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하게 잘 사는 보통 사람입니다. 힘만 남들보다 좀 약해요. 정수기물통갈려고 낑낑대고있으면 덩치도 큰데 약한척하는거아니냐 소리 듣지만 정말 그게 제 힘 전부에요. 아무리 시도해도 되지가 않았습니다. 노력많이했어요. 일하면서 무거운거있으면 솔선해서 들수있는 최대로 들어 옮기고 청소고 쓰레기통관리고 더러운거 싫은거없이 다 나서는데, 물통 혼자드는건 못해서 늘 같이 올렸습니다. 그게 중증환자에 병신 인증소리까지 들어야하는지 일인지는 몰랐네요. 병원에서 문제있단얘기들어본적없고 주변에 저보다 약한 사람도많아요. 왜 민감하신지는 알겠는데 굉장히 사람을 가슴을 쑤시는 방식으로 말하시네요. 댓글보다 너무 속상해져서 물통하나 혼자 못드는 병신인증하고 갑니다.
ㅎㅎ 진짜 집에 배우자가 아니라 노예를 들였을때나 볼 수 있을법한 마음가짐이네요. 시가 얘기는 차치하고서라도 애를 두고 119를 불러서 화가나요? 도우미아주머니가 애보다가 경기일으켜서 119불렀대도 아파서그랬다는 아줌마한테 화 못낼텐데, 자기 와이프가 그랬다고 화가나요? 진짜 공감능력이 소름끼쳐요.
글 보면서 우리 엄마 생각나서, 계속 펑펑 울며 스크롤 내렸어요. 우리엄마는 친구같은 엄마인데, 엄마가 필요할땐 늘 권위를 세웠어요.
내집에서 나가라고 내복이나 속옷만입힌채 쫒아내서, 난 이제 어딜 가야하나하고 아파트단지를 배회하거나 계단에 숨어있으면, 엄마는 십몇분이흐른후에야 나와서 절 찾아다녔어요. 그리고나서는 꼭 내게 어디 어린게 가출을하냐고 화를 냈어요. 나는 가출한게아니라 쫒겨난거고, 집도 우리집이아니라 엄마집이라니 갈곳이 없었을뿐인데.. 저는 첫째였는데 엄만 늘 저랑 동생을 차별했어요. 연대책임이라며 동생잘못에 같이벌선적도 있었어요. 8살의 나한테는 한없이 엄한 엄마가, 8살의 동생한테는 그저 다정했고, 16살의 나를 다 큰 게 이정도도못하냐며 화내던 엄마는 19살인 동생이 부모님께 욕을하고 주먹을 쥐어도, 아직 어린앤데 엇나가면 어쩌냐고 말을 부드럽게하죠. 1등급을 못받거나 시험성적이 떨어질때마다 맞고 혼나던 저와 달리, 동생은 늘 8등급만받아와도 그저 아픈손가락이에요. 전문대만 가면 소원이없겠대요. 중학교때 왕따당한 나를 혼내며 네가 성격이 그따위니 왕따를당하지 하던 엄마는, 중학교때왕따당했던 동생이 예민해한다며 동생이 요즘 친구들과 어떻게지내냐 묻기만해도 화를내요. 차별당한거 풀자면 끝도없지만, 대체 왜 나한테만 이러냐고 물어보면 '넌 애가 왜 그렇게 이기적이고 생각이 어리니. 내가 너한테 좀 엄했던거같긴해. 그런데 동생은 아직 어리잖아.'라고하고, 동생나이때의 나한텐 그렇게 다정하지 않았다고 말하면 '그럼 너한테 나빴으니까 동생도괴롭혀? 넌 애가 왜 그렇게 이기적이니.'라고 말해요. 그럼 지금은 왜 나한테만 더 차가운데, 왜 아직도 내가잘못안한일에 나를 혼내고 동생편을들어? 라고 물어보면, '동생은 어리잖아. 애가 예민할때야.'라고해요.. 엄마는 차별하지않는대요. 네 생각이 어릴뿐이라고. 철 좀 들라고.
엄마입장에서 동생은 늘어리고, 저는 적어도 10살부터는 다 큰애였어요. 엄마입장에선 차별안했는지몰라도, 저는 22살이되었는데도, 아직도 차별이란 글자만봐도 속이 시큰하고, 우리엄마가 어린 나를 대했던걸 연상시키는 무언가만 보면 눈물이 쏟아져요.
친구같은 엄마 너무 좋죠. 사랑하고, 엄마도 처음 엄마였을텐데 나 힘들게 길러줘서 너무 고마워요. 그런데 자라는 과정에서 겪은 이런일들이, 저를 온전히 성인으로 만들지못하고, 이렇게 상처를 마주할때마다 속옷만입고 쫒겨나던 9살, 차별당하는게 너무 슬퍼서 발신자번호바꾸는 기능이있던 옛날 폰으로 발신자를 엄마로 바꾼 다음에, '엄마는 너도 사랑한단다'라고 나 스스로한테 문자보내던 11살, 왕따당해도 싸다던 15살,잘못없이 꼴보기싫다며 꺼지라던소리를 들은 17살로 돌려놔요. 차별은 절대없다고만하는 우리어머니에게 제발 나도 동생만큼 사랑해달라고, 새벽내내 보지도 않는 문자를 보내던 수없이 많은 순간들로 돌려놔요.
글쓴님, 아이가 차별받는다고 말하면 한번만이라도 진심으로 아이의 입장을 생각해주세요.. 저희집과는 상황이다를수도있지마는, 엄마는 차별하면서 차별인줄 모를때도있어요.. 내쫒지도 말아주세요. 돌아올곳이 없다고 성인이되서도 생각할수있어요. 쫒겨나지않은지 십년은되었지만 저는 아직도 집이 나를 언제든 쫒아낼수있다고 생각하고 빨리 집을 떠날 생각만 하고있어요. 가정이 저한테는 정말 불완전한 공간이에요.
이제는 엄마를 이해하고 사랑하지만, 저는 친구한테 가족들을 용서하게될까봐 무섭다고 말했을정도로, 자라는 내내 아픈게 너무 많았어요. 아직도 몸과 일부만 성인이고 상처받은곳은 자라지 못해서 어린채로, 괜찮은척 살고 있습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무섭도록많은 영향을줘요.
글쓴님 글 보자마자, 이거 우리엄마가 예전에 쓴 글 아닌가 싶을정도로 엄마가 떠올랐어요. 아닐수도있지만, 글쓴님이 우리엄마같은 스타일의 '친구같은 엄마'가 아니었으면좋겠어요. 내 눈높이에서 말해주는 엄마가 아니라, 내 또래가되서 나와 싸우고 힘으로던 권위로던 꼭 이기고야마는, 그런 친구같은 엄마는 자식을 저같이 결핍된 사람으로 만들거든요.... 그냥 아이입장에 너무 이입되서 글썼습니다..불편하셨다면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