 제시해주신다면 경청하여 지침으로 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신 질문과 추가 덧글에 대해서는 방향 자체가 다르다고 보기 때문에 거론하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즐거운 저녁 되시기 바랍니다.
1) 후속 사태를 충분히 인지하였음에도 강행한 것과 시발점을 제공한 것에서 비중 차이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이 논제는 접기로 하죠. 평행선일테니까요. 2) 다른 성소수자 분들이 그들을 옹호하라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이 점은 확실히 하고요, 카우치 사건을 예로 드셨는데 그 사건에서도 다른 인디밴드들의 비판이 확실히 제시된 점이 인디밴드에 대한 인식을 그나마 보존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인디밴드들이 무슨 죄가 있거나 책임이 있어서 입장표명을 한 것이 아니지요. 제가 "아직까지는"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앞으로 다른 성소수자 분들의 비판 의견 제시를 저는 바라고 있습니다. 이것이 전혀 불필요하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이 또한 평행선일테니 접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