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해서 집 밥을 먹고 간단하게 집 앞에 손잡고 마실을 다니고 재미있는 영화가 나오면 가끔 보러 가고 같이 드라마 같은 것도 보고 김장 같은 것도 같이 하고 같이 장 보러 가고.... 저희는 딱 그렇게 살고 있어요. 결혼 22년 차 입니다.
특히 저 중에 손잡고 마실 가는 일을 예전 부터 종종 했어요. 지금은 집 뒤에 산책로가 있는 숲이 있어서 그냥 자연스러운 일과가 되었네요. 오래전에 산책하며, 돈 많이 벌어서 BMW 사자. 지금은 많이 못 벌어서 미안하다. 이런 얘기를 나누었어요. 집도 사고 차도 산 후에는 일 년에 두 번은 꼭 해외로 여행 가자. 나 사회생활 하는데 도움 될지도 모르니까 너도 골프 좀 배우자면서 산책 내내 자세 가르쳤구요. 사업 망해서 신불자 되서 차고 뭐고 재산 다 날리고, 원룸으로 이사 했을 때도 동네 한 바퀴 산책은 꼭 다녔어요. 그때는 나는 죄인이니까 더 좋은 놈 나타나면 늙기 전에 얼른 가라 했다가 길에서 맞은 적도 있구요.... 산책 내내 아무 말 없이 둘 이 눈물만 흘린 적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아내와 함께 사업을 시작한 지 9년째 인데, 여전히 빚에 허덕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서로 사랑하는 마음은 더 깊어가는 것 같아요. 올해 경기가 너무 안 좋아서 큰 맘먹고 리스 했던 법인 차량도 내일 처분합니다. 오늘 하루 종일 아내는 세상에서 제일 싼 차를 고른다며 중고차 사이트를 뒤지더니 저한테 하나하나 톡으로 보여주는데, 대부분의 차가 연식 20년 지난 외제차에요. 왜 자꾸 이런 걸 고르냐고 했더니 남편 기 살리겠다고 외제차로 하라네요. 굴러만 다녀도 감지 덕지인 상황이긴 하지만...그건 좀..;;ㅋㅋㅋ
저희 부부는 아이 둘을 키우면서도 사고가 많아서 참 힘들었고, 둘 다 바닥부터 시작한 경우라 별별 일을 다 겪은 것 같아요. 돈도 많이 벌어봤고, 어느 집보다 가난하게 산 적도 있었지만, 언제나 곁에 있어준 사람은 아내 뿐이었어요. 이 사람도 처음에는 이렇게 우여곡절 많은 삶을 저와 살게 될 줄 꿈에도 몰랐을 테고, 혹여 알았더라면 결혼을 아예 안 했을 수도 있었겠다 싶어요. 산책하며 이런 얘기를 했더니, 그래도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든 끝까지 같이 살게 되있어. 라고 하더군요. 전에는 그리도 나를 원망하고 의심도 많이 하던 성격이었는데 지금은 남편의 실패도 자신의 실패로 여기고 있어요. 그럴수록 저는 자신이 더 싫어지고 힘들기도 하지만, 이 사람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속으로 많이 고마워해요.
결혼이 뭐냐는 질문에 딱히 떠오르는 답은 없지만, 이 사람과 결혼하지 않았다면 이런 행복을 얻게 될 일은 없었을 거라고 확신은 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사람은 절대 결혼 전에, 그리고 신혼 때, 또는 아이 막 기를 때는 좀 처럼 나타나지 않다가 어느 순간 부터는 바로 곁에 항상 붙어 있더라구요. 그냥 신기해요. 결혼은.
부부간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그 "사소한 것" 이에요. 사소한 일일 수록 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맞추려 노력 해야 해요. 부부가 서로 맞춰 나간다는 말의 뜻이 그런거에요. 무슨 근본적인 큰 문제를 가지고 맞추는 게 아니더라구요. 애초에 사람은 쉽게 변할 수 없는 것이고 어떤 점은 변하기가 불가능해요. 사실 두 사람 다 알고 있구요. 그래서 더욱 사소한 일을 맞추려는 노력들이 상대방에게 쌓여갈수록 상대방도 이신전심으로 사소한 부분을 맞추게 되요. 그 다음은 시간이 많은 것을 해결해 줍니다. 어느 순간이 오면 내가 예전에는 이랬는데 지금은 참 많이 변했네 라는 깨달음이 와요. 그것도 서로 거의 동시에... 그럼 성공이에요.
말 그대로 사소하니까 자존심도 필요 없어요. 남녀 구분도 필요 없고, 타고난 근성도 내세울 필요 없어요. 고작 사소한 일이잖아요. 실패해도 고작 사소한 실패니까 계속 다시 도전할 수 있어요. 고작 사소한 일에 목숨 걸고 집안까지 걸어서 지우지 못할 상처를 입는 것 보다, 사소하게 맞추려는 노력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훨씬 훌륭해요.
작성자님! 영화 보고 이 글 쓸 시간에 얼른 집에 돌아가서 아내 분 곁에 있어주세요! 가뜩이나 홀몸이 아닌 것 같은데 정서적으로 많이 힘든 때잖아요. 남편이 큰 돈 벌지 못해서 현실적으로 힘들어 눈물 흘리는 데 본인이 뭐 그리 화가 나나요? 돈 좀 못 벌면 어때요? 사랑으로 채우고 몸으로 때워요. 원망하면 다 들어주고 끝까지 인내하며 아내와 아기 모두 책임진다는 믿음을 주세요. 영화나 글을 보고 얻는 깨달음은 그저 기분 전환 일 뿐이에요. 진짜 깨달음은 실제 아내를 대하며 자기 자신의 행동을 통해 얻는 겁니다. 얼른 들어가셔서 멋지고 든든한 남편이 되어주세요! 자학하는 모습은 절대 보이지 마시구요!
TISSOT // 저 글의 남편 분이 100% 잘못 한 거 맞는데 이게 무슨 성대결 구도가 되나요? 신혼에 임신중이고, 더우기 남편 분이 변함없이 애정 표현 하면서도 뒤로는 저런 짓을 하고 있다는데, 이런 얘기를 지인이나 가족한테 쉽게 꺼낼 수 있겠어요? 메갈 페미는 박살내야 할 적페 맞지만 방문 횟수까지 거론하며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쓰는 사이에 또 몇 분이 말씀 주셨네요; 좀 더 간단히 말씀 드리자면, “대마가 악명 높은 마약에 비해 덜 해로운 건 사실이지만 체질에 따라 하지 않는 것이 좋은 사례가 분명히 있으며, 그 정도를 술 담배가 기호로써 맞지 않는 정도로 쉽게 여기며 치부하지 않길 바란다.” 는 얘기입니다.
자유로운Soul // 대마를 하면 심각한 후유증이 "평생" 간다고 하지는 않았는데요 ^^; (몇 번 다시 봤네요;) 하지만 후유증은 사람 체질에 따라 확실히 있습니다. 제일 심한 것이 대마를 흡입하며 겪는 기억상실인데, 대마를 접한 이후로 기억감퇴를 평상시에도 느낀다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대마 흡입시의 펀치력이 특히 흡연 경험 없는 여자분들 경우 더 강하게 오는 거 같고, 당사자들도 그로인한 후유증이 있다는 소리를 실제 꽤 들었습니다. (남자들 중에도 있구요.) 술 담배로 인해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은 없지만요.
제가 댓글을 쓴 이유는 대마를 경험하지 못 한 분들이 보기에, 대마가 무슨 아무런 해도 없고 오히려 술 담배보다 훨씬 덜 해로우며 정신적으로는 유익할 수도 있는 건데 편파적으로 매도 당하는 것. 이라고 쉽게 판단할 수 있겠다 싶어 우려스럽기 때문입니다. 술 담배와 대마와 마약 간의 해악적인 간극을, 근거를 들어 설명하자면 누구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담이 주를 이룰 수 밖에 없겠죠. 잘 받는 사람과 안 받는 사람 정도로 나뉘어서요.
선풍기 괴담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살짝 무책임 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는 대마를 사람에 따라 꼭 주의해야하는 것으로 여깁니다. 제 주변 지인들의 사례가 근거로서 얼마나 가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100명이 대마를 해서 90명이 문제없었다 해도 10명이 이거 나한테는 문제가 있어 라고 주장한다면 그런 사례도 있다는 것을, 아직 대마를 모르는 분들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참고로 저는 꽤 오랜기간 대마를 접해봤지만 딱히 후유증은 없습니다. 체질 따위 가뿐히 무시해버리는 합성도 여러 가지 해봤지만 업 되는 건 하나도 없던 타입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대마 안 받는 사람들을 많이 보다보니 그런 시점에 대한 말이 하나도 없다는 게 마음에 걸렸어요. 물론 선택은 본인의 자유입니다.
어찌 보면 댓글 달아주신 두 분의 말씀처럼 제가 너무 심각하게 여기는 걸지도 모릅니다. ^^ 어차피 국내에서 합법화 될 가능성도 거의 없는데 말이죠. 조금 덧붙이자면 술 담배와 대마를 비교할 때 가장 다른 점이, 시간에 대한 감각이 달라지는 것과 급격한 두통, 복통 같은 신체적인 통증인데요. 술 담배를 할 때 흔하게 보는 증상들은 아니죠. 대마는 몇 번의 흡입만으로도 사람에 따라 단기 기억상실이나 구토 같은 증세가 거의 즉각적으로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런 증세가 후유증으로 남아 대마를 하지 않을 때도 가끔 나타나기도 해요. 파이프나 종이에 말아 피우는 방식으로 흡입 할 때는 담배보다 더 깊이 빨아들여 숨을 참는 방식으로 피우니까 발암 물질도 사실 더 많이 들어오죠. 더우기 필터도 없으니까요. 술, 담배, 대마 모두 몸에 해로우니까 안하는 게 좋습니다만, 대마는 한번 경험해보는 것도 좀 더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만큼 체질에 따라 위험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런 점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아서요.