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으로 대댓글 쓰는 법을 몰라 필수의료유지에 대한 글쓴이님의 댓글에 코멘트 남기겠습니다 반박글은 아니며 말그대로 추가코멘트입니다 ## 위에서 현직 전공의로 댓글 남긴 사람이며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전협에서 정한 필수의료부문은 중환자실, 응급실, 분만실, 수술실 등이 있으며(한두개더있을순있어요 술먹어서 기억이 잘안납니다) 저희 병원에서는 내과중환자실, 신생아중환자실, 응급실, 분만실, 수술실 등 합쳐서 일과시간 기준으로 7,8명정도 남습니다 교수님들로는 도저히 커버할수없는 물리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배정한 인원이며 같은 이유로 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에서도 필수의료영역으로 지정된 과가 아님에도 일부가 남았습니다
서울의 많은 병원들이 단한명도 예외없이 파업에 동참한것은, 뇌피셜이지만 전임의(펠로우) 선생님들이 많아서 커버가 용이하기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서울이 아니라서ㅠ 펠로우가 적은 저희 병원은 상대적으로 많이 남았습니다 파업(혹은 진료거부) 자체로 인한 진료차질이 없다고는 못하겠습니다만, 적어도 필수적인 부문에서만큼은 내부적 논의를 통하여 유지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수술갯수는 줄어들었으되 응급수술은 당연히 진행하며, 정규수술(제대로 일정잡고 하는게 정규수술입니다, 급하게 하는건 응급수술)은 꼭 해야하는것 위주로만 진행중입니다
구구절절 구차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파업 자체는 불법일수 있으나 필수유지업무는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전공의가 아예 빠진다면, 커버가능한 인력이 위쪽에 있는경우이고, 커버가 불가능하다면, 전공의도 최소인력은 남습니다
의사명함을 단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파업 진행얘기를 처음 들었을때 욕 많이 먹겠구나 라는 생각은 했고 감수할 수 있습니다. 의사라는 직종의 특성과 한국의 정서를 감안하면 누구나 예상할수있겠지요..지금 혼자서 술먹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다만 이새끼들이 왜 온갖 비난에, 이시국에 파업을 강행하고 있는지 유튜브나 기타 매체에 검색한번만 해주십시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로나 시국에 먼저 의료계가 반대해오던 정책 추진한다고 발표한게 정부입니다 정책의 효용성을 떠나서, 아무협의없이 공공의대 부지 사놓고 보상까지 마친 상태에서, 대화를 하자고 하니 '4000명 증원은 확정된 사안' 이라며 선을 그은게 정부입니다 그러면 대화하기 힘들다고 하자 '대화하자고 하였으나 의료계가 거부' 라고 언플하던게 정부입니다
결국 의료계 대부분의 문제들은 의료보험수가로 귀결되며 이를 정상화하지 않은채 다른 정책은 시간낭비 돈낭비일뿐입니다.
많은 분들이 말합니다 의사수 늘어나면 밥그릇 빼앗길까봐 그러는거냐?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중증외상분야로 간단하게 말씀드릴게요 중환자 한명을 치료하기 위해선 의사, 간호사 등 수명의 인력과 여러 기계, 기구들이 필요합니다. 익히 아시는 바와 같이 치료할수록 적자입니다. 환자에게 본인부담금을 받고 나라에서 돈을 받아 합쳐도 원가보전이 안됩니다. 이 문제가 알려진지 몇 년이 지나도 개선은 없습니다. 나라에서는 중증외상환자를 살리기 싫어하는걸까요? 그건 아니겠죠 다만 중증외상환자 치료에 관련된 의료행위의 수가를 올려주면 정치인들 표에 도움이 될까요? 안되겠죠 중증외상환자 수는 많지 않고, 치료로 살아났다한들 의료진에게 감사하겠죠. 그럼 피해자때문에 표를 잃게될까요? 중증외상의 피해자는 곧 사망자입니다 사망자는 투표권이없죠. 이득은 없고 괜히 건보료 올린다고 손해만 볼 정책을 시행할 정치인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수를 얼마나 늘리든, 외상외과를 전공한다는 사람은 나오지 않습니다
자 정신나간 정치인 하나가 어떻게든 중증외상환자에 관련된 의료행위들의 수가를 몽땅 올려서 치료할수록 큰 이득이 나게만들고 건보료도 어떻게든 올렸다고 칩시다 병원장들은 돈을 벌고싶어합니다 돈이된다고 판단되니 일부 병원장들은 관련 인력을 모집하고 관련시설을 만듭니다 인턴들과 분과를 정해야할때가 된 외과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외상외과가 괜찮다는데?, 야 그거 전문의 별로없어서 지금 시작하면 개꿀이야 수가 ㅈㄴ올랐대, 요새 중증외상환자 서로 받으려고 하잖아, 00병원은 월급 얼마래 등등 의 말이 조금씩 퍼지고 소수는 정말로 외상외과를 선택하게 될겁니다 아무도 없는 지금과는 다르죠
위의 예는 극단적이지만, 그만큼 핵심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필수과, 기피과의 수가가 조정되지 않으면, 밥그릇이 깨집니다. 구체적으로는 돈이 되지 않는과는 설자리가 없어지고 병원에서 천대받으면서 점점 사라진다는 말입니다 예시를 중증외상으로 들었지만, 흉부외과, 일반외과도 사정은 비슷하며 최근에는 내과, 소아과의 지원자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밥그릇이 깨지기 직전인 과들이 있는데,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금이 간 밥그릇을 나눠주는게 공공의대와 인원확충입니다 그딴 아무도 먹고싶어하지않는 밥그릇으로도 싸웁니까? 지역근무인원들이 지역근무끝나고 죄다 피부미용으로 달려들면(다들 돈안되는과라면 병원에도 자리가없을테니) 그때는 피부미용계의 밥그릇싸움이라고 표현할수는 있겠습니다 만 애초에 그쪽은 비급여진료고 이번 논쟁과는 무관하죠
우리는 공공의대 논의 전에 수가부터 조정을 해달라는 겁니다. 적어도 현시대의 의사는 사명감만으로 일하지않습니다 병원에서는 돈이 되는 과를 신설하고 확충하려고하고, 의사 개개인도 여러 조건을 따져 근무할곳을 지원합니다. 더 많은 돈을 벌려는 욕구도 조건중에 하나구요 너이색기 본색이 드러났구나 결국 돈벌고싶다는거아냐? 라고 생각하실겁니다. 그게 아닙니다. 절대로 어떤방식으로든 돈을 잘버는 개원의에 대해 말하는것도 아니며, 큰병원에서 그냥저냥 흑자보는 보통 과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수가에 묶여 정당한 보상을 벌어들이지 못하는 과에 대해서 말하고 있으며 이런 과들은, 설령 필수과라고 할지라도 병원에서 눈치밥을 먹고 규모가 축소될겁니다. 자리가 없어지면 지원자가 줄어들고 장기적으로 사람이 적어지니 자리가 더욱 줄어들죠 수가를 높여 적절한 보상을 함으로써 '필수과' 에 지원자를 유도하고 병원들에 자리를 만드는것이, 똑같은 세금을 쓴다고 해도 공공의대로 십몇년을 기다리는것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일거라고 확신합니다
너무 복합적으로 얽힌 내용이라 두서없이 설명했습니다 결국 밥그릇 싸움이다 라는 말이 너무 많이 보여서 정말 간단하게만 얘기했습니다 절대로 밥그릇을 누가 더먹네 라는 싸움이 아니며 밥그릇이 깨지기 전에 지켜야 하는 싸움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학병원 교수들에게 혜택이라기보단 수가를 맞춰야 기피과가 살아나야 지원자가 늡니다. 전공의가 늘면 고질적인 기피과 인력부족도 해결되구요.또한 이제 더이상 적자나는과가 아니라 돈이 되는 과라는 인식이 박히면 종합병원이상급에서 과를 개설하거나 티오를 늘려 갈데가 많아져 충원된 인력이 갈 자리도 많아지구요 당연히 환자들 입장에서도 선택의 여지가 넓어지겠죠. 단순히 교수들에게만 가는 혜택이 아닙니다 오히려 교수들은 월급쟁이일 뿐이에요. 물론 눈치밥 덜먹는거나 사람많아져 일좀편해진다는 점 정도는 혜택이라고 볼수있겠지만요
수술뿐 아니라 수가가 낮아 원가가 안나오는 의료행위 전반적으로 수가조정이 필요하며 이것이 특정과 선호, 그로 인한 몇몇 중요한 과들의 기피현상을 해결하는 원론적인 방법이라는게 의사들 입장입니다. 정부가 제시한 의사수 늘리기로는 해결이 안되요 의사늘린다고 기피과가나요? 전부 돈되는과로 몰리고 티오없으면 일반의로 시장에 나와서 점빼고 있겠죠 수 늘린다고 지방에 의사많아질까요? 의무근무10년이면 펠로우포함 수련기간 빼면 2,3년 남짓인데 그거 어거지로 마치고 결국 도시로 떠나겠죠..의사는 늘었지만 자리는 그대로니 도시에서도 전공살리기빡세고 결국 피부미용, 탈모, 비만클리닉 등 대부분 전공과 무관한 돈버는과로 빠집니다 의사도 사람이고 요즘 세상에 결국 문제는 돈이에요
지방에 의사들 돈많이줘도 안가는건 결국 돈대비 도시선호도가 높기때문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지방에 가는 디메리트에비해 월급이라는 메리트가 적은거죠 디메리트를 낮추던가 메리트를 강화하는 수밖에없어요 다들 아시잖아요 일반직장인들도 지방근무, 지방에서만 순환근무하는 보직은 싫어하는것과같습니다.
초대를한게아닙니다 파티를 열었다는건 파티가끝난후공개된것이며 미래인들이라면, 이런 파티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고있을 것이기때문에 누군가 올것이다 라는 개념으로 연 파티죠 주최자가 이름없는 범부가 아닌 스티븐호킹이니 이 파티의 존재를 아는 미래 시간여행자가 있다면 올것인데, 오지않았으니 적어도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불가하다는 강력한 증거인 셈이다 라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